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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주의 예술관 ] ()



주지하다시피 낭만주의는 18 세기말 예나(Jena)를 중심으로 한 문예사조에서 방단되어, 곧 바로 예술 ․ 철학 ․ 종교 등 모든 정신영역에 걸쳐 전개되었던 19 세기의 커다란 정신운동의 하나이다. 때문에 거기서 발견되는 예술관은 단지 실제의 예술활동에서 그것을 중심으로 생겨난 예술사조에 머무르지 않고, 더 나아가 관념론적 ․ 형이상학적 철학 사상을 형성하는 극히 포괄적인 성격을 특색으로 한다. 다른 한편 셸링, 조르기, 슐라이어마허 등 초기의 관념론 철학에 속하는 사상가들은 초기 낭만파 예술가들과 깊은 교분을 맺고 극히 낭만적 경향의 철학사살을 표명하고 있다. 이리하여 일반적으로 낭만주의에서는 예술사조가 철학적으로 심화되는 한편, 철학사상이 예술화되는 경향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되었다. 이 때문에 특히 미와 예술을 논함에 있어 예술가와 철학자의 사상이 서로 깊은 영향을 주고받아, 각각의 영역을 쉽사리 구별해내기 어려운 전체를 형성하고 있다. 이하의 서술에서는 편의상 예술 자체에 직결되는 입장에서 생겨난, 예술가에 의한 예술관만을 이 항목에서 취급하고, 보다 체계적인 입장에서 개진된 철학자의 미학 사상은 피히테에서 헤겔로 발전하는 관념론 철학의 일환으로서 다음 항목에서 다루기로 한다. 그러나 이 양자는 상술한 바와 같이 본래 대단히 밀접한 상호 관계를 맺고 있다.

1) 1797 년에 나타난 바겐로디(Wilhelm Heinrich Wackenroder,1773~98)의 d『예술을 사랑하는 한 수도승의 심정 토로』(Herzenserg-ießungen eines Kuns -tliebenden Klosterbruders, 1797)는 최초로 독일 초기 낭만주의 예술관을 가장 소박한 형태로 표명한 것이다. 바켄로더에 의하면, 예술은 종교적인 계시데 지나지 않는다. 참된 예술은 신을 열렬하게 사랑하는 예술가의 마음에서 솟아나는 것이고, 거기서 행해지는 예술가의 행위는 본질적으로 신에 대한 종교적 봉사라고 한다. 예술은 인간의 감각과 정신 모두에 작용을 가하고, 인간의 이러한 모든 기능을 융합함으로써 천상적(天上的 )기적을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으로 변화한다. 예술을 통한 이러한 계시는 단지 경건한 마음에 의해서만 파악될 수 있다. 이와 같은 견지에서 바켄로더는 창작이 하나로 용해되어 있던 이상적인 예술가의 예로서 라파엘로와 뒤러를 들고 그들의 예술에 열렬한 찬미를 바친다. 특히 당시에 아직 인정되지 않고 있던 뒤러의 위대함을 대담하게 주장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 밖에 그는 소박한 애국심을 가지고 고대의 독일 문학 등 게르만적 예술유산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주장하여 그 후의 운동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2) 형이상학적 절대자를 희구하는 낭만적 정열로 가득찬 이 사상을 필두로 하여, 곧 이어 쉴레겔 형제를 중심으로 한 낭만주의 운동이 예나에서 탄생했다. 형인 아우구스트 빌헬름 쉴레겔(August Wilhelm Schlegel,1767 ~1845)은 일찍부터 고전과 근대문학에 친숙하였고 , 베를린과 빈에서 행해진 두 개의 강의 『문예와 미술에 대하여』(Uber schöne :iteratur und Kunst, 1801~1804), 『극예술과 문학에 대하여』(uber dramatische Kunst und Literatur,1804)와 다수의 평론을 통한 그의 박식한 지식으로 아우인 프리드리히등의 낭만주의 이론을 정리해 주고 낭만주의예술의 역사적 의의를 명확히 하였다. 그의 예술론 중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시에 대한 상징주의적 해석일 것이다. 그에 의하면 시는 이성이 아닌 상상에 의한 사변이고, 상상이 사용하는 싱징의 언어에 의해 마력적 세계를 표현한다. 시의 언어는 약속된 기호로 되어 있는 보통의 언어에 대해서 그것이 원시적 상태에서 구현하고 있던 생생한 상징성을 다시금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그는 고금의 문학에 대해 탁월한 이해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또한 중세 이후의 외국문학을 소개하는 데에도 진력하였다. 특히 셰익스피어의 방대한 번역을 시발로, 단테와 카르데론 등 근대 문예의 결작을 소개했던 것은 낭만주의 운동에 대한 커다란 공헌이었다. 왜냐하면 원래 낭만주의의 이론은 이러한 근대문예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하여, 고전주의 문예와는 다른 독자적 성격을 ‘낭만적인 시’로써 파악하는 데서 출발하여 점차 새로운 문예운동으로 성장한 것이기 때문이다.

