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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 ((獨 Ästhetik, 英 Aesthetics, 佛 Esthétique))

1) 명칭

미와 예술에 관한 이론적인 반성과 사고는 멀리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시작되었지만, 하나의 학문으로서 ‘미학’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그 보다 훨씬 뒤인 18 세기 중엽 독일의 바움가르텐(A.G. Baumgarten)이 그의 저서『Aesthetica』(l,1750; ∐,1758)에서 처음으로 사용하면서 시작되었다. 이 말은 그리스어 αἵϑῃαἰ󰐠(감각, 지각)에서 유래하는데, 바움가르텐 역시 그 말의 어원적 의미에 기초하여 ‘감성적 인식의 학문’(scientia cogniti onis sensitivae)이라고 규정하였다. 그러나 그가 사용했던 ‘아이스테티카’(aesthetica)라는 말은 실제적으로는 (넓은 의미의)미를 연구하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에, 이 말이 미에 관한 학문을 나타내는 말로 쓰였던 것이다. 이 말은 미가 감성적ㆍ직관적으로 파악되는 정신적 가치라는 점에서 볼 때, 그렇게 틀린 용어법은 아닐 것이다.〔바움가르텐은 이미『MeditatI ones Philosophicae』(1735)에서 같은 문제를 다루면서 처음으로 aesthetica란 말을 하나의 특수한 학문의 명칭으로 사용했고,『Philosophische Briefe von Aletheophilus』(1741)에서도 ‘감성적 인식의 법칙’의 영역을 aesthetica를 scientia senstive cognoscendi 라고 불렀다. 이후『Metaphysica』제 4판(1757)에서는 aesthetica를 ‘미의 학문’이라고 바꾸어 부르고 있다.〕
칸트(I. Kant)는 저서『순수이성 비판』에서 당시 독일에서 널리 쓰이던 Aesthetik이라는 명칭을, “미의 비판적 판정(判定)을 이성의 원리 속에 끌어들이고 그에 관한 규칙을 학문으로까지 격상시키려고 하는 바움가르텐의 잘못된 바람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거부하고, Aesthetick은 감성의 선천적(先天的) 원리의 학문인 ‘선험적 감성론’(Transcendentale aAesthetik)을 위해 남겨야 할 것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하지만 예컨대 쉴러(J. Chr. F. v. Schiller)의 경우도 이 말을 ‘미학’의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Briefe über die äesthetische Erziehung des Menschen, 1795), 그 후 ‘미의 학문’을 표시하기 위한 명칭으로 Kalologie, Kallilogia, Kallistik, Kalliasthetik 등의 말이 시험적으로 사용되었지만 그 중 어느 것도 통용되지 못 했는데, Ästhetik라는 말만이 다른 외국어에도 옮겨져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다. 미학을 일반적인 (좁은)의미의 ‘미’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미적 가치 영역 전체를 포괄하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본다면, 앞에서 이야기된 여러 가지 조어(造語)들보다는 이 관용어(Ästhetik)를 사용하는 편이 타당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2) 대상

(1) 미학은 미에 관한 학문이므로 그 대상이 미라고 할 수도 있지만, 미학사에서 불 수 있듯이 사실 미가 주로 예술에서 발견된다는 점과, 미의 개념이 추상적이고 애매한데 반해 예술은 구체적이고 명확하다는 점을 논거로 하여, 예술을 주된(또는 유일한) 대상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 적지 않다. 특히 예술학이 주장되기에 이르러서는 미학 내부에서도 미와 예술 중에 어느 것을 대상으로 선택해야 할 것인가가 새삼스럽게 문제시 되었다.
