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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창작] ((獨 Kunstschaffen, 英 Artistic Creation, 佛 Creation artistique))


미적 향수 또는 미적 관조가 미적 대상을 수용하는 작용과는 반대로 예술창작은 예술작품을 생산하는 활동이다. 양자는 미의식의 수동적이거나 능동적인 활동형식으로 서로 대립하며, 경험적 사실에서 본다면 어떤 의미에서는 반대 방향으로 발전하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미적 체험의 본질적 구조에 관해서는 원리적으로 일치하는 것으로 보고 현대에는 양자의 원리적 동일성을 주장하는 학자가 적지 않다.(예를 들어 코헨, 크로체, 오데브레히트, 베커 등).
예술창작 활동이 본질상 어떤 성질의 활동이며, 어떤 목적을 가지고, 어떤 동인에서 이루어지는가에 대해서는 이제까지 여러 가지 학설이 나타났다. 그 중 중요한 것을 열거하면 (1)모방설; 예술의 본질을 자연 또는 현실 모방이라고 보고 예술 활동이 일어나게 되는 원인을 ‘모방충동’을 가정하는 태도인데, 플라톤ㆍ아리스토텔레스부터 오랫동안 서양 예술사를 지배해 왔고, 19세기 자연주의 이론에 이르러서는 극단적인 형태로 등장했다. 예술창작이 현실 생활을 바탕으로 하여 넓은 의미의 묘사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모방설은 표현의 진실성과 정확성을 요구하는 점에서 기교의 측면을 중시하는 반면, 상상에 의한 자유로운 미의 창조를 경시하는 경향이 있고, 또 조각ㆍ회화ㆍ서사 문예ㆍ연극 등 모방예술에는 비교적 적용하기 쉽지만 음악ㆍ건축 등의 비모방적 예술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2)표출설 ; 예술의 본질을 표현, 특히 감정표현의 표출에 두고 예술 활동은 ‘표출충동’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보는 태도이며, 히른과 같은 경우는 이러한 예술기원론의 주창자인데, 특히 표현주의 발전과 함께 표출의 예술적 의의가 강조되었다. 모든 종류의 예술은 모방예술을 포함하여 어떠한 형태로든 감정표출을 가지고 있고, 일종의 표출운동이 예술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이 측면만을 주목하는 견해는 예술적 표현 고유의 형식부여 또는 형성 작용을 등한시하는 결점이 있다. (3)장식설 ; 예술에서 형식미의 계기를 중요시하여 예술활동의 적어도 하나의 동기로서 ‘장식충동’혹은 ‘형식충동’을 주장하는 태도로, 쉴러를 비롯해 리글ㆍ그로스ㆍ그로세ㆍ브라운(G. Baldwin Brown)들에서 이러한 태도가 보인다. 장식미술은 물론이고 다른 예술들도 많건 적건 장식적 형성에 대한 요구를 가지고서 창작되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이것은 다만 예술창작의 한 측면을 이루는 동기나 계기에 그치는 것이다. (4)유희설 ; 예술을 일종의 유희로 간주하여 그 창작 동기를 ‘유희충동’으로 설정하는 설인데 쉴러, 스펜서, 그로스, 브라운 같은 많은 학자가 이것을 주장하고 있으며, 랑게와 같이 예술을 ‘환상의 유희’로 규정하는 경우도 있다. 예술이 현실 생활과 동떨어진 자기목적적인 활동으로 고유의 쾌감을 주는 점에서 유희와 유사성을 갖고 있는 점은 분명하지만, 이 설은 또 다른 측면에서 예술이 객관적인 작품을 창조하는 노고로 가득 찬 정신적 활동이라는 점을 간과하고 예술을 딜레탕티즘(dilletantism)으로 격하시킬 염려가 있다. 결국 이상의 학설들은 각각 적당한 의의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그 중 하나만을 가지고 모든 예술의 본질ㆍ목적ㆍ기원을 설명하고자 하는 것은 무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예술창작은 예술의 종류에 따라서 두드러진 차이가 있을 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여러 가지 작용 계기로써 구성되며 또한 복잡한 정신활동이기 때문이다. 그 기본구조에서는 모방과 이상화(장식적 미화), 모방(외적대상의 표현)과 표출(내적 체험의 표현), 현상과 형성의 경우같이 대립이 종합ㆍ통일되어 혼연일치된 예술체험의 유기적 전체를 형성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 예술창작 과정은 통상적으로 상당한 시간이 흐르면서 진전되는 것인데, 이것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한다면 대체적으로 다음 네 단계로 구분한다. (1) 창작적 기분(Schaf fensstimmung, produktive od. schöpferische Stimmung) - 창작활동에 임하는 초기에 주어져 예술가의 내면에 막연히 존재하는 감정적 발효상태로, 무형의 소재적 체험내용에서 그 예술적 형성으로 상승하고자 모색하는 긴장 및 노력이 가득 찬 상태로 마음이 채워진다. 이 기분은 어떤 특정 체험에 의해 자연적으로 유발되는 경우가 많지만, 예술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창출되는 경우도 있고, 반면에 뜻하지 않게 예술가에게 갑작스럽게 생기는 경우도 있다. (2) 창작 구상(構想, Konzeption) - 창작기분으로부터 작품전체의 형상이 어렴풋이 떠오르는 단계로, 의지와 사고의 작용을 통해 능동적ㆍ의식적으로 구상을 결합하는 경우와, 영감을 통해 수동적ㆍ무의식적으로 저절로 주어지는 경우 등 여러 가지 유형이 있다. 