3) 형인 빌헬름과 함께 초기 낭만주의 이론의 주창자로서 주목받는 프리드리히 쉴레겔 (Friedrich Schlegel,1772~1829)은 그의 청년시절을 그리스 ․ 로마의 고전예술 연구에 바치고 철저한 고전주의적 문예관을 가지고 출발한다, 장현의 논문 『그리스문예의 연구에 대하여 』(Über das Studium der griechischen Poesie, 1794~1795)와 미완성의 노작『그리스 ․ 로마 문예사』(Geschichte der Poesie der Griechen und Römer,1798)등이 그 당시의 사상을 대표하는데, 여기서 이미 그의 역사에 대한 독자적 태도가 명확하게 나타난다. 즉, 그는 역사적 사실을 경시하는 비역사적 이론주의와, 역사적 사실을 단순히 나열하는 역사적 상대주의, 이 양자의 폐해를 척결하여 역사의 객관적 사실을 질서정연하게 발전된 유기적 전체로서 파악하려고 한다. 따라서 문예의 역사는 어디서나 상호 연관되고 조직화된 전체이며, 많은 예술세계를 포괄하는 동시에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으로서의 통일을 지니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예술, 특히 문예의 발전은 시대의 발전과 무관한 것이 아니라 역사의 발전과정과의 필연적 관련 속에서 그 본질을 전개하는 것이라는 관점을 갖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헤겔의 역사주의를 선취하고 있는 이러한 통찰은 그의 예술론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시대가 흐름에 따라 예술도 시대의 변화와 함께 이전 세대와는 다른 이상을 갖을 수 있다고 볼 때 고전기 이후의 근대문예가 고전적인 미의 이상에 따라 일률적으로 규정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쉴레겔도 처음에는 고전예술의 절대적 우위를 확신하면서, 근대문예가 일반적으로 완성을 요구하는 미의 이상에 어긋난다는 점을 지적하고 근대문예에 오히려 부정적인 평가를 가했다. 즉, 고전예술에서는 칸트가 말하듯이 모든 관심에서 분리된 객관적인 미가 실현된 데 비하여, 근대문예에서는 주로 주관적 관심을 전제로 하는 특성적인 것의 표현이 추구되어 순수한 미의 이상은 더 이상 발견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미 말했듯이, 쉴레겔이 명확한 역사주의적 관점을 취하게 됨으로써 근대 문예의 이상도 한층 적극적으로 파악되기에 이른다. 고전예술은 행복하고 조화로운 시대의 산물로서 비로소 생겨난 것이고, 이 조화가 이미 사라져버린 근대에서 예술의 이상은 더 이상 조화의 미가 아니라 조화를 추구하는 ‘힘’에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역사주의적 예술관은, 쉴레겔의 관심이 고전예술의 경향으로부터 새로운 문예운동으로 향하게 됨에 따라 낭만주의 예술의 의미와 역사적 필연성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기 위한 유력한 근거가 되었다.
1798 년 슐레겔은 형 빌렐름과 함께 낭만주의 운동의 기치로서 잡지『아테네움』(Athenäum, 1798~1800)을 창간하고, 이후 적극적으로 낭만주의 예술론울 전개한다. 우산 그 창간호에 실려있는 『단편』(Fragmente)에서 “낭만적인 시란 점차로 진전되는 보편적인 시이다.”라는 유명한 정의가 제시되었다. 쉴레겔에 의하면, 낭만적인 시는 아직은 생성 과정에 있지만, 그것은 결코 완성되지 않고 항상 성장하는 것을 그 본질로 한다. 고전예술이 미를 유한한 기반 위에서 성취하는 것이라면, 낭만적인 시에 관한 사상은 『시에 관한 대화』(Gespräch über die Poesie, 1800)를 필두로 하여 많은 단편에서 엿보이는데, 그 어느 경우든 ‘낭만적’이라고 하는 것은 위에서 말한 ‘근대적’ 혹은 ‘특성적’과 거의 같은 뜻이며, ‘고전적’과 대립되는 근대예술의 특성을 나타내는 말이다. 이러한 의미에서의 ‘낭만적’을 ‘고전적’보다 한층 중요시하고 거기서 새로운 예술의 가능성을 개척하려고 하는 입장이 곧 ‘낭만주의적’예술 및 예술관을 형성하고 있다.