예술은 그 창작동인(創作動因)에서나 가치내용의 구성요소에서 보더라도 미적인 것뿐만 아니라 종교적ㆍ윤리적ㆍ정치적ㆍ사회적이라는 비미적인 요소들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예술을 예술답게 하는 본질적 계기는 미적 가치이다. 왜냐하면 비미적인 요소는 그것이 첨가됨에 따라 예술 작품의 내용을 한층 깊고 풍부하게 하기는 하지만, 예술의 본질적이고 필수적인 요인을 이루는 것은 아닌데 비해 미적 요소는 예술에 필수불가결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미학은 주로 예술을 연구해야 하는 것이지만 그 문화로서의 가치내용을 문제로 삼는 한, 예술에서 미에 대한 연구를 주요 과제로 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미의 영역은 예술미와 함께(넓은 의미에서의) 자연미도 포함한다. 그러나 미가 가장 순수하고 고도로 실현ㆍ발휘되는 것은 예술의 영역이다. 왜냐하면 예술 이외의 영역에서는 미의 실현이 그 영역이 지향하는 본래의 목적이 아니며, 따라서 거기에서 발견되는 미는 우연 또는 부수적인 데 반해서 예술은 실제로는 여러 가지 비미적 동기에서 창작되고 미적 관심이 없이도 음미할 수 있지만 그 본질상 미적 가치의 창조나 체험을 본래의 목적으로 추구하는 것이고, 예술가는 이 목적에 따라서 미적 관점에서 현실을 선택ㆍ순화ㆍ고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예술이야말로 미의 전형적 형태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볼 때 미학의 중심적 과제는 예술미의 연구에 미적 우월성을 두는 경향이 강했지만〔플라톤, 칸트 같은〕근대의 미학은, 특히 독일관념론 미학 이후에는 예술미를 본래의 대상으로 하는 경향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헤겔, 쉴라이어마허, 콘라트 랑게, 크로체, 오데브레히트 같은〕그러나 미란 인간성의 궁극에 깊은 뿌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모든 존재영역에서 발견되며, 또한 인간존재에서는 극히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것이기 때문에, 미학의 대상을 예술 또는 예술미에만 국한시키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이 점에서 최근 미학은 종래의 예술미 편중 경향을 반대하고, 미를 전 영역에 걸쳐서 연구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2) 한편 미학이 미를 대상으로 한다고 해도 미라는 개념 자체가 여러 가지 측면에서 파악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해석 여하에 따라 미학의 연구방향은 그 대상에 따라 나누어지는 여러 가지 대립적 차이가 생긴다.
a) 미란 그 개념의 성립 근거에서 볼 때 객관적 측면과 주관적 측면으로 나누어지는데, 그들 중 어느 측면을 인정할 것인가, 그리하여 그 중 어느 측면에 연구의 중점을 둘 것인가에 따라 객관적 미학(objktiv Ästhetik)과 주관적 미학(subjektive Ästhetik)으로 구별된다. 이러한 대립개념은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되고 있어서 매우 애매하긴 하지만, 보통 전자는 객관적 존재로서의 예술작품, 일반적으로는 미적 대상의 측면으로부터 연구하는 것을 말한다.〔객관적 대상의 형식관계에서 미를 인식하는 고대 그리스의 미학사상, 헤르바르트ㆍ짐머만 등의 추상적 형식주의, 미적 대상의 감각적 구체성을 강조하는 피들러 등의 감각주의적 형식주의, 기타 일반적으로 객관적ㆍ구체적인 예술작품을 주요 연구대상으로 삼고 있는 객관주의 혹은 예술학의 입장〕그에 비해 후자는 미적 대상을 파악하는 주체의 태도 또는 작용의 측면에서 미를 연구하는 것을 말한다.〔근세의 미학이론은 대부분의 주관적 측면을 중시하고 있는데, 그러한 경향은 특히 19세기 후반의 심리학적 미학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그러나 미는 주ㆍ객 양면의 상관관계에서 성립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학은 이러한 양면에서 연구를 병행해야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철학적 입장 중에서도 미의 궁극적 내용을 초월적ㆍ객관적인 실체 또는 이념으로 간주하고 여기에 고찰의 중점을 두는 셸링, 헤겔 등의 형이상학적 관념론 미학과, 미를 선험적인 주관적 판단에서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이 측면으로부터 분석ㆍ연구하는 칸트 및 신칸트학파의 비판주의적 미학 사이에는 어떤 의미에서는 객관주의 대 주관주의의 대립이 존재한다고도 말할 수 있다.
