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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 (anthropology)

인류학에 대한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관심은 주로 모건의 《고대사회》(1877)의 출판에 의해 자극을 받았다. 마르크스는 1879∼1882년 사이에 메인[Maine], 러복[Lubbock], 코발레프스키[Kovalevsky]와 기타 초기 사회 연구자들의 저작뿐만 아니라, 모건의 저작에 풍부한 주석을 달았다.(→Krader 1972; Harstick 1977) 그리고 《가족의 기원》은 엥겔스가 서문에서 지적했듯이, '어떤 의미에서 유산의 실현', 즉 마르크스 자신이 제기하였으나 성취할 수는 없었던 작업의 완수였으며, 모건의 연구를 유물사관의 관점에서 평가하는 작업의 완성이었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이러한 관점에서 '당시 민속학자들에 의해 진전된 일반적인 진화론적 진보의 원리'를 반대하고(Krader, 앞의 책, p. 2), 그 대신에 인간사회가 낮은 단계에서 높은 단계로 발전해 온 특수한 '경험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메카니즘'에 관심을 집중시켰다. 엥겔스는 그 메카니즘을 노동생산성, 사적 소유 및 교환의 발전, 혈연집단들을 기초로 하는 구사회의 붕괴, 계급, 계급투쟁 및 국가의 출현 등으로 설명하였다.
그러나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이러한 연구들은 마르크스주의적 인류학을 위한 아무런 체계적 연구도 제시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현대 인류학이 20세기 초 수십년 간에 보아스[Boas](1858∼1942), 말리노프스키[Malinovski](1884∼1942) 및 래드클리프 브라운[Radcliffe Brown](1881∼1951) 등에 의해 성립되는 데에도 마르크스주의의 영향은 미미하였다. 이 시기에 이루어진 초기 사회 연구에 관한 마르크스주의의 중요한 공헌은 고고학자인 고든 차일드[Gordon Childe]에 의한 것이었다.(→고고학) 중요한 인류학 개설서(Kroeber 1953)에서도 마르크스주의에 대해서는 매우 간략하게 (그리고 부적절하게) 언급되었을 뿐이며, 퍼드(1972)는 인류학자들의 저서들은 뒤르껭에서 유래하는 전통에 한층 더 강한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사회 변동에 관한 마르크스의 견해에 전혀 의지할 필요가 없었다.'고 지적하였다.(p. 6) 그러나 최근에는 사정이 매우 달라지고 있다. 퍼드의 말에 따르면 '사회인류학자들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사회 상황에 직면함에 따라 마르크스주의적 관심에 보다 밀접한 새로운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는(p. 7)' 것이다.
실제로 마르크스주의 인류학은 1960년대 초기이래 괄목할 만한 발전을 보여 왔으며(→Copans and Seddon 1978), 그 발전은 두 가지 주요한 형태를 취한다. 북미에서 하나의 급진적인 '변증법적 인류학'이 나타나서, 우열을 가리는 용어로서 '원시적인 것'과 '문명화된 것'을 구분해 사용하기를 거부하고, 인류학을 '자연적' 인간에 대한 연구로서 생각하여, '자신의 문명을 냉혹하게 비판하는' 역할을 인류학자들에게 부과시키고 있다.(Diamond 1972) 이러한 견지에서 보면 마르크스주의는 그 초기 저작들(특히 《경제학 및 철학 수고》)에서 최초로 명확히 설명된 '철학적 인류학'이고, 현대 문명에 대한 루소의 비판과 매우 긴밀하게 연결된다. 또 다이아몬드는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1870년대 이후로 원시사회와 초기 사회의 형태 연구에 점점 더 몰두하게 되는데, 이것은 어느 정도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끓어오르는 분노와 경멸'(Hobsbawm 1964, p. 50)을 표현했던 것이지만, 그들은 19세기의 진보관에 얽매여 '원시 문화의 실제 상태에 대해 보다 심층적인 연구를 하는 데 실패하였다.'고 주장하였다.(Diamond, 앞의 책, p. 419) 그리하여 엥겔스는 《가족의 기원》에서 그가 발전의 필수적인 (그리고 일반적으로 진보적인) 과정으로 간주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세히 설명하고 있지만, '오래된 비(非)유대 사회의 단순한 도덕적 위대성'에 대해서는 간혹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마르크스는 '인간이…언제나 생산의 목적으로 나타나는' 고전 고대사회들을 격찬하였으며, '따라서 어떤 측면에서 보면 유치한 고대세계가 훨씬 더 고상해 보이고… 반면에 근대세계는… 비루하고 저속하다'는 평을 하였다.(《요강》 pp.487∼8)
이 급진적인 인류학에 있어서 두 가지 익숙한 주제는 (ⅰ) 인류학이 식민지 행정관료들의 양성에 중요한 기여를 하였다고 간주될 때, 보다 명백하게 드러나는 전통적인 인류학과 제국주의 사이의 역사적 연관에 대한 끈질긴 비판과 (ⅱ) 현재의 원시사회의 연구를 무시하고 그 대신에 '진보적, 전진적 결정론의 다섯 단계설'을 확인하기 위하여 (고고학과 선사시대의 자료를 이용하여) '초기' 사회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소비에트 민속학에 대한 비판적 견해라고 할 수 있다.(Diamond ed. 1979, pp. 5∼10; 같은 책에 실려있는 Yu.V. 브롬레이, '소비에트 민속학에 있어서 원시사회의 제 문제', pp. 201∼13에는 소비에트적 접근이 요약되어 있다.)
