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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 (ethics)

마르크스에 의해 정립된 사회주의는 주관적인 도덕적 요구에 기초를 두는 것이 아니라, 역사이론에 기초를 두고 있다. 마르크스도 헤겔과 같이 역사를 진보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역사과정에서의 진보는 변증법적으로 성취된다. 즉 진보는 모순 속에서, 그리고 모순을 통하여 실현된다. 마르크스에 있어서 역사적 발전의 과정은 결코 중단되지 않는다. 현재의 자본주의 사회는 역사의 최종단계도, 목표도 아닌 것이다. 마르크스의 역사이론에 따르면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기능은 미래의 사회주의 사회와 공산주의의 물질적 전제들을 창조하는 것이다. 역사 그 자체는 훨씬 더 나은, 더욱 인간적인 사회적 질서의 실현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이러한 역사의 객관적 추세에 대한 의식적인 통찰은 산업 프롤레타리아트로 하여금 역사적 과정을 촉진케 하여, 새로운 사회를 탄생시키는 고통을 줄이게 해준다. 단순한 주관적인 도덕적 요구는 역사에 대한 그러한 유효한 통찰과 비교해 볼 때 항상 그 자체가 무기력함을 보여준다. 마르크스는 이러한 주장을 하면서 도덕주의에 대한 헤겔식의 비판을 극복한다. 그러나 하나의 도덕적 판단이 여전히 마르크스주의의 역사이론에 내재하고 있다. 만일 역사가 '보다 나은' 상태, 즉 프롤레타리아의 해방이라는 형태로 성취될 '인간해방'을 향해 전진해 간다면, 역사의 발전을 촉진하는 것은 매우 가치있는 일이라고 단정될 수 있는 것이다.(→진보)
마르크스의 정치경제학 비판은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에 관한 하나의 도덕적 판단으로서 의도된 것은 분명 아니고,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에 내재된 모순들을 폭로하기 위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르크스의 비판은 명백한 도덕적 가치들을 포함한다. '인간에 의한 인간의 착취', 사람들 간의 사회적 관계들을 화폐와 상품의 물적 관계로 환원시키는 것, 모든 생산의 현존하는 전제조건인 자연과 인간성 파괴 등의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부정적인 결과들에 대한 이와 같은 모든 지적들은 도덕적 가치판단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마르크스는 식민지 팽창의 단계까지 포함하는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모든 국면을 미래의 사회주의 사회의 건설을 위해 역사적으로 필요한 전제들로서 간주하기 때문에, 그는 이 부정적인 측면들을 용납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영국의 인도 통치에 관한 논문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썼다.

영국은 사실 인도에서 사회혁명을 유발시킴에 있어 가장 비열한 이익에 의해서만 움직였고 그러한 이익을 강화시키는 방법에는 어리석었다. 그러나 그것은 문제가 아닌 것이다. 문제는 아시아의 사회적 상황에서 근본적인 혁명이 없이 인류가 자신의 운명을 제대로 성취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영국은 그 죄악이 어떤 것이든 간에 이와 상관없이 혁명을 불러일으키는 무의식적인 역사의 도구였다.(《뉴욕 데일리 트리뷴》1853년 6월 25일)

진보를 가져오는 이 모순된 방법은 사회주의 사회의 출현에 의해서만 극복될 것이다.

하나의 커다란 사회혁명이 부르조아 시대의 결과, 즉 세계시장과 근대적 생산력을 장악하게 되고, 이들이 가장 선진적인 인민의 공동통제 하에 놓이게 된다고 할 때, 인간의 진보는 더 이상 죽은 사람의 두개골에서 나오는 음료 이외는 마시지 아니하는 그 혐오스런 우상숭배족을 닮아가지 않게 될 것이다.(《뉴욕 데일리 트리뷴》1853년 8월 8일)

마르크스와 엥겔스 자신들은 미래의 사회주의 사회에 있어서 도덕성이 존재할 것인지 여부와 만약 도덕성이 필요하다고 하면 그것은 어떤 형태를 취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서로 다른 의견을 표방한다. 마르크스는 자신의 초기 저작에서 개인을 위한 행동의 표준을 규정하는 도덕성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따라서 스위스와 프랑스의 유물론자들과 의견을 같이 하면서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의식화된 개인적 이익이 모든 도덕의 원리라고 한다면, 각 개인의 사적 이익은 인류의 보편 이익과 부합되어야 한다. … 인간이 환경에 의해 형성된다고 한다면, 이 환경들은 반드시 인간적인 형태로 형성되어야 한다.(《신성가족》제6장)

그러나 엥겔스는 역사는 더 한층 고도의 도덕형태를 지향하는 진보를 보여 주고 있으며, 그것은 결국 승리를 쟁취한 프롤레타리아계급의 도덕이 인류의 보편적 도덕으로 된다는 것을 함축한다고 생각하였다. 이전의 도덕성에 대한 보편타당성의 요구는 사실 착각일 뿐이다. 그러므로 포이에르바하의 윤리론은 '모든 시기, 모든 민족, 모든 조건에 적합하도록 고안되어 있는데,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그것은 결코 어떠한 곳에도 적용될 수 없다. 실제의 세계와 관련하여 도덕은 칸트의 정언적(定言的) 명령만큼이나 중요한 것으로 존재한다. 실제로 모든 계급, 심지어 모든 직업도 역시 그 자체의 도덕성을 가지며, 또 벌을 받지 않고 그것을 위배할 수 있을 땐 여지없이 그것에 위배된 행동을 하는 것이다.'(《포이에르바하론》제3장)
마르크스주의 윤리론에 나타나는 변화들은 역사이론과 역사적 상황의 변화들과 관련되어 있다. 역사적 과정에서 사실과 가치의 결합이 분리되어 있고, 그 공백이 실증적인 진보 이론에 의해 대체되는 한에서는, 마르크스주의에 윤리학을 보충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대부분의 수정주의자들(베른슈타인, 슈타우딩거 등)이 이러한 보충을 신칸트주의에서 구했던 반면에(→칸트주의와 신칸트주의), 카우츠키는 조잡한 자연주의로 복귀하여 도덕을 '고등 포유류' 사이에서 발견되는 '사회적' 장치로 돌려버렸다.(카우츠키 1906) 그러나 레닌은 역사적 과정에 적극적이고 광범하게 개입할 실천적인 필요성 및 러시아의 후진적 상황에 직면하여, 사회주의적 윤리학에 계급투쟁과 프롤레타리아의 승리를 추진시키고 가속화시키는 임무를 부여하였다.

도덕은 기존의 착취 사회를 파괴하고 새로운 공산주의 사회를 건설하며, 프롤레타리아트를 중심으로 하는 모든 근로인민들을 결합하는데 공헌해야 하는 것이다.(Lenin 1920)

이러한 정의를 은연중에 그 배경으로 하는 명제는 분명히 '공산주의 사회'가 도덕적으로 현존 자본주의 사회보다 우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윤리학의 철저한 도구화는 수단과 목적 사이의 관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콜라코브스키(1960, pp.225∼37)는 (진정으로 인간적인 사회와 같은) 도덕적 목표를 실현하는 데는 원칙상 부적절한 수단들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진보를 실현하기 위한 불가피한 수단(마르크스의 인도에 관한 논문에서처럼)으로 '악'을 회고조로 정당화하는 것은 혁명적 정당에 의한 '악'의 의도적인 도모 및 이용과는 원칙적으로 다른 것이다.(→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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