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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奇蹟] (Wunder )

헤겔은 기적에 대해 초기부터 후기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비판적이었다. 그것은 기적이 객관적으로 있을 수 없다는 과학과 '지성의 계몽'의 입장에서의 비판이 아니라, 오히려 어떤 현상을 기적으로 바라보는 태도 그 자체, 즉 기적신앙이 참된 신앙이 아니라는 신앙론의 견지에서의 비판이다. 원래 "객관적인 기적이라는 것은 하나의 모순이다"[『초기신학논집』(놀) 364]. 왜냐하면 '객관적'이란 '지성의 법칙'에 적합하다는 것이고, 기적이 기적인 까닭은 '지성의 법칙'에 반한다는 점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기적에 대해서는 "주관적 판단밖에 가능하지 않다"[같은 곳].

이에 반해 "지성의 법정"에서 "경험과 자연법칙"[『기독교의 실정성』 보론 1. 215]을 무기로 하여 기적을 비판하고자 한다 하더라도 도리어 기적 옹호론자를 이롭게 할 뿐이다. 왜냐하면 초자연주의자 슈토르도 말하는 것처럼 "역사적이거나 해석적인 논의"[같은 책 1. 216]를 행하게 되면, 성서에 기록되어 있는 기적은 역사적으로 한 번만 일어난 것으로서 인정되어 자연법칙에 의해서 그 가능성이 폐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수의 행위 그 자체가 아니라 그에 대한 "주관적 판단", 즉 "예수의 행위가 제자와 친구에게 있어 기적이었다"[『기독교의 실정성』 1. 116]고 하는 사태를 문제로 해야만 한다.

그러므로 헤겔은 『예수의 생애』에서는 예수의 기적에 대해 말하지 않고 『기독교의 실정성』에서 제자들과 관련하여 기적신앙을 서술했다. 기적신앙의 이러한 주관성은 베른 시대에는 '실천이성'과 '상상력'의 입장에서 파악되었다. 즉 기적신앙은 '실천이성'의 견지에서는 "권위"[같은 책 1. 117]에 대한 예속으로서 비판되었지만, '상상력'의 관점에서는-헤르더의 구약 해석에서 보이는 것처럼-"주관적 진리"[같은 책 보론 1. 202]가 용인되었다.

프랑크푸르트 시대에는 기적신앙에서의 '권위'에 대한 예속이 사랑의 종교에서의 "객관적인 것"의 계기("형태화된 사랑")[『기독교의 정신』 1. 409]의 아포리아로서 고쳐 파악되었다. 개체 예수가 신적인 것과 무리하게 결부되어 그로부터 "정신과 물체라는 가장 완고한 대립"[같은 책 1. 414]의 부자연스러운 합일, 즉 기적도 믿어진다. 기적에서는 '물체'가 '정신'에 의해서 변화되어 "지성의 영역이 정립됨과 동시에 폐기된다"[같은 책 1. 413]는 "부자연스러운 것"이 생기지만, 여기서 '정신'은 '물체'와의 '대립'을 보존하고 있기 때문에, 기적은 "가장 신적이지 않은 것의 표현"[같은 책 1. 414]이다. 이와 같은 기적신앙 비판은 후기에도 기본적으로 유지되지만, 비판의 역점은 "신적인 것의 분열"보다는 "외면적인 것"[『종교철학』 17. 196]에 대한 의거라는 점으로 옮겨지며 비판의 어조도 완화된다.

"자연적 연관에 대한 정신의 폭력에 의한 사건"[같은 책 17. 316]으로서의 기적에 대한 신앙은 "외면적인 것"과 "감각적이고 직접적인 현재"[같은 곳]를 "종교의 진리의 근거"[같은 책 17. 196]로 하며, "정신적인 것을 자기 내에서 인정하지"[같은 곳] 않는 한에서 "신앙의 최초의 우연적 양식"[같은 책 17. 316] 이외에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구보 요이치()

[네이버 지식백과] 기적 [奇蹟, Wunder] (헤겔사전, 2009. 1. 8., 가토 히사다케, 구보 요이치, 고즈 구니오, 다카야마 마모루, 다키구치 기요에이, 야마구치 세이이치, 이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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