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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外化, 도 Entaußerung, 영 externalization])

헤겔의 용어. 독일관념론에서는 어떤 존재가 자기 안에 있는 것 또는 자기의 본질을 자기 밖으로 외화하여(entäußern) 자기에게 낯선 것. 자기에 대립되는 것으로 정립하는 것을 뜻한다. 헤겔에 앞서 피히테는 '객체의 정립이 곧 주체의 외화'이며 '객체는 외화된 이념'이라고 말하였으며, 청년기의 셸링은 헤겔이 외화라고 부르는 것을 제약(制約ㆍBedingung)이라고 불렀다. "제약은 어떤 것을 사물로 만드는 행위를 뜻하고 '제약된(bedingt)'의 의미는 사물로 만들어지는 것, 또 어떤 것도 자기 자신에 의해서는 사물로 정립될 수 없다는 것, 달리 표현하면 무제약적(unbeding)사물이란 하나의 모순이라는 것을 밝혀 준다(셸링). 외화를 소외와 동일한 의미로 사용했던 헤겔은 이념(즉 정신)의 자기실현 과정, 또는 자기 전개 과정에서 외화는 그 외화의 회복(지양)을 통한 이념, 즉 정신으로의 복귀(復歸)를 위한 긍정적 계기가 된다. 이념, 즉 정신은 자연과 역사라는 타재(Andersein)로 외화하고 그 유한자적 활동을 통해 자신의 악무한적(무규정적ㆍ무제약적) 성격을 극복한다. 외화되지 않은 즉자적 상태의 이념과 정신은 자기 자신을 실현하기 위해서 외화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헤겔의 의미에서 외화 상태가 지양된 '풍부하고도 구체화된' 즉자대자적인 단계의 정신이란 근본적으로 관념적일 수밖에 없다. 즉 이념의 진행은 관념으로 귀환일 뿐이고, 이념의 전진은 관념으로 후퇴일 뿐이고 이념의 대립은 관념의 통일일 뿐이다. 헤겔『정신현상학』을 철학적 중심개념으로서 '외화'를 규명하고 있는 루카치는 헤겔의 외화 개념을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차원으로 구분하면서, 헤겔은 이 세 차원을 혼동한다고 비판한다. 1) "모든 노동, 인간의 경제적ㆍ사회적 활동과 결합된 복합적인 주체 객체의 관계, 이 관계 속에서 인간이 인간 자신의 역사를 창조한다." 사회화된 인간적 개체의 상호 작용과 모순으로 가득 찬 역사 속에서 헤겔은 주체성과 객체성의 관계를 변증법적으로 파악하고 필연성과 자유를 일치시킴으로써 인간적 실천의 주체적 역할을 부각시킨다. 2) "자본주의에 특유한 형태의 외화, 즉 마르크스가 후에 물신성(物神性ㆍFetischarakter)이라고 부르는 바로 그것이다." 독일 고전철학자 중에서 유일하게 헤겔만이 자본주의 사회의 물신화에 대해 뚜렷한 예감을 지니고 있었지만 계급 대립의 이론적ㆍ경제적 기초를 빈부라는 단순한 사회적 사실로밖에는 인식할 수 없었다. 즉 헤겔은 고전과 경제학의 가치론의 문제점과 모순을 간파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자본주의 사회에 고유한 물신성의 차원을 첫 번째 차원과 혼동하여 융합시킨다. 3) "외화개념의 광범위한 철학적 일반화가 존재한다. 이 때 '외화'는 물성(物性)이나 대상성(對象性ㆍGegenständlichkeit)과 동일한 뜻을 가진다. 