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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經驗 ] (Erfahrung , Empirie )

Ⅰ. 인간의 인식의 원천은 〈경험〉 가운데 있다는 것이 베이컨(Francis Bacon 1561-1626) 이래 경험론의 기본적인 입장이었다. 로크는 『인간지성론』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마음은 이성적 사유와 지식의 모든 재료를 어디서 손에 넣는 것일까? 이 물음에 나는 한 마디로 대답한다. 경험에서"[Locke (1960) p. 77]. 이러한 경험론의 입장에 대해 헤겔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지각을 통해서 "유(), 보편적인 것, 법칙"이 발견될 때 거기서 경험이 생긴다.

그러나 경험에서는 단지 현상의 일반성이 파악되는 데 불과하다. 그 연관의 필연성은 명확히 되지 않는다. "경험은 대상이······ 어떻게 있지 않으면 안 되는가, 어떻게 있어야만 하는가를 가르치지 않는다. 이러한 인식은 사태의본질 또는 사태의 개념으로부터만 생겨난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만이 참다운 인식이다"[『뉘른베르크 저작집』 4.209f.; 『철학사』 20. 79, 84 참조].

그러나 다른 한편 철학은 경험과 무관계할 수 없다. 철학은 단지 "있는 바의 것만을 인식하는"[『엔치클로페디(제3판) 논리학』 38절] 것이고, '현실성(Wirklichkeit)'이야말로 그 내용이기 때문이다. 철학은 현실성에 대한 가장 가까운 의식인 경험과 더불어 시작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 그것을 부정하고 그것을 넘어서 고양되지 않으면 안 된다. 경험과학들(empirische Wissenschaften)과의 관계에서 말하면 "철학은 그 전개를 경험과학들에 빚지고 있는 한편, 경험과학들의 내용에 사유가 지니는 자유(선험적인 것)라는 가장 본질적인 형태와 필연성의 확증을 준다"[같은 책 12절].

Ⅱ. 이러한 인식의 원천이라는 맥락을 벗어나 헤겔은 『정신현상학』에서 '의식의 경험'에 대해 말한다. 그것은 자기가 실재적인 지(참된 지)라는 것을 직접적으로 확신하는 '자연적인 의식'이 행하는 경험이다. 이 경험은 한편으로 의식의 "자기상실"[3. 72]을 의미한다. 자기의 직접적인 확신을 전개하여 분명히 드러낼 때 의식은 거기서 자기 지의 비실재성을 발견하고, 자기에 대한 "절망"[같은 곳]을 경험한다.

그 과정을 헤겔은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의식 속에서는 하나의 것[의식]이 다른 하나의 것[대상]에 대해서 있다. 다시 말하면 의식은 일반적으로 지의 계기라는 규정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 다른 것은 오로지 의식에 대해서 있을 뿐 아니라 동시에 이 관계 바깥에도 있다. 요컨대 자체적으로 있다. 이것이 참된 계기이다. 의식이 자기 자신 내부에서 자체로서 또는 참다운 것으로서 언명하는 것을 통해 우리는 척도를 얻는다. 의식 자신이 척도를 설정하고 그것과 자기의 지를 비교, 음미한다"[3. 76]. 의식이 스스로 자기에게 음미를 위한 척도를 갖다 대고 자기의 지의 모순을 분명히 한다. 철학적 사색의 입장에 서는 '우리'는 의식이 스스로 행하는 이러한 비교음미를 그저 '바라보기'만 하면 된다.

자기의 지의 비실재성이 분명히 될 때 의식은 자기 자신을 부정한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부정으로 끝나지 않는다. 의식의 비실재성의 자각으로부터 결과하는 것은 '순수한 무'가 아니라 '규정된 무', 요컨대 모순을 내포한 의식 형태의 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규정된 무', 일정한 내용을 포함하는 무로부터 의식의 새로운 형태가 성립한다. "의식에서, 즉 그 지에서나 또한 그 대상에서 변증법적 운동이 성립한다. 그리고 그로부터 새로운 참된 대상이 생겨나는 한에서 이 운동은 바로 경험이라고 불리는 바의 것에 다름 아니다"[3. 78].

이와 같이 의식의 자기부정의 운동은 새로운 의식 형태로의 이행을 결과하는 한에서 〈경험〉이라고 불린다. 이러한 경험의 이해는 통상적인 경험에 대한 이해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통상적인 이해에서 경험이란 우연히 만나게 된 다른 대상에서 종래의 지를 넘어선 새로운 지가 획득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의식은 오로지 수동적인 것으로서 이해되고 있다. 그에 반해 헤겔에서는 '의식의 전환'이 성립할 때, 그리고 그 전환과 더불어 의식의 새로운 대상이 생겨날 때 경험이라는 것이 말해진다.

그러나 이러한 의식의 전환, 그리고 의식의 새로운 대상의 성립이라는 사태, 다시 말하면 선행하는 의식 형태로부터 새로운 의식 형태의 '발생'은 의식 그 자신에게는 명확히 되지 않는다. 다만 '우리'만이 그 필연적인 연관을 이해한다. 의식이 자기의 단계들을 거치는 것은 이러한 "우리에 의한 부가"[3. 79]를 매개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우리'에 대해서만 명확히 되는 이행의 필연성에 따라서 의식은 그 발전의 길을 더듬어가며, 마침내 이미 자기 자신을 넘어설 필요가 없는 곳에, 즉 '지'의 계기와 '진리'의 계기가 완전히 일치하는 지점에 도달한다. "학(Wissenschaft)에로의 이 도정은 이러한 [이행의] 필연성으로 인해 그 자신이 이미 이며, 내용으로 말하면 의식의 경험의 학이다"[3. 80].

-후지타 마사카쓰()

[네이버 지식백과] 경험 [經驗, Erfahrung, Empirie] (헤겔사전, 2009. 1. 8., 가토 히사다케, 구보 요이치, 고즈 구니오, 다카야마 마모루, 다키구치 기요에이, 야마구치 세이이치, 이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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