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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적 ] (accumulation)

'축적하라. 축적하라! 그것이 모세의 말이고 예언자의 말이다.'(《자본론》Ⅰ권 24장 3절) 마르크스는 이 말을 통해 자본축적이 자본주의 사회의 (가장 중요한) 지상과제, 혹은 추진력이라는 것을 표명하고 있다. 종교적 은유법을 사용하면서도 마르크스는 축적을, 베버가 제시했던 것처럼, 성장하는 프로테스탄트적 절약 윤리의 결과로서 파악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효용이론에 근거하는 신고전파의 부르조아 경제학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현재의 소비지출을 억제하고 미래의 소비에 대한 주관적 편향을 충족시키려는 개인적인 절제의 결과도 아닌 것이다. 마르크스에 있어서는 자본가 개인의 주관적 편향이나 종교적 신념에 관계없이 축적되어야만 하는 것이 자본의 본질인 것이다.
개별 자본가에 대한 축적의 강요는 경쟁이라는 구조를 통해 작용한다. 자본은 가치를 자기증식시키기 때문에 그 가치는 최소한 보존되어야만 한다. 경쟁 때문에 자본의 단순한 보존은 자본이 증식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자본주의적 생산의 발전단계에 따라 경쟁구조도 그 발전단계에 맞는 형태를 취한다. 최초의 축적은 생산수단은 그대로 두면서 임금노동자를 창출하기 위한 생산관계의 변형(→본원적 축적)을 통해서 발생한다. 전자본주의 사회에서 전래된 저급한 생산수단 단계의 축적은 노동력의 확대를 보장하고, 원료를 공급받으며 노동자 관리를 통한 규모의 경제성을 유지하는 데 필요했다. 매뉴팩처 단계의 축적은 노동의 협업과 분업에 적절한 비율로 노동자를 배치하는 데 필요했으며, 기계제 대공업 단계의 축적은 필요한 고정자본 및 원료의 확대이용과 그와 결합된 노동자를 공급한다.
그러나 축적은 단순히 잉여가치의 생산과 자본화 사이의 관계가 아니라 재생산의 관계인 것이다. 자본의 순환에 대해서는 《자본론》Ⅱ권과, 그것보다는 좀 적게 다룬 《자본론》Ⅰ권에서 마르크스가 자세히 고찰하였다. 재생사은 가치와 잉여가치의 관계가 불변하는 단순 재생산, 즉 자본의 유기적 구성이 고도화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는 확대 재생산을 위한 전제로서 설명되고 있다. 각각의 경우에 따라 일정한 비율이 경제부문 간에 가치와 사용가치라는 말로 내포되어 있으며 재생산표식에서 잘 설명되고 있다.
마르크스는 《자본론》Ⅲ권에서 축적을 잉여가치와 자본의 분배(그리고 재분배)라는 관점에서 분석하였다. 초기에 발전단계에서 축적의 토대는 자본의 집적에 있다. 그 다음의 발전단계에서의 집중(→자본의 집적과 집중)은 계속 증가하는 자본규모의 이용이 조직화되는 지배적인 방법이다. 이것은 발전된 신용체계를 전제로 한다. 축적의 목적은 생산성 증대이지만 그것을 수행하는 구조는 신용에 접근해 간다. 결과적으로 생산자본의 축적과 금융자본의 축적 간에 분기점이 창출된다. 이것이 의제자본(擬制資本)의 토대이며, 축적이 잉여가치 생산의 계속적 확대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극복하지 못했을 때 경제위기를 격화시킨다. 덧붙이면 자본의 집중과 축적 자체의 불균등 진행은 경제와 사회의 불균등 발전과 결합되어 있다. 따라서 축적과정은 결코 단순한 경제적 과정이 아니며, 식민주의, 제국주의, 그리고 변화하는 국가의 역할과 같은 사회관계의 일반적 발전을 내포하고 있다. 그것은 마르크스주의 전통 내에서 항상 강조되어 온 것이다.
마르크스에 있어서 축적과정은 결코 평탄하거나 순조로운, 단순한 확대과정은 아니었다. 때때로 공황과 불황에 의해 저지되기도 했다. 그러나 자본축적을 가로막는 장벽은 결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확대의 새로운 국면을 열기 위해 일시적으로 해소될 수도 있는 자본주의 모순의 심화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다. 이러한 모순 심화에 대한 발전적 분석은 이윤율 저하의 경향적 법칙이라는 말로 마르크스에 의해 경제적 차원에서 연구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그 법칙의 반대급부적 영향과 모순되는 (고도화하는 자본의 유기적 구성에 기초한) 법칙과 결합되어 있다. 여기서 마르크스는 이윤율의 저하가 농업부문의 생산성 저하에 기인한다고 하는 리카르도나, 제한된 시장규모가 그 주된 원인이라고 하는 스미스와 자신을 구분하였다.
마르크스는 경제분석에서 논리적·경험적 연구를 통해 축적과정의 영향과 형태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였다. 그는 생산수단의 서로 다른 발전단계를 구분하며 노동과정에 대한 법칙을 전개하였다. 또한 축적이 노동계급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하였다. 기계제 대공업 단계에서의 다른 생산수단은 경쟁을 유지하기 위해 극단적인 착취형태로 강제 편입된다. 기계제 대공업은 노동 예비군을 창출하며 그와 함께 자본주의적 축적의 일반 법칙이 나타난다. 즉 정체된 과잉 인구층이 피구휼 빈민층으로 증가하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노동계급은, 노동조합을 결성해 축적을 저지하는 힘이 더욱 조직화된다 해도, 기계의 명령에 복종하는 '살아있는 노동도구'로 전락한다.
마르크스주의의 전통에서 자본축적의 필연성은, 독점은 경쟁의 화해가 아닌 경쟁의 심화라고 주장하는 레닌과 같은 사람들에 의해 강조되어 왔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축적과정의 복잡한 전체성을 사장하고 한 두 측면만을 강조한다. 과소소비주의자들은 경기침체 경향을 강조하며 독점을 경쟁의 제거와 투자의 강요로 보아왔다. 따라서 시장수요의 결핍이 관심의 초점이 된다.(케인즈 학파의 이론이 여기에 해당된다.) 룩셈부르크는 군국주의의 역할을 강조하긴 했지만 이와 관련하여 자주 인용되고 있다. 바란과 스위지는 이러한 사상 노선의 보다 최근에 등장한 대표자들이다. 신라카르도 학파와 스라파 학파 전통 내의 다른 사람들은 축적을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여 마르크스를 따르지만, 강제적 축적을 자신들의 분석 내에 통합시키는 것을 간과하여 이 부분을 설명해내지 못하고 있다. 그들에게 있어서 경쟁은 단지 이윤율과 임금이 균등화되도록 작용한다. 임금은 그 임금이 상승하고 생산성 증가의 결핍으로 인해 이윤율이 저하될 때 위협이 되는 축적의 정도를 결정하는 기준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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