b) 미의 영역은 대체로 미적 대상과 미적 작용으로 나누어지는데, 미적 대상도 본래는 의식으로부터 초월한 대상이 아니라 의식에 내재하는 대상이고, 주체의 능동적 활동을 맞이할 때 비로소 미적 객체로서 성립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학의 과제는 이러한 의미에서는 미의식의 연구로 귀결된다. 그런데 과거의 심리학적 미학은 미의식을 단순히 심리학적인 의미에서의 의식의 한 형태로 이해했기 때문에 미적 대상에서 발생되는 효과를 분석ㆍ설명하는 것에만 머무르고 말았다. 이에 비해 새로운 철학적 미학은 미적 가치 체험으로서의 미의식을 근거로 그 본질적 구조와 가치근거를 구명하려고 한다. 이 점에서 오데브레히트의 소위 효과미학(Wirkungsästhetik)과 가치미학(WWertästhetik)이 구별된다.[단 신칸트파의 콘이 가치미학을 형이상학적 미학 및 경험과학적 미학에 대립시킨 것은 비판철학적 의미에서이다.]
c) 미적 체험은 그 활동형식이 갖는 수용적 측면과 생산적 측면, 즉 미적 향수[미적관조] 와 예술창작이라는 두 개의 측면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종래의 미학에서는 향수가 반드시 예술품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물에서도 이루어졌다. 반면에 창작은 예술의 경우에 국한될 뿐만 아니라 그 과정 안에 여러 가지의 비미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 연구가 미학자에게는 실제상으로 곤란하다는 점 등의 이유로 인해 많은 경우 향수의 문제가 중심에 놓이게 되고, 창작의 문제는 종속적으로 취급되고 있다.[때로는 완전히 제외시켜버리기도 한다.] 취미의 개념을 중심으로 하는 근세 초기의 미학에서부터 칸트와 그 후의 철학적 미학을 거쳐 19세기 후반의 심리학적 미학에 이르기까지 대다수의 미학이론은 이러한 경향을 나타냈고, 현대에도 하르트만과 같이 창작의 작용을 미학의 연구에서 배제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비해 아리스토텔레스 이후의 시학과 르네상스 시대의 미술론, 그 이후로는 레싱, 빙켈만 등의 예술비평과 특히 헤르더, 괴테 등과 낭만파문인들의 미학사상은 창작의 측면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종래의 향수 본위의 미학에 대한 의식적ㆍ학문적 반성이라는 반작용으로 오히려 창작의 측면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타났던 것은, 19세기말 예술학의 발전 등과도 관련하여 이 문제가 새롭게 연구의 초점으로 두어지기에 이르렀던 이후의 일이다. 딜타이, 모이만(Ernst Meumann, 1862~1915). 마요르(E, Major). 비(O.Bie) 등은 명백히 이러한 연구방향을 주장하고 있고, 피들러와 코헨도 실제로는 마찬가지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앞에 이야기 했던 대립에 대해서는 가끔 취미미학(Geschmacksästhetik) 혹은 향수미학과 창작미학으로 구별하기도 한다.[특히 예술가 자신의 창작체험에 대한 미학적 성찰체험에 대한 미학적 성찰을 예술가미학 ‘Künstlerästhe tik'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본래 예술체험이 예술작품을 중심으로 해서 작가에 의해 만들어지는 측면과, 관찰자에게 작용을 가하는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는 한, 이것들 중 어느 한 편만을 중시하는 것은 편파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며, 때문에 현대 미학에서는 창작과 향수를 궁극적인 근원에서 일치하는 것으로 보고 통일적 원리 아래 두고자 하는 노력이 강하다〔예를 들어 크로체, 오데브레히트, 베커 등〕
d) 미적 체험은 여기에서 일어나는 작용의 측면으로 객관적ㆍ지적 측면과 주관적ㆍ감정적 측면을 가지고 있고, 미적 직관과 미적 감정의 양면으로부터 성립하는 것인데, 그중 어느 측면에 중점을 두어 미를 설명하는가에 따라서 주지주의적 미학[예를 들어 브왈로, 비움가르텐 일파, 셸링, 헤겔, 짐멜, 맥카우어, 피들러 등〕과 수정주의적 미학 혹은 감정미학〔예를 들어 뒤보스, 흠, 키르하만, 립스, 코헨, 라우릴라, 오데브레히트, 마살 등]이 구별된다. 원래 미적 체험이 그 본질상 직관과 감정이라는 두 계기의 융합ㆍ통일에 있는 이상 이들 두 가지 측면에서 연구되어야 한다는 것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다만 미학상 근본적 입장에 따라 상대적 의미에서 위와 같은 편향이 나오는 것일 뿐이다.
