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책 처음으로 | 사전 | 자유게시판 | 회원자료 | 로그인

 

       ■ 의견바로가기

[쉴러] (Johann Christoph Friedrich von Schiller)

쉴러 (Johann Christoph Friedrich von Schiller, 1759~1805)
시인인 쉴러는 자기의 창작활동의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하여 미에 대한 철학적 연구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우선 칸트철학, 특히 『판단력 비판』의 연구에 몰두하여, 그 영향 하에서 자기의 이론을 전개하였다. 그러나 그는 칸트의 엄숙주의(rigorism)에 반하여 널리 인간성의 이념으로부터 미적 현상을 해명하지만, 그것은 칸트철학의 범위 내에 머무르는 것으로, 가 이원적 대립을 미적 영역에서 융화시키려고 시도하였다. 이러한 근본적 태도는 그의 논문에서 일관적으로 관찰되는 것으로, 친구인 쾨르너(C.G.Körner, 1756~1831)에게 보냈던「칼리아스 서한」(Kallias oder über die Schönheit,1793)도 이와 같은 관점에서 이해된다. 그것에 의하면, 미는 타자로부터 규제를 받지 않으며 순수한 자기규정을 보여주는 자유로운 것이다. 그러나 미의 자유로움은, 도덕적 행위에서의 자유처럼 초감성적인 것이 아니라 ‘현상에서의 자유’이며, 다름 아닌 이성과 감성의 결합이 미의 세계를 구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원적 대립의 조화에서 미적 현상의 본질을 찾는 쉴러의 근본사상은 또한 『우미와 존경에 관하여』(Uber Anmut und Würde, 1793)의 기조를 이루고 있다. 이 논문에서 미는 그 객관적 요소와 주관적 요소 중 어느 쪽이 좀 더 우월한가에 따라 ‘구축미’(構築美, architektonische Schönheit)와 ‘유희미’(遊戱美, Schönheit des Spiels)로 분류된다. 전자는 자연의 필연적 법칙에 따라 형성되는 ‘고정적 미’(die fixe Schönheit), 후자는 자유로운 의지에서 출발한 운동을 전제로 하는 ‘가동적 미’(die bewegliche Schönheit)이다. 그리고 ‘유희미’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이성과 감성, 의무와 경향성이 자연스럽게 서로 융화되어 있는 심정상태. 즉 인간성의 최고 이상적 경지로서의 ‘아름다운 영혼’(Schöne Seele)이 요청된다. 이 ‘아름다운 영혼’의 표출이 ‘우미(Anmut)리다. 그런데 이성이 감성보다 우월하고 충동이 도덕적 힘에 의해서 지배를 받게 되면, ’아름다운 영혼‘은 숭고한 영혼’(erhabene Seele)으로 전화한다. 이것의 표출이 ‘존경’(Würde)이라고 불린다.
이어서 대표적 논문인 『인간의 미적 교육에 관한 서한』(Uber die ästhetische Erziehung des Menschen, in einer Reihe von Briefen, 1795)에서 쉴러는, 인간성의 근원에 뿌리박고 있는 생명의 표현, ‘감각계의 동적인 힘들’로서의 충동에서 출발한다. 인간은 변화하는 ‘상태’(Zustand) 속에서 불변의 ‘인격’(Person)을 실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의 이성적 · 감성적 존재로서의 과제는 절대적 형식성과 절대적 실재성이라는 이중적 방향을 향하게 된다. 여기에 대응하여 인간에게는 두 개의 충동이 작동하고 있다. 하나는 불변의 자아에 속하는 ‘형식충동’(Formtrieb)이고, 또 하나는 인간을 무상한 변화 속에서 파악하는 ‘감각적 혹은 소재충동’(sinnlicher oder Stofftrieb)이다. 이 양자는 상호 모순되기 때문에 인간 본성의 통일을 위해서는 제3의 ‘유희충동’(Spieltrieb)의 존재가 요구된다. 이러한 충동들이 그 본질상 구별되듯이, 그 대상 역시 당연히 상이하다. 형식충둥에는 사물의 형식적 속성인 ‘형식’(Gestalt)이, 소재충동에는 소재적인 것 모두를 포함하는 ‘삶’(Leben)이, 그리고 이 두 개의 충동을 매개하는 유희 충동에는 ‘살아있는 형식’(lebende Gestalt)이 대응된다. 이 ‘살아있는 형식’에서는 삶과 형식, 소재와 형식이 완전한 상호침투와 평형관계에 놓이게 되어, 여기서 비로소 미의 최고의 이상이 성립한다. ‘유희충동’에서 발현된 예술품은 미적 가상의 영역에서 부유하는 것이며, 관조자에게 이성과 감성이 조화로운 상태에 있는 듯한 기분을 환기시켜주는 대상 속에서 비로소 참으로 미적인 것으로 된다.
이상의 저작들이 미와 예술일반에 대한 해명이라면, 쉴러의 미학적 연구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소박문학과 감상문에 관하여』(Uber naive und sentimentalische Dichtung, 1795~1796)는 시인으로서의 자각에 입각하여 문학의 근본 유형을 정립한 것이다. 그 규정에 따르면 소박한 시인은 말하자면, 이미 자연 자체이고 자신의 내부에 자연을 보유하여 가능한 한 충실한 현실모방을 그 본령으로 하는 데 비하여 감상적 시인은 자연을 단지 이념으로서 추구하여 현실을 이상(理想)으로까지 높이는 것, 즉 이상의 표현을 그 사명으로 한다.〔후자는 또한 현실을 혐오의 대상으로 묘사하는가, 이념을 애착의 대상으로 묘사하는가에 따라 ‘풍자적(satirisch)과 넓은 의미의 ’애가적‘(哀歌的 ,elegisch)으로 나뉜다. ’풍자적‘은 현실을 의지에 의해 격정적으로 묘사하는 ’징계적‘(strafend)과, 오성에 의해 명랑하게 묘사하는 '해학적'(sch
-erzend)으로 나뉜다. 또한 넚은 의미의 ‘애가적’은 자연을 상실하거나 이상에 도달할 수 없는 것으로 묘사하는 좁은 의미의 ‘애가적’과 양자 모두를 관념의 세계에서 실현되는 것으로 묘사하는 ‘목가적’(idyllisch)으로 나뉜다.〕이러한 두 가지 유형으로의 구별은 또한 인간유형인 현실주의자와 이상주의자의 대립이며, 역사적으로는 고대인과 근대인. 개인적으로는 괴테와 쉴러의 차이에 해당한다. 이 논문을 마지막으로 쉴러는 미학적 연구를 위해 일시 중단했던 창작활동에 다시 몰두하게 되지만, 그의 ‘소박’과 ‘감상적’이라는 대립개념은 이후의 미학과 문예학의 유형적 연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 인접어

소재
쇼펜하우어
순수미(이상미)
숭고
쉴라이어마허
쉴러
신칸트학파의 미학
실제론적 형식주의 미학
아래로부터의 미학(실험미학)
아리스토텔레스의 예술론
야스퍼스

뒤로
■ 의견

 



HOME - 후원방법 안내 - CMS후원신청 - 취지문 - 사용 도움말 - 회원탈퇴하기

2002 노동자 전자도서관 "노동자의 책" 만들기 모임
120-702 서울시 중구 정동 22-2 경향신문 별관 202호 44
laborsbook@gmail.com
모바일버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