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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 유물론(私的唯物論)] (Historical Materialism)

. 사적 유물론은 사회의 발전법칙에 관한 과학으로 사회발전의 가장 일반적인 합법칙성을 구명(究明)하는 것이다. 이 이론은 마르크스의 사회과학이론의 핵심을 차지하는 것으로 역사에 관한 유물론적 해석을 그 내용으로 하며 잉여 가치론과 함께 마르크스주의의 양대 기초를 이루고 있다. 마르크스와 엥겔스에 있어서 역사에 대한 유물론적 관점의 확립은 그 둘의 초기저작과 후기저작 사이의 연속성 문제에 관한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독일이데올로기>>의 저술단계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사실은 대부분이 동의하고 있다. 후일 엥겔스는 <<사회주의-공상에서 과학으로>>의 서문에서 사적 유물론의 역사관을 모든 역사상 대사건의 추동력과 궁극적인 원인은 사회의 경제 발전, 생산 및 교환양식에 있어서의 변화, 계급의 분화 그리고 그들간의 투쟁에서 찾을 수 있다"고 요약하고 있다. 사적 유물론은 사회의 조적편성 및 사회 변혁 과정을 설명하려는 일종의 역사관이다. 따라서 그것이 설명하려는 대상은 개개의 구체적인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사회 일반의 발전은 어떻게 일어나고 그것의 궁극적 원인은 무엇인가라는 점이다. 역사학에서는 개개의 역사사건이 지니는 우연성을 생생하고도 구체적으로 그리고 연대기적으로 수미일관하게 묘사해야 한다. 그러나 사적 유물론은 이러한 구체적인 역사사건에 대하여 역사적 인과관계를 밝힐 목적으로 고안된 이론은 아니다. 사적 유물론은 보다 추상적이고 방법론적인 과학이며 그것의 분석대상은 각 나라, 특정 시기가 아니라 인류사회 일반인 것이다. 여기서 사회를 어떻게 인식하는가가 기존의 역사이론과 사적 유물론을 구분 짓는다. 사적 유물론은 변증법적 유물론을 사회생활의 인식과 사회사의 연구에 적용한 결과로서 나타난 것이며 따라서 사회적 의식에 대한 사회적 존재의 일차성을 승인한다. 즉 사회발전의 법칙은 객관적인 법칙이어서 그것은 사람들의 의지와 의식에 의존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자신이 사람들의 의지와 의식을 규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역사에 관한 숙명론적 해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역사는 자연현상과는 달리 사람에 의해서만 만들어진다. 사적 유물론을 통하여 사회발전의 제법칙을 이해하는 것은 맹목적이며 인식되지 않은 필연성을 인식된 필연성으로 전화시킬 가능성을 부여하는 것이며 그것은 사람들이 의식적인 역사적 활동을 성공리에 수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져다주는 조건인 것이다. 사적 유물론은 종래의 관념론적 역사관과는 달리 사회의 발전이 우연이나 신의 의지와 같은 관념론적인 것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회의 물질적 생활조건의 변화와 관련되어 있음을 밝히고 역사에 대한 인민대중의 역할을 명확히 하였다. 종래의 사관에서는 개인 중심의 역사관을 피력하고 있음에 반하여 사적 유물론은 인류대중의 활동, 즉 생산이 분석의 중심이 된다. 또한 사회진화의 원인을 개인에게서 구하고 인류의 역사적 활동을 관념적 동기로부터 비롯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관념론적 사관과는 달리 사적 유물론은 최후의 결정적 동인을 사회의 물질적 생산력의 변화에서 구함으로써 사회발전의 기본법칙을 객관적으로 밝혀주고 있다.