e) 미적 대상을 구성하는 요소는 형식과 내용으로 나누어진다. 대체로 예술의 본질, 또는 일반적으로 미라고 하는 것이 대상의 형식에 있는가, 내용에 있는가 하는 문제는 보통 예술론에서도 여러 가지로 논의되고 있는 바이다. 미학사에서는 근대에 형식미학과 내용미학의 대립이 특히 첨예화되었던 적이 있다. 그러나 형식미학에서도 형식을 오로지 감각적 형식으로만 이해하고, 일체의 지적 및 감정적 내용을 부정하는 감각주의 형식주의〔예를 들어 피들러〕가 있는 반면, 감각적ㆍ소재 요소 그 자체의 미적 의의를 전적으로 부정하고 그 상호간의 관계로 존재하는 형식에서만 미를 인정하는 추상적 형식주의〔예를 들어 헤르바르트, 짐머만〕도 있다. 또한 이러한 의미의 형식관계를 감각적 형식의 계기로만 인식하는 구상적 형식주의〔예를 들어 케스트린, 지베크〕도 있다. 다른 한편, 내용미학에서도 이념이나 본질과 같은 지적 내용을 중시하는 경우〔예를 들어 셸링, 헤겔, 짐멜〕가 있는가 하면 오히려 감정 내용을 강조하는 경우〔예를 들어 립스〕도 있다. 그러나 현재 미학에서는 예술 또는 미의 본질을 형식과 내용의 어느 하나로만 인식하고자 하는 사고방식은 편향된 것으로 배척되고 있으며, 양자의 통일방식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3) 방법

미학의 방법은 고대 이후 미학사의 발전이 보여주듯이 철학이나 정신과학 일반의 변화 추세에 따라서 이성주의적ㆍ관념론적 방향과 경험주의적ㆍ실증주의적 방향 사이에서 동요를 반복해오면서, 대체로 이 두 개의 조류 사이에서 주도권을 교환해왔다고 보는 관점이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도 소위 철학적 방법과 과학적 방법을 대별할 수 있다.
(1) 미란 본래 독자적인 가치로서 ‘정신적’ 존재영역에 속하지만, 동시에 ‘심리적ㆍ유기적ㆍ물질적’ 존재영역에 속하기도 한다. 경험적 사실에서 볼 때 미를 자연ㆍ인생ㆍ사회ㆍ역사ㆍ문화, 그 중에서도 예술의 영역 전반에 걸쳐 극히 다양한 현상 형태로 전개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의 연구에 경험적ㆍ과학적 방법을 적용할 가능성과 필요성이 있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이러한 연구방향을 멀리는 아리스토텔레스에서 그 싹을 틔웠지만, 근세 미학에서도 18세기의 영국과 프랑스에서 보였다. 특히 19세기 후반에는 자연과학의 부흥과 더불어 ‘아래로부터의 미학’의 발달을 이끌어내고, 현대에도 미국을 중심으로 하여 다시 새로운 과학적 미학을 지향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있다. 그러나 이러한 종류의 미학은 미적 사실의 다면성에 의해서 더욱 다양한 방향으로 분화하고 있다.
