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시啓示] (Offenbarung )
헤겔의 정신 개념에는 절대적 정신의 계시가 전제되어 있다. "정신 자신의 본성은 자기를 현시하는 것, 자기를 대상화하는 것이다"[『종교철학』 GW 17. 207]라고 언급되며, "자기를 계시하는 것은 정신 일반에 속하는 규정이다"[『엔치클로페디(제3판) 정신철학』 384절 「보론」]라고도 말해진다. 헤겔은 기독교의 계시 개념을 사용하여 정신을 논하는 것이다. "기독교에서 신은 자기를 계시했다. 즉 신은 인간에게 신이 무엇인지를 인식시켰다. 그러므로 신은 이미 닫혀있는 것, 비밀스러운 것이 아니다"[『역사철학』 12. 27]라든가, "신적 실재의 계시의 기초로부터 출발한 사유하는 정신의 전개는 처음에 감정적, 표상적 정신에 맡겨졌던 것을 결국 사상에 의해서 파악하기에 이르지 않으면 안 된다"[같은 책 12. 27f.]고 헤겔은 말한다.
그리하여 그는 "참된 종교, 즉 절대적 정신을 그 내용으로 하는 종교의 개념에는 종교가 계시되어 있다는 것, 더욱이 신에 의해서 계시되어 있다는 것이 본질에 놓여 있다"[『엔치클로페디(제3판) 정신철학』 564절]고 말한다. 그러므로 계시종교로서의 기독교가 문제로 된다. "계시된 종교는 거기서 신이 철저하게 계시적으로 된 까닭에 계시종교이다"[『종교철학』 16. 88]. 계시종교가 계시된 종교라는 것은 계시가 밖으로부터 이미 주어져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실정적(positiv)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계시의 문제는 이것을 받아들이는 신앙의 문제로 된다. "신이 계시했을 때, 우리는 그 자리에 있었던 것도 신을 본 것도 아니다"[같은 책 16. 148]. 우리는 타자의 증언에 의해서 신을 인식한다. 직접 신을 알 때에도 그것은 "우리의 내적인 하나의 계시"[같은 책 16. 160]이다. 신이 자기를 계시하는 것은 자기를 구별하는 것, 스스로를 근원적으로 분할(판단)하는(urteilen) 것에 다름 아닌바, 헤겔은 "계시하지 않는 정신은 정신이 아니다"[『종교철학』 17. 193]라고 말한다. -이와나미 데츠오(岩波哲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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