또 이러한 영감도 여러 가지로 분류된다. (a) 예술가의 뇌리에 갑자기 묘안이 떠오르는 것과 같은 신비적 영감(inspiration mystique) 또는 직접적 영감(unmittelbare Inspiration) (b) 고뇌와 혼미가 극심한 상태를 경험하는 중에 갑자기 떠오르는 열병적ㆍ고뇌적 영감(insp. fiévreuse et douloureuse). (c) 정신의 전체 능력이 어느 한 점에 집중된 결과 정신상태의 이상 고양이 일어나 쉽게 구상이 가능한 ‘구성적’(Konsteuktive) 형태의 영감들이다. 또한 이 외에도 어떤 이데(Idee)를 출발점으로 하여 숙고를 거듭한 뒤 어떠한 구상에 이르게 되는 ‘명상형’(meditativer Typus)영감도 있지만, 이 경우는 이념상이나 일반관념[졸라이나 하는 것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지적 과정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영감의 본래적 의미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또 다른 작품의 이데나 문제에 대한 반응이라는 형태로 착상이 이루어지는 경우를 반응적 구상(reacktiye Konzeption)으로 구별하는 학자도 있다. (3) 내적 정련(inne re Durchfürung) - 이것은 마음 속에 구상된 미완성ㆍ미발전의 심상을 세부적이고 내면적으로 전개하는 상상의 형성활동을 주도적 요소로 하고, 작중 인물에 감정이입과 각 부분의 배치ㆍ관계를 안배하고 조정하는 사고 작용을 보조 작용으로 하여 점차 명료한 형태와 질서를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다. 다만 즉흥(Improvisation)과 같이 이 과정이 거의 생략되거나, 또는 아래 이야기할 마무리 과정과 나란히 순간적으로 완료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경우 이 단계는 예술가가 참담한 고뇌를 되풀이하여 궁리를 집중시키는 단계이며 그러는 중 스케치(Skizze)를 해내기도 한다. 스케치란 어느 정도까지 전개된 상상 형성을 우선 간단한 재료로 잠정적으로 객관화한 것으로, 그 후의 형성과정을 더욱 진전시켜 작품을 완성으로 이끌기 위한 준비 작업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단순히 수단으로서 도움을 줄 뿐 아니라, 그 자체로서도 예술 활동의 비밀을 거칠기는 하지만 가장 순수하고 생기 충만한 근원적 형태로 드러내는 점에서 특별한 묘미와 매력이 있다. (4) 마무리(외적 완성 ; Ausführung) - 이것은 내적 정련에 의해 성숙된 상상형성을 일정한 물질적 소재와 기교에 의해 외적 형상으로 이끌어내어 객관적 산물인 예술품을 완성하는 과정이다. 여기에서는 육체적 작업과 같은 미적인 것 이외의 요소가 창작체험 속에 들어가게 된다. 이 최종단계의 형성 과정은 전단계의 과정이 완료되어야만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부분의 경우 내적 형성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을 때 외적 형성이 시작되며 그런 뒤 양자가 서로 협력해 나간다. 또한 내외 양면 형성이 처음부터 동시적으로 병행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양자는 긴밀한 상호의존관계에 놓여 있으며, 전자가 후자를 지도 규정하기도 하고, 거꾸로 가끔 후자가 전자에 작용하여 이것을 변용시키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최초의 구상에까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다만 작품이 외적으로 실현되기 때문에 창작은 그 자체로 이미 향수ㆍ관조를 내포하게 되며 작가 스스로도 작품의 미적 효과를 음미함으로써 내면 형성에 조정을 가하기도 한다.
이미 이 관계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예술창작은 예술향수와 불가분의 통일관계로 조응하는 미적 가치체험이지만, 미적 수용의식과 달리 소정의 목적을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자연 재료를 가공하는 일종의 기술적 활동이다. 예술가는 그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 한편으로는 특수한 소질을 갖추어야 하고, 또 특수한 숙련을 쌓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중 후자는 각종 예술에 대해서 어느 정도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정할 수 있는 기법의 법칙에 따라 학습함으로써 점차 향상시킬 수 있지만, 전자는 다르다. 예술적 창조에 적합한 능력에는 여러 가지 단계적 차이가 있는데 태어나면서부터 보통 사람의 한계를 명백히 뛰어넘는 능력을 가진 인격이야말로 예술창작의 전형이지만, 대체로 창작과정에서는 전반(특히 창작구상 단계)에 천재적ㆍ자연적ㆍ무의식적 요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뒤의 단계로 나아감에 따라 기술적ㆍ목적의식적 요소가 우세해진다. 최근 미학에서는 심층심리학과 정신분석의 입장에서 예술 활동의 무의식적 측면을 조명하려는 시도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와 함께 기술철학이 발전함에 따라 예술 활동을 미의 기술적 생산으로 해석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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