a) 미를 인간의 의식과정 중에 일어나는 심리현상으로 보고, 이것을 심리학적 방법으로 기술ㆍ설명하려고 하는 것이 소위 심리학적 미학이다. 미적 가치체험은 직접 개인의 의식이 담당하고, 이것을 기반으로 성립하는 한 경험 과학적 미학에서는 자연히 심리학적 연구가 주류를 이루게 된다. 그것은 심리학 원리에 따라서 미의식의 복잡한 복합적 전체를 감각ㆍ표상ㆍ감정 등의 단순한 심적 요소로 분해하고, 미적 향수ㆍ예술창작의 과정, 미의 여러 가지 양태, 예술의 기원 등을 분석적으로 고찰하는데, 그 가운데는 주로 내성적 방법에 의한 경우〔감정이입미학의 경우]와 실험적 방법을 주로 하는 경우〔실험미학]이 구별된다. 그런데 심리적 현상으로서의 미의식은 그 자체가 생리적 조건에 또한 의존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실험적 연구가 ‘아래로부터’의 방향으로 좀 더 나아가게 되면 생리학적 미학(Physioloyische Ästh)이 된다. 이것은 감각기관ㆍ중추신경ㆍ뇌수 등에 관한 생리학적 연구 성과를 미학의 연구에 적용하고자 하는 것이다.〔알렌(Allen), 칼 랑게(Karl Lange 1834~ 1900), 히르트(George Hirth, 1841~1916)등.〕다만 심리학적 연구와 생리학적 연구는 보통 불가분의 관계이므로 약간의 실험미학은 동시에 생리심리학적 미학이라고 칭해야 할 측면도 어느 정도는 있다. 그러나 심리학 자체가 분트류의 요소심리학에서 구조심리학ㆍ전체심리학ㆍ심층심리학으로 발전하여감에 따라 심리학적 미학도 비교적 최근에 보이는 것과 같이 과거의 그것과는 달리 미의식의 전체적 구조와 형태에 주목하거나, 또는 미의식의 표면으로부터 심층으로 파고 들어가기에 이르렀다. 이미 딜타이, 믤러 프라이엔펠스들에서도 이러한 전환이 보이지만, 더욱 새롭게는 게슈탈트 조형이론을 예술심리학에 응용하고자 하는 경우[쉬테르징어(Othmar H. Sterzinger, 1879~), 아른하임(Arnheim) 등]와 프로이트류의 정신분석(Psychoanalyse)의 방법으로 미적 현상을 무의식과 잠재의식의 심층으로부터 조명하고자 하는 경우[리드와 미국의 일부 미학자들]가 있다.
b) 미는 개인의 의식에서는 개성화의 원리 아래 창조ㆍ수용되는 것이면서도, 시대의 초개인적 형식감과 국민적 취미(취향)에 의해 뒷받침되고 제약받으며 또한 예술품으로 객관화되어 사회적 기능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인간 공동체의 집합현상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또한 그리해야 할 것이다. 분트가 보여주었던 것과 같은 원시예술의 민족심리학적 연구도 이러한 연구방향에 속하지만, 그 주된 것은 사회학적 관점에서 미적 현상, 특히 예술을 고찰하고자 하는 사회학적 미학(soziologische Ästh)이다. 이것은 한 측면으로는 사회에 대한 예술의 의의, 즉 예술의 사회적 효과, 예술가와 대중과의 관계, 천재의 환경창조력, 예술교육 등의 문제를 다루고, 다른 측면에서는 예술에 대한 사회의 영향, 즉 예술의 사회적ㆍ경제적 제약, 예술의 계급성 등의 문제를 연구한다.[「프랑스 미학」,「영․미 미학」,「러시아 소비에트 미학사상」항 참조, 독일에서는 짐멜, M. 베버, 하우젠쉬타인(Wilhelm hausenstein, 1882~1957), 메링(Mehring)들이 그 예이다.] 예술의 사회학적 고찰은 특히 유물사관의 입장에서는 예술을 일정한 사회와 일정한 계급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근본적으로 제약되는 것으로 바라봄으로써 가치의 상대화에 빠졌지만, 최근에는 이런 결점을 극복하여 예술평가의 객관적 기준을 확보하려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더욱이 사회학적 미학은 실재적으로 예술사회학과 거의 구별하기 어렵지만, 엄밀하게 보면 이 두 개의 개념은 동일하게 보아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예술사회학은 예술을 반드시 본래의 미적 의의에서 고찰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사회현상연구를 위한 단순한 소재 혹은 수단으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심라학적 미학과 예술심리학의 관계에 대해서도 역시 마찬가지로 이야기 될 수 있다.
c) 그런데 심리학적 미학과 사회학적 미학이 예술의 발생과 진화의 근원을 추적해나갈 때는 자연히 발달사적 연구를 병행하게 된다. 이러한 방향에서는 일종의 생물학적 관점에서 동물의 유희를 인간의 예술 활동의 전단계로 고찰하는 경우〔그로스(Groos)]도 있지만, 오히려 원시민족의 예술을 대상으로 삼아 예술의 기원을 논하고, 그리하여 인종학적 방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크로체, 히른(Hirn), 해든(Alfred C, Haddon) 같은〕
d) 소위 예술학도 그로세와 같이 ‘미의 철학’에 대하여 ‘예술의 과학’을 수립하고자 하는 방법론적 근거에서 이 입장을 주장하는 설은 경험 과학적 방향에 속하는 것인데, 이것에 대해서는「예술학」의 항에서 논한다.