그것은 대상성의 성립사, 즉 외화를 거쳐 자기 자신으로 복귀하는 주객일치(das identische Subjekt-Objekt)의 도정에서 나타나는 변증법적 계기로서 대상설이 서술되는 형식이다. "하지만 이 같은 대상성은 관념적으로만 회복된다는 것이 헤겔『정신현상학』의 내용이고, 절대자의 주객일치라는 것이 비록 객관적 현실과 사유의 변증법적 과정 속에서 파악된다고 할지라도 결국에는 관념적 형태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헤겔 체제는 방법과 내용면에서 보면 관념론적으로 머리로 서있는 유물론을 표현하고 있을 따름이다."그러나 '외화와 대상성의 기만적 통일' 속에서도 헤겔은 외화 방식에 있어서 자연과 역사 사이에 질적 구분을 내림으로써, 객관적 관념론의 영역에서 그와 인접해 있던 괴테나 셸링이 자연에 몰두했던 것과는 달리 자연철학의 낭만적, 신비적 과장(예컨대 자연은 영원하다는 것에서 보이는 형식적 신비화)을 극복하고 인간 역사의 독특한 면을 부각시키고 있다. 물론 헤겔에게는 자연 자체의 생성과 발전의 역사를 올바르게 파악하지 못한 한계도 있지만 인간 역사의 고유성을 철학적으로 파악했다는 의의를 지닌다. 한편 마르크스는 헤겔이 현실적 인간의 본질을 자기의식으로 규정하여 양자를 기만적으로 동일시했다고 비판하면서, 노동의 일반적 본질 속의 대상화와 자본주의적 노동에서 나타나는 주체와 객체의 소외(Entfre mdung) 사이에 명확한 경계선을 긋고 있다. 즉 헤겔이 주장하는 "인간적 본질의 소외는 오직 자기의식의 소외일 뿐이다." 실제로 자기의식의 소외는 인간의 대상적 본질인 노동의 소외가 지(知)와 사유 속에 반영된 표현(Äusserung)일 뿐인데, 헤겔은 사실과는 다르게 거꾸로 현실적 소외를 추상적 사유의 내면 깊숙이 감추어진, 즉 헤겔이 말하는 인간적 본질로서 자기의식의 소외의 현상태(現象態)로 치환시키고 이 소외을 극복하는 과정, 즉 정신의 자기전개 및 복귀과정을 개념적으로 파악하는 학(學)을 정신현상학이라고 불렀다. 인간과 자기 의식의 이러한 동일화 자체가 '자연과 현실적 인간을 도외시하는 사유, 즉 추상적 사유'라고 비판한 마르크스는 '거꾸로 선' 헤겔의 관념 변증법을 전도시키는 단초를 청년기 저작에서 밝히고 있다. "노동이 생산하는 대상, 즉 노동의 생산물은 소원한 본질로서, 즉 생산자로부터 독립된 괴력(怪力)으로서 노동과 대립하여 등장한다. 노동의 생산물은 대상 속에 자신을 고정시킨, 즉 물상적(物象的)으로 만든(sachlich machen) 노동이다. 다시 말하면 그것은 노동의 대상화(die Vergegenständlichung der Arbeit)이다. 즉 노동의 현실화(verWirklich ung)는 노동의 대상화이다. 국민경제학적 상황 속에서 이 노동의 현실화는 노동자의 탈현실화(脫現實化ㆍEntwirklichung; 현실의 상실)로 나타나고, 대상화는 대상의 상실과 대상에의 예속으로 나타나고, 소외는 외화로서의 점유(Qneignung als Entäußerung)로 나타난다. (…) 이러한 모든 것은 노동자가 소원한 대상으로서의 그 외 노동자의 생산물과 관계한다는 규정으로 귀착된다." 마르크스에 의한 헤겔 전도(Umkehrung Hegels)는 단순히 관념 변증법에서 유물 변증법으로의 이행이라는 피상적 차원의 것이 아니라, 헤겔적 의미의 관념적 자기의식의 외화 개념이 자본주의 사회의 모든 소외 현상의 근본적이고 철저한 파악에 의해 진정으로 지양되는 과정이었다. ⇒소외, 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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