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절하] (Devaluation)
국가화폐단위의 가치 기준으로 규정된 금량을 법으로 감소시켜서 타국의 통화에 비해서 그 교환가치를 상대적으로 하락시키는 것. 부르조아정부들은 경제적 혼란(국제수지의 위기, 국내와 해외시장에서의 자국상품의 경쟁력감소, 정상적인 화폐유통과 신용관계들의 교란, 재생산과정의 혼란)을 노동대중의 희생 속에서 종결짓고자 평가절하를 사용하는데 이는 통화의 구매력감소가 인플레이션의 상승과 생활수준의 저하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제 1차 세계대전 이전의 아직 자본주의의 전반적 위기가 나타나지 않던 시기-즉 금˙은화가 지폐와 함께 유통되고 은행권의 금태환이 이루어지던 시기-에는 평가전하가 은행권의 과잉발생에 따라 나타난 지폐가치의 하락을 해결하고자 할 때 사용되던 통화안정화의 도구였다. 평가절하가 실시되면 통상적으로 금에 대한 지폐의 교환비율이 곧이어 회복되었다. 자본주의의 전반적 위기의 시대에 현저하게 나타난 특징 중의 하나는 자본주의적 화폐˙금융체계상의 혼란이 점증하고 있다는 점이다(「통화위기」참조). 1922-33년의 대공황 이후에는 평가절하를 실시한 이후에도 금˙은에 대한 지폐의 교환비율이 회복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제 더 이상 그것을 통해서 각국의 통화를 안정시킬 수는 없게 되었다. 제2차 대전 이후에는 자본주의 국가들 내에서 일어났던 화폐의 정기적인 평가절하-대개는 여러 국가들 내에서 동시에 발생했다-에서 볼 수 있듯이 자본주의의 금융체계 및 재정체계상에서 위기가 더욱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49년과 1967년에 일어났던 평가절하가 바로 이러한 경우-다수 국가에서 동시에 평가절하가 실시되는 경우-인데 이 당시에는 금 보다는 오히려 미국의 달러화에 대한 평가절하였다. 1970년대 초반에 미국은 사상 유례없는 규모의 경제군사화와 세계 자본주의 시장에서의 미국의 지위쇠퇴로 말미암아 국제수지균형의 급격한 악화를 경험했다. 다른 나라들은 엄청난 양의 달러화를 축적했으며-특히 서유럽에서의 유로달러-반면에 미국은 1971년에 금 보유고가 최저한계선으로 떨어졌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국행정부는 1971년 여름에 달러화의 금태환을 공식적으로 취소하였으며 달러의 금평가지수(gold panty of dollor)를 7.89%줄이고 공식적인 금 가격을 1온스당35달러에서 38달러로 인상했으며 73년 2월에는, 온스당 42.2달러로 10%를 추가 인상하였다. 자본주의 세계의 주요 비축통화인 미국 달러화의 평가절하는 제국주의의 통화˙금융체계를 강타했던 위기에 대한 주요 표출형태였다. 평가절하는 즉각적으로 세계 시장에서의 미국독점체들의 지위를 개선시켰지만, 미국 달러화의 구매력을 더 이상 하락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영국 파운드화와 다른 통화들의 지위도 점차 약회되고 있다. 몇몇 자본주의 나라들-즉 영국, 이태리, 프랑스 등-은 통화˙금융체계의 위기가 점차 심각해짐에 따라 고정환율제를 포기하고 변동환율제를채택할 수밖에 없었다. 변동환율제 하의 환율의 하락은 평가절하에 상응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노동대중의 경우에 평가절하는 물가상승과 그에 수반하는 실질임금의 감소에 따른 생활수준의 더 큰 하락만을 가져올 뿐이다. 선진 자본주의 국가의 통화에 대한 평가절하는 개발도상국 경제에 대해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된다. 왜냐하면 이로 인해서 그들의 순소득이 상당부분 감소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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