 

. 사적 유물론에 관한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내용은 마르크스 자신이 쓴 <<정치경제학 비판>>서문에 잘 요약되어 있다. "인간은 그들 생활의 사회적 생산에서 그들의 물적 생산력들의 일정한 발전 수준에 조응하는 일정한, 필연적인, 그들의 의사와는 무관한 관계들, 생산관계를 맺는다. 이 생산관계들 전체가 사회의 경제적 구조, 현실적 토대를 이루며 이 위에 법적이고 정치적인 상부구조가 세워지고 일정한 사회적 의식형태들이 그 토대에 조응한다. 물적 생활의 생산양식이 사회적, 정치적, 정신적 생활과정 일체를 조건 짓는다. 인간의 의식이 그들의 존재를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그들의 사회적 존재가 그들의 의식을 규정하는 것이다. 사회의 물적 생산력들은 어떤 발전 단계에 이르면 그들이 지금까지 그 안에서 움직였던 기존의 생산관계들 또는 이것의 단지 법률적 표현일 뿐인 소유관계들과 모순에 빠진다. 이들 관계는 생산력들의 발전형태였던 질곡으로 전환된다. 그러면 사회적 혁명기가 도래한다. 경제적 기초의 변화와 더불어 전체의 거대한 상부구조가 조만간 변혁된다. 그러한 변혁들을 고찰함에 있어서는 항상 물적인, 자연과학적으로 엄정하게 확인될 수 있는 경제적 생산조건들의 변혁과 인간들이 그 안에서 갈등을 의식하고 싸움으로 해결하게 되는 법률적, 정치적, 종교적, 예술적 또는 철학적, 간단히 말해 이데올로기적 형태들의 변혁을 구분해야 한다. 한 개인이 어떤 사람인가가 그 자신이 무엇을 생각하느냐에 따라 판단되지 않듯이 그러한 변혁기를 이 의식으로부터 판단할 수 없으며 오히려 이 의식의 물적 생활의 모순들로부터, 사회적 생산력들과 생산관계들 사이의 주어진 갈등으로부터 설명해야 한다. 한 사회구성체는 그 내부에서 발전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생산력들이 발전하기 전에는, 그들의 물적 존재조건들이 낡은 사회 자체의 품에서 부화되기 전에는 결코 대신 증장하지 않는다. 따라서 인류는 그가 해결할 수 있는 과업만을 제기한다. 자세히 관찰해보던 과업 자체가 그 해결의 물적 조건들이 이미 주어져 있거나 또는 적어도 생성과정에 처해 있는 곳에서만 출현하기 때문이다. 대체로 말해 경제적 사회구성체가 진보하여가는 단계로서 아시아적 생산양식, 고대적 생산양식, 봉건적 생산양식, 근대 부르주아적 생산양식을 들 수 있다. 부르주아적 생산관계들은 사회적 생산과정의 마지막 적대형태이다. 개인적 적대의 의미에서가 아니라 개인들의 사회적 생활조건들로부터 발생하는 적대의 의미에서 적대적이라고 하는데, 부르주아사회내에서 발전되는 생산력들은 동시에 이 적대를 해결하기 위한 물적 조건들을 창조한다. 따라서 이 사회구성체와 더불어 인간사회 전사(前史)는 종결된다.“

 

