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수용소 强制收容所] (Concentration Camp)
특정 부류의 사람들이 주로 정치적인 이유나 인종적 이유로 정규 감옥제도 밖에서 비인간적인 생활조건하에 구금되어 있는 장소를 말한다. 정규적인 재판 절차를 거치지 않고 수용소에 구금된 사람들은 보통 수용소 당국이 자행하는 폭력과 강제노동에 시달리며 많은 경우 목숨을 잃기까지 한다. 수용소는 대개 막사, 텐트, 임시가옥 등으로 이루어지며, 감시탑과 철조망에 의해 둘러싸여 있다.
근대적인 강제 수용소는 19세기 말 처음 출현하였다. 1898년 미국-에스파냐 전쟁 당시 에스파냐군은 쿠바에서 강제 수용소를 운영하였으며, 영국도 1899~1902년 남아프리카에서 벌어진 보어 전쟁 동안 트란스발과 케이프 식민지에 민간인들을 강제 수용소에 구금하였다. 20세기 전반기에 강제 수용소는 신생 사회주의 국가였던 소련에서 크게 확대되었다. 볼셰비키 정부는 1918년 ‘반혁명 분자’를 구금하기 위해 강제 수용소를 설립하였다. 이 강제 수용소는 1920년대 말 이후 이른바 ‘계급의 적’과 ‘인민의 적’을 일소하기 위한 테러가 비밀경찰에 의해 광범하게 자행되면서, 주로 동부 시베리아와 극북(極北) 지역을 중심으로 소련 전역으로 확장되었다. 1953년 스탈린(J.Stalin)의 사망과 함께 굴라그(Gulag)라고 불리던 이 강제 수용소가 해체되었을 당시, 그곳에서는 250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노예 노동에 시달리며 생활하고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독일의 나치 정부와 일본의 군국주의 정부도 유럽 전역과 인도차이나, 만주 등지에 강제 수용소를 설치하였다. 이곳 수감자들 역시 노예 노동에 시달렸으며, 상당수가 가혹행위와 영양실조, 질병, 생체실험 등으로 사망하였다. 특히 나치스는 아우슈비츠(Auschwitz)를 비롯하여 주루 폴란드의 여러 지역에 절멸 수용소를 세웠고, 약 600만 명의 유대인을 독가스 등으로 살해하였다. 한편, 미국도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주로 미국 서부 해안에 거주하던 12만 명의 일본계 미국인들을 미국 내륙 쪽에 설치한 ‘재이주센터(relocation center)’라는 이름의 수용소로 강제 이주시켰다. 중국에서는 1966~1969년의 문화혁명 기간 수백만 명이 ‘재교육’을 위해 수용소로 보내졌으며, 캄보디아에서는 1976년 폴 포트(Pol Pot)가 집권한 후 약 100만 명에 이르는 민간인이 ‘재교육’ 수용소에서 사망했다. 1992~1995년의 보스니아와 헤르체고비나에서의 전쟁 동안 벌어진 ‘인종청소’ 와중에서는 세르비아 군당국이 수천 명의 이슬람교도와 보스니아의 크로아티아 민간인들을 수용소에 구금하였다.
21세기에 들어서서도 강제 수용소는 여전히 존재하였다. 2002년에는 미국 군당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테러 활동과 연관되었다고 의심되는 사람들을 무조건 체포하여 쿠바의 관타나모 만에 위치한 수용소에 강제 구금하였다.
[참고문헌] Khlevniuk, O. V., The History of the Gulag： From Collectivization to the Great Terror (New Haven, London： Yale University Press, 2004). Sofsky, W„ The Order of Terror’. The Concentration Camp. (Princeton, NJ：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97).
출처 : 『역사용어사전(Dictionary of Historical Terms』, 서울대학교
역사연구소,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1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