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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츠키주의 ] (Trotskyism)

다른 모든 중요한 사상 학파와 마찬가지로 트로츠키주의도 각각의 역사적 상황에서 부각되는 서로 다른 측면을 가지고 다양하게 해석되고 있다. 트로츠키주의의 초석이 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영구혁명론이다. 이 이론은 원래 마르크스가 재창한 것으로서 트로츠키가 1906년 재정립하여 러시아에 적용하였으며, 그 후 1928년에 더욱 정교하게 정립하였다. 트로츠키는 사회주의로의 이행을 여러 수준과 다양한 사회구조-봉건적, 저발전, 전자본주의적 구조-속에서 진행되며 각기 다른 역사적 분기점에서 발생하는, 내적 연관성과 상호의존성을 가진 일련의 사회·정치·경제적 대변동으로 보았다. 이러한 '불균등 결합 발전'은 반봉건적 부르조아 단계에서 반자본주의적 사회주의 단계에 이르는 상황과 그 자체의 동력에 의해 추진된다. 그러한 과정에서 그 발전은 지리적 및 인간이 만든 한계를 초월하고, 세계적인 규모로 무계급 및 무정부 사회의 건설을 향해 민족적 단계에서 국제적 단계로 나아갈 것이다. 혁명이 비록 하나의 민족적 기반 위에서 시작되지만,(그리고 혁명적 국가에서 일정한 기간까지 고립을 요구할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불가피하게 국제 무대의 다른 부분에서 전개될 다음 막이 뒤따르는, 드라마의 제1막만을 이룰 뿐이다. 따라서 국제주의-혁명의 영구성의 부차적 측면-는 트로츠키주의의 지울 수 없는 특징을 이룬다.
트로츠키의 이론은 그것이 창시된 나라에서 스탈린의 '일국 사회주의론'과 격렬하게 부딪쳤다. 트로츠키주의는 용어 그 자체가 모순이며, 소비에트식 사회주의가 지배적인 세계에서는 모든 이단 중의 이단으로 추방되었다. 그러나 트로츠키의 이론은 러시아 밖에서는 살아 남았으며, 비록 그 이론에 적대적인 민족주의의 성장과 경쟁하지 않으면 안되었지만, 특히 1960년대 이후에 부활된 사회주의 의식의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1938년에 트로츠키에 의해서 창설된 제4 인터내셔날(→인터내셔날)은 혁명을 촉진하는 기구로서는 효율적이지 못했지만, 트로츠키주의의 근본 목적에 대한 세계적 규모의 광범위한 논쟁과 현하의 올바른 혁명 전략을 모색하는 수많은 트로츠키주의 단계들의 탄생에 자극제가 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선진화된 서구에서 계급투쟁의 교착 상태(→계급투쟁)와 아시아·아프리카 민중들의 민족 및 사회의식의 자각은 혁명의 영구성에 대한 확인으로 해석될 수 있다. '후진'국가에서의 해방 운동은 누가 그 혁명의 주요한 결정적인 담당자로 간주될 수 있는가에 대한 새로운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즉 고전적인 마르크스주의(그리고 트로츠키주의)가 가정했던 산업 프롤레타리아인가 또는 1948∼9년 중국에서 드러난 것과 같이 혁명을 농촌으로부터 도시로 이전시켰던 농민(→모택동)인가 하는 것이다.
트로츠키주의에 따르면 계급 없는 사회주의 사회는 기존의 질서에 대한 혁명적 파괴 없이는 도래할 수 없다. 트로츠키주의는 투표함을 통한 개량적인 의회 방식을 환상이라고 거부한다. 피착취 계급은 경제적 지배를 고수하고 있는 유산계급에 대항하는 투쟁이 없이는 권력을 쟁취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계급투쟁에서 프롤레타리아트의 승리는 트로츠키주의적 체계에서 볼 때 '프롤레타리아 독재'의 확립에 의해 보호된다. 이 개념은 트로츠키에 있어서 (마르크스와 엥겔스에게 있어서와 마찬가지로) 정부의 한 형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한 계급의 사회·정치적 지배를 의미한다. 따라서 그는 서구의 의회민주주의를 부르조아 독재, 즉 유산계급에게 지배권을 보장하는 체제로 간주하였다.