. 여기에서 핵심 전제가 되는 것은 역사상의 다양한 사회경제적 생산조직은 생산력의 발전에 따라서 발생, 소멸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생산력은 생산수단 뿐만 아니라 노동력도 포함하는 개념이다. 생산관계는 생산과정에서 생산력과 인간을 결합시킨다. 관계에는 실제 생산과정을 진행시키는 데 필요한 기술적 관계와 법률적으로는 소유관계로 표현되는 경제적인 통제관계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사적 유물론에서는 생산력이 끊임없이 발전한다는 것이 전제되어 있는데 이러한 생각의 이면에는 인간은 그들이 한 번 획득한 것을 잃어버리지 않는다는 것이 전제되어 있다. 획득된 문명의 과실을 유지하기 위해 인간은 그들이 이륙한 생산력을 축적하고 지속적인 진보를 이루기 위해 그들의 생산양식을 변화시켜나갈 것이다. 이 생산양식을 마르크스는 생산의 기술적 특성 또는 방법이라는 제한된 의미로 사용하기도 하였지만 보다 일반적으로는 일정한 소유관계 내에서 진행되는 생산의 사회적 체제 혹은 양식'이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이때 생산관계는 생산력 발전의 질적인 방향에 영향을 주지만 기본적으로는 생산력에 의해 생산관계가 결정된다. 최근 일부 마르크스주의자 중에는 생산력의 지배적 지위를 부정하고 생산력과 생산관계는 상호 결정된다고 주장한다. 또한 마르크스도 생산관계가 생산력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 국면이 있음을 인정 하였다. 그러나 그가 기본적인 결정요인으로 생산력을 들고 있었음은 분명하다. 사회의 법적, 정치적 제도는 마르크스에 있어서는 상부구조적인 것으로 인식 되었으며 그들의 기본적인 성격은 토대를 이루는 기존의 경제구조의 성격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관계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며 역으로 상부구조가 토대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상부구조에 있어서도 법적, 정치적 제도에 대한 경제의 지배는 상대적으로 직접적이지만 기타의 영역, 즉 문화, 의식 등에 대한 영향력은 일반적으로는 우회적으로 나타난 다. 이상을 간단히 도식화하면 생산력생산관계정치적·법률적질서각종의 관념적 질서라는 관계가 성립한다. 이들 간에는 물론 상호작용이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전자 쪽이 궁극적 결정요인을 이룬다는 것이다. 사회변혁도 결국은 이러한 관계들 사이의 모순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사적 유물론의 관점은 "물질적 생산력이 사회의 기초이며. 그것의 발전이 변혁의 동인이다"라는 말로 요약될 수 있다.

 

. 사적 유물론에서 사회발전의 이론과 함께 또다른 핵심적 중요성을 갖는 것이 계급투쟁의 이론이다. 물론 사회변혁의 동인이 궁극적으로는 생산력과 생산 관계의 모순에 귀착되지만 그것은 항상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 즉 서로 상반되는 이해를 가진 사람들 사이의 관계로 나타나고 이것은 계급간 투쟁으로 현상 한다. 이 투쟁이 바로 사회변혁을 지향하며 전개되는 것이다. 이 사실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사적 유물론을 소박한 경제환원론에 빠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계급은 그 개인이 생산관계상에서 차지하고 있는 역할에 의해 결정된다. 사회의 주요한 생산수단이 특정 인간집단에 의해 소유되어 있는 계급사회에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생산관계는 생산수단 소유자계급과 직접생산자계급 사이의 관계라는 형태를 취한다. 사적 유물론의 중심명제의 하나는 계급적 지위가 그 구성원의 특정한 의식 또는 세계관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바로 이 제() 계급의 상이한 물질적 이해가 계급투쟁을 이끄는 것이다. 생산력의 발전이 생산관계와 모순되기에 이르렀을 때 착취계급은 낡은 착취제도의 유지를 고집하지만 생산력 발전의 담당 추진계급은 새로운 생산관계의 수립을 요구하게 된다. 이 경우 지배계급의 정치기구나 이데올로기는 낡은 토대를 수호하기 위해 강력하게 반작용을 한다. 따라서 이 시기에 있어서 선전적 이데올로기의 선전 및 정치기구의 도입 등은 낡은 체제를 타파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요건이 된다. 사적 유물론은 마르크스주의의 핵심적인 주제여서 그것의 해석을 둘러싼 많은 논의가 존재 한다. 그러나 우리는 최소한 다음 두 가지의 사적 유물론에 대한 소박한 이해방식에 대해서는 비관할 수 있을 것이다. 사적 유물론은 모든 구체적인 역사사실을 설명하기 위해서 고안된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것이 다루고 있는 분석대상의 추상수준은 대단히 높은 것이다. 따라서 어떤 역사적 우연성외 설명에 사적 유물론이 적합하지 않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사적 유물론의 타당성을 부정하려는 것은 잘못된 비판이다. 또한 사회과학 이론으로서의 사적 유물론을 철학 적인 결정론 또는 숙명론으로 환원시키는 것도 곤란 하다. 예를 들면 앞의 인용문에 언급된 인류역사의 발전단계들도 사회 일반에 적용되는 사회경제적 발전 법칙으로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모든 나라가 예외 없이 거쳐야 하는 것으로 이해할 필연성은 사적 유물론 이론체제 내에서는 찾을 수 없다. 과학적 사회주의, 변증법적 유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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