e) 또 경험 과학적 미학에 속하는 것에는 이상의 것 외에도 실용주의(Progmatism)에 기초한 것을 비롯해 형태학적ㆍ기술론적 등 여러 가지 방향으로 나눌 수 있는데, 현대에는 매스 커뮤니케이션의 발달과 관련된 하나의 특수한 시도로서, 위너(Norbert Wiener, 1894~
1964)들이 정보이론의 개념을 응용하여 미적 대상을 정보(informatition)의 일종으로 연구하는 미적 정보이론 또는 정보이론미학(informationsästhetik)이 있다.(벤제 Bwnse, 마이어 Mayer 등).
〔이상 여러 과학적 방향 중에도 심리학적 미학, 특히 내성적 방법에 의한 것은 미의식의 주관적 연구를 주축으로 하는 것임에 비해 그 외의 경우는 대체로 외적인 예술현상을 객관적으로 연구하는 것인데, 그 방법상의 차이에 의해서도 주관적 미학과 객관적 미학을 구별할 수가 있다.〕
어쨌든 과학적 미학은 확고한 경험을 바탕으로 삼아 하나하나 구체적 사실에서 출발하여 귀납적으로 미의 원리ㆍ법칙을 정립하고자 하는 점, 과학으로서 정확성 요구에 적합하다는 점, 또 실제로 여러 가지의 미적 사실에 대하여 다면적이고 풍부한 지식을 제공한다는 점에 그 성과가 있다. 그러나 미와 같은 ‘정신적’ 내포를 ‘심리적’ 등 여러 인자(因子)로 환원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며, 고유의 가치법칙을 고쳐서 경험과학적인 인과법칙을 갖도록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러한 이유에서 경험 과학적 연구만을 가지고는 결국 미의 주변을 맴도는 것에 머무르게 되어 미학 본래의 중심 문제권에 도달하기 어렵다. 여기에 바로 과학적 미학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
(2) 적어도 미가 자율성을 가진 하나의 정신적 가치인 한, 미적 현상영역은 그 외면적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그 바탕은 고유의 통일적 가치원리에 의해 지배되고 있기 때문에, 미학이 그 대상을 철저하고 근본적으로 인식하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미적 사실을 기술ㆍ설명하는 태도를 뛰어 넘어 미적 규범을 정립하고 미적 가치의 근거, 본질과 의의를 규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과학적 연구에서 철학적 연구로 진입해 들어감으로써 그 본래 과제를 완수할 수 있다. 미의 철학적 사색은 플라톤과 플로티누스에서 시작되어, 바움가르텐 이후 무려 1세기에 걸쳐 미학의 주류를 이루어왔지만, 과학적 미학에 의해 일단 단절된 뒤에도 다시 새로운 방법을 들고 나타나 금세기 전반을 지배해 왔다. 그러나 이들 철학적 미학의 사조도 그 자체의 심한 기복에 의해 여러 가지 조류로 변형되어 왔다.
a) 미가 궁극적으로 우리의 의식 경험을 초월한 형이상학적인 존재 또는 본체라고 하는 입장이 형이상학적 미학(metaphysische Ästh)이다. 이 태도가 모든 경험과 유리된 순수한 개념구성으로 치우칠 때, 의미적으로는 사변적 미학(spekulative Asth)이라고 지칭된다. 형이상학적 미학 또는 사변적 미학은 먼저 미의 최고 원리를 설정하고, 거기에서 출발하여 모든 미적 현상을 연역적으로 설명하는 경우인데, 미의 ‘이념’에서 출발하는 관념론적 미학(idealistische Ästh)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독일관념론의 미학」항 참조). 그러나 최근의 의미를 해명하고자 하는 철학의 근본태도로 판단해 볼 때 일종의 형이상학적 성격을 가진 것이라 할 수 있다.
b) 형이상학적 미학의 독단을 배재하면서도 경험적 미학의 상대성을 극복하기 위해 비판철학의 입장에서 미의 체계적 위치와 특질을 규정하고자 하는 것이 비판적 미학(Kritis che Ästh)라고도 한다. 말할 것도 없이 칸트의 ‘미적 판단력’ 비판이 그 대표적인 예이고, 신칸트학파의 미학의 여러 학설들도 근본적으로는 모두 선험적 비판주의에 근거한 것이다.