프롤레타리아 독재는 트로츠키가 혁명에서 지도적인 역할을 부여했던 프롤레타리아 정당에 의한 권력의 장악을 통해 확립될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당은 프롤레타리아트로 대치하거나 일단 과업이 완수되기만 하면 기능을 정지하도록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경고하였다. 프롤레타리아 독재 하에서 프롤레타리아 민주주의는 모든 노동자들에 의해 자유롭게 선출된 합법적인 소비에트당의 대표자들로 이루어진 소비에트(→평의회)에 의한 정부의 효과적인 통제에 의해 보장될 것이다. 친(親)부르조아적 요소들을 포함한 소비에트당들은 생산과 분배의 사회주의적 조직에 기초한 노동자 국가의 정체(政體)를 존중하고, 그것을 전복하려는 폭력적 시도에 참여하지 않는 정당이다. 그와 더불어 프롤레타리아트의 주권은 공장위원회를 통해 생산이 이루어지는 시점에서 산업을 노동자들의 통제와 관리 하에 둠으로써 보장된다. 이러한 생산자 연합은 분배를 통제하고 소비재의 가격을 관리하는 소비자 연합에 의해 보완된다.
혁명적 정당에 대한 트로츠키의 개념은 일관성이 없으며 역사적 시기에 따라 변하였다. 오늘날의 트로츠키주의자들 중의 몇몇 그룹은 레닌의 엄격한 중앙집권적 원칙에 대한 트로츠키의 청년 시절(1917년 이전)의 비판에 주목하고 정당을 광범위하고 느슨한 조직으로 보았다. 다른 사람들은 레닌의 중앙집권주의에 대해서는 완전히 반대하지 않으면서, 1923년 이후와 스탈린화된 소비에트 당의 관료주의적 독재에 맞서 투쟁하던 동안에 쓰여진 트로츠키의 저서들에 언급되어 있는 민주적 형태의 정당을 보다 강조한다. 그 이외의 몇몇 사람들은, 물론 소수이기는 하지만, 레닌의 중앙집권주의를 강력하게 고수하고 트로츠키에 있어서 가장 중앙집권주의적인 시기였던 1917∼23년에 주목하고 있다.
다원론적인 사회주의 원칙과 노동자들의 통제의 필연성에 대한 신념은 트로츠키주의를 신봉하는 대부분의 그룹에 공통적인 것이다. 또한 소련을 사회주의 사회로 간주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그들은 소련의 본질을 정의하는 데 있어서는 견해가 분분하다. 두 개의 주요 사상적 흐름이 부각되고 있다. 첫째는 트로츠키가 말했던 것처럼, 비록 퇴보의 과정을 겪었다해도 소련은 아직 노동자의 국가라고 주장하는 경우이고, 둘째는 소련에는 노동자국가적인 잔재가 전혀 없으며 그러한 체제는 국가 자본주의라고 하는 주장이다. 셋째는 널리 퍼지지는 않았지만, 소련 진영을 새로운 유형의 독특한 구성체로 보는 견해이다. 이러한 이론적인 개념들은 대체로 소련에 대한 트로츠키주의적 반대 입장의 특질을 규정한다. 여기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가 제기된다. 소련이 스탈린주의의 흔적을 탈피하고 위로부터의 점진적인 개혁, 즉 밑으로부터 압력이 대두되는 개혁을 통해 사회주의의 길로 들어설 거인가, 아니면 레닌과 트로츠키 그리고 볼세비키가 1917년에 수행하기로 계획했던 것을 달성하기 위한 밑으로부터의 대격변이 필요한 것인가? 소련 사회의 민주화를 촉진하기 위해 서구의 정부와 여론이 소련 정부에 행사할 수 있고 행사해야 하는 압력-경제적, 정치적, 도덕적-의 정도와 형태에 관한 관점의 차이가 또한 존재한다. 이것은 두 세력권 사이의 관계에 대한 평가와 관계가 있으며, 결국 오늘날 트로츠키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사람들의 정치적 행위와 관련되어 있다.
트로츠키주의는 고전적 마르크스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고전적 마르크스주의와 같이 기본적인 모순, 즉 혁명적 발전에 대한 전망과 계급투쟁의 실제적인 과정 간의 모순에 직면해 있다. 계급투쟁이 격화되고 지배계급이 혁명의 망령에 사로잡혔을 때는 언제든지 그러한 망령을 준 이름의 하나가 바로 트로츠키주의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 망령을 쫓아내려고 노력한다. 중국에서는 물론이고 소련과 소련의 영향권 하에 있는 지역에서 이러한 망령은 아직도 궁지에 몰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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