최근 마르크스주의 인류학의 두 번째 중요한 형태는 프랑스 구조주의로서, 폭넓은 영향을 끼쳐 왔다.(→영국의 인류학에 끼친 그 영향에 대해선 모리스 블로흐, 《마르크스주의적 분석과 사회인류학》1975 참조) 그들의 견해의 일부는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적 인류학에 의하여, 또 일부는 알뛰세의 방법론적인 저작들에 의해 형성되었다.(→구조주의) 이 사상의 흐름에 대한 가장 뛰어난 공헌자들인 고들리에, 메르소와 테리는 '원시적 생산양식들'을 생산양식 일반론의 한 부분으로서 이론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사적 유물론의 개념들을 원시사회에 적용한다. 이 분석에서 중심적인 문제는 원시사회에서 혈연관계가 차지하는 역할(생산양식에서 그것이 차지하는 위치)을 결정하는 것이고, 여기에서 몇 가지 상이한 개념들이 나타난다.(Copans and Seddon, 앞의 책, pp. 36∼8) 고들리에(1966, pp.93∼5)는 혈연관계가 생산관계로서, 또한 정치적인 이데올로기적 관계로서 역할을 하며, 따라서 혈연관계는 토대인 동시에 상부구조라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이후의 저서에서 그는 '현대 사회과학의 주요 문제'로서, 왜 혈연관계와 같은 특정한 사회적 요소가 지배적으로 되어 다른 모든 사회적 관계들을 '통합하는' 역할을 떠맡게 됐는지에 관하여 의문을 제기하였다. 그러나 테리(1969)는 혈연관계를 생산관계의 한 '표현'으로 간주하는 메르소(1960, 1964)와 마찬가지로, 혈연관계가 주어진 토대에 작용하는 3중적 결정의 산물(알뛰세의 술어로는 '과잉 결정')이라고 주장하여 보다 환원주의적인 접근 방법을 택한다.
이런 유의 분석은 역시 다른 분야의 연구에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예를 들면 고들리에(1973, Ⅳ부)는 레비-스트로스의 신화 논리 분석이 이데올로기적 상부구조 이론에 끼친 기여를 살펴보고, 잉카의 안데스산맥 부족 공동체 정복으로 야기된 생산관계 변화의 이데올로기적 결과를 밝히려고 하였다. 보다 일반적으로 마르크스주의적 연구가들이 신화와 의식(儀式)에 대해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원시적 생산양식을 살펴보는 것에서 시작된 부족사회와 혈연관계 연구는 전자본주의 생산양식과 계기적 진화 문제(특히 아시아적 사회에 관해서는 Godelier 1966을 참조), 농민 사회(Meillassoux 1960), 그리고 현대의 '저개발'(Taylor 1979) 문제에 대한 보다 폭넓은 관심으로 발전했다.
마지막으로 구조주의적 접근방식은 중요한 방법론적 문제들을 제기하였다. 고들리에는 기능주의와 구조주의 및 마르크스주의적 접근방식을 구분하고, 첫째, 기능주의에 대해서 눈에 보이는 사회관계들과 사회구조를 혼동하는 경험주의, 인과관계를 배제하는 기능적 상호의존, 즉 각 기능의 '독특한 효율성'이라는 개념 및 '모순'의 존재를 간과하는 평형 개념을 비판한다. 둘째로,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에 대해선 '우연한 사건들의 단순한 연속'으로 보는 역사관을 비판한다. 이와 비교하여 마르크스주의적 구조주의는 사회관계들의 표면적 형태 내부에 은폐되어 있는 현실적 구조의 존재를 인식하고, '사회구조와 그 변화에 나타나는 질서의 법칙 이론'까지도 제시한다고 평가한다.(→고들리에, 앞의 책, 1973)
최근의 마르크스주의 인류학의 이러한 두 견해는 근본적으로 서로 다른 것이다. 첫 번째의 흐름은 현대문명의 비판에 그 주요한 목적을 두고 인류학을 휴머니즘 철학으로 인식함으로써 인류학에 전혀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그것은 이러한 측면에서는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문명 비판과 분명히 유사성을 갖는다. 그러나 그 비판의 근거들은 여전히 인류학 연구의 전통 영역에서 도출되고 있고, 디아몬드(1972, p. 424)에 의하면 그들이 특별히 주장하는 점은 '우리의 원시공동사회 인식이 사회주의를 위한 모범이 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사상의 흐름은 구조적인 총체로서 인식되는 생산양식과 사회경제구성 개념을 기본 개념으로 하는 새로운 이론구조를 확립함으로써 인류학을 하나의 과학으로서 재건한다. 이런 형식에 있어서 인류학은 사회학이 이론과학으로 다루어지는 한, 이와 매우 긴밀한 유사성을 가지고 다른 유형의 사회 연구와 연속성을 갖는 원시 및 초기사회의 사회학으로 간주될 수 있다. 따라서 오늘날 마르크스주의 인류학은 마르크스주의자 내부의 '휴머니스트들'과 '과학자들' 사이에 본질적인 형태의 분리가 나타나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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