c) 형이상학적 미학 및 비판적 미학의 이성주의적 편향을 시정하고, 미적 경험의 구체적 전체성에 조응하여야 한다는 요구는 이미「생철학」미학에서도 언뜻 제시된 적이 있지만, 훗설의 현상학적 방법론에 준거한 현상학적 미학(phänomenologische Ästh)에 이르러서는 미적 현상에 맞추어 그 본질적 계기를 직감적으로 이해하고 미적 체험을 그 가치체험의 본질적 구조에서 해명하는 방법론적 자각이 두드러진다. 다만 이 학파의 미학적 저작도 실제로는 약간의 심리학적 잔재를 남기고 있거나,〔가이거〕혹은 선험론적 요소를 담고 있기도 한다.〔오데브레히트〕어쨌든 현상학적 방법은 직접성과 관조성을 특색으로 하는 미의 영역에 특히 적합한 것으로 미학에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
d) 그러나 현상학적 미학이 본질직관에 의한 미적 현상의 설명․ 분석에 그쳐버리는 한, 미를 인간존재의 모든 연관에 대한 근원적 의미에서 해석해내고자 하는 우리의 절실한 요구를 충족시키기는 어렵다. 근원성을 향한 이러한 요구는 현상학적 태도를 가지고 형이상학적 세계관의 방향으로 더욱더 끌고 들어간 존재론적 미학(Ontologische Ästh), 또는 실존미학(Existenzialästh)의 발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최근의 철학적 미학은 하이데거의 실존주의적 분석을 받아들여 미의 특유한 존재성격을 특징짓고(베커), 시와 예술의 ‘존재의 창건’이라든가 ‘실존개명’ 등의 존재론적 사명을 부여한다.〔하이데거, 야스퍼스〕이리하여 그것은 예술 그 자체에 일종의 철학적 성격을 부여하는 것과 함께, 역으로 그 자신도 일반적으로 실존주의철학이 그렇듯이 실존의 비합리성에 조응하려는 태도로 인해 시적 색채를 띠게 된다. 단 N,하르트만과 같이 비판적 존재론의 입장에서 다른 종류의 존재론적 미학을 이야기하는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다.
e) 실존철학에 대립되는 분석학과 기호논리학의 방법을 미학 문제에 적용하려는 방향도, 최근의 영국과 미국의 미학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현대 미학의 한 조류이다. 여기에 속하는 것은 미적 대상의 ‘형상’을 감정적 의미의 ‘상징’으로써 언어와 같은 ‘기호’와 유사하게 취급하고, 그것을 분석․ 해명하는 예술의미론(semantic theory of art)혹은 기호론적 미학(semi otic aesthetics)이 있다.〔랑거, Ch, 모리스,「영․미의 미학」항 참조〕
일반적으로 철학적 미학은 준거철학 자체의 입지점이 변화함에 따라 극히 다양한 변화를 보이고 있고, 앞으로도 무한히 변화할 것이다. 그러나 어떠한 철학적 연구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철학의 한 분과인 미학에서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다. 다만 이러한 방향의 탐구가 경험을 기반으로 하지 않을 때는 공허한 관념의 유희로 빠져 버리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항상 착실한 과학적 고찰을 전제로 삼아 이것과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통해 제휴함으로써만 참으로 생산적인 인식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이상에서 이야기했던 두 가지 방법은 동일한 학설에서도 거의 항상 공존하는데, 다만 그 중 어느 것이 우위를 차지하는가에 따라서 소위 철학적 미학과 과학적 미학이 구별될 뿐이다. 하나의 새로운 방향으로서 문제시 되고 있는 현대의 비교미학(esthétique compérée)도 제창자인 E. 수리오는 예술품의 중층적 구조의 존재론적 분석으로부터 출발하면서 여러 예술의 실증적 비교를 통해서 그들 예술의 특질과 법칙과 상호간의 조응관계를 명확히 하려는 것이다. 이미 문예학에서는 발터가 ‘각 예술 간의 상호 해명’의 방법을 제창했는데, 오늘날의 비교미학은 동일한 방법을 미학 전반에까지 확장한 것으로 미학, 특히 예술체계론 연구에서 유효한 하나의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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