낭만적인 시의 이상은 목표에 도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무한의 저편에 있는 목표에 육박하는 자아의 힘에 있다. 그 목표가 유한한 존재로써는 도달될 수 없는 것임을 자각하면서도, 낭만적인 정신은 진지한 열의로써 끊임없이 그 무한을 추구한다. 그리하여 고통을 감춘 동경과 끝없는 사랑이 낭만주의 예술을 생겨나게 하는 기본적인 정조로 되는 것이다 쉴레겔에 의하면 이 낭만주의적 정신은 다른 한현 아이러니(Ironie)라는 독특한 태도를 지님으로써 스스로를 초탈하고 그리하여 그 한없는 동경을 고요히 관조하는 보다 높은 자아로 고양된다. 아이러니에서 주관은 어떠한 형식에도 안주할 수 없고 자유로운 기지(機智)력에 의해 유한한 현실 위를 부유하며, 그 카오스를 소위 예술적으로 구성하여 눈앞에 보여준다. 결국 아이러니란 무한한 자유를 향락하는 창조적 정신의 자기의식이다. 쉴레겔은 이 아이러니의 개념으로 낭만적인 시의 특성을 표현하려고 하였다. 낭만적인 시는 아이러니에 의해서 ‘선험시’(Transzendentalpoesie)로 고양된다. 선험철학에서는 선험적 진리의 체계와 함께 그것을 유발시킨 선험적 사고의 성격이 드러난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선험시에서는 시의 작품과 동시에 시작(詩作)하는 주관의 태도 자체도 표현된다. 이러한 시는 작품으로서 하나의 시임과 동시에 항상 ‘시의 시’(Poesie der Poerie) 이지 않으면 안 된다. ‘시의 시’는 시인이 아이러니의 자유로움에 의해서 시작하는 자신을 일단 분리하여 포착되지 않는 높은 곳에서 자신을 조망하고 그 초월적 태도를 시작 자체에 반영시킴으로써 생겨난다. 다른 관점에서, 이 개념은, 세계에 산재해 있는 시적인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도 파악될 수 있다. 슐라이어마허등의 영향을 받아 모든 유한존재에서 무한자의 광휘를 인정하는 태도로 나아갔던 쉴레겔은 문예의 한 형식으로서의 시 이외에도 지연의 만물을 통해 말없이 이야기되는 신의 시를 구별하고, 이것을 ‘시의 시’의 실체라고 이해했다. 이러한 시는 문예에 한정되지 않고 모든 예술에 공통되며 예술의 혼으로 된다. 이리하여 쉴레ㅅ겔은 ‘아이러니’· ‘선험시’ · ‘시의 시’ 등의 개념을 사용하여 낭만주의에 독특한 고차적인 의미에서의 ‘시’의 개념을 수립하였다.

4) 노발리스(Novalis)라는 필명으로 알려진 프리드리히 폰 하덴베르크(Friedrich von Hardenberg, 1772~1801)는 한층 더 독자젹 입장에서 낭만주의적 색채를 강하게 띠었는데, 그는 이 ‘시’의 개념을 시적 관념론이라고도 할 수 있는 철학적 세계관을 구성하는 것으로서 규정하였다. 그에 의하면 시야말로 순수한 절대적 현실이며, 모든 것은 시적이면 시적일수록 그만큼 더 진실한 것이다. 시와 철학은 모두 정신 내부에 있는 무한한 우주를 그 총체성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상호간에 본질적인 차이는 없다. 철학은 시에 선향하며 완전한 시의 본질을 명확히 해주는 유일한 이론이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시 속에 동화 · 흡수됨으로써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거기서는 지성과 감성의 구별도, 생산과 수용의 구별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외적인 현실인식과 내적인 우주가 여기서 성립된다. 자연의 현상은 철저히 영적인 것으로 변하게 되고 정신적인 것이 형상으로 나타난다. 사물과 정신 간에 이와 같은 완전한 감응이 성립했을 때, 이 기적 - 노발리스는 이것을 종종 마술이라고 부른다.- 을 성취시키고 신비적인 세계상을 구성하는 창조하는 힘이 바로 시이다.
노발리스에 의하면, 이 근원적인 시의 세계는 인간이 꾸는 꿈의 세계에서 직접적으로 계시된다. 꿈꾸는 낭만적 정신 속에서 꿈은 단순히 현실에서 일탈한 것이 아니라 현실을 보다 근원적인 진리로서 계시하는 영감의 근원이다. 이러한 계시는 논리적인 연관에 기초하는 보통의 언어를 매개로 해서는 결코 표현될 수 없다. 그것은 일종의 미묘한 연상 작용을 통하여 연결되는 마술적 언어에 의해서만 전달된다. 낭만적인 시야말로 이러한 환상적 진리의 표현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마치 꿈의 세계에서처럼 모든 대상을 낯설고 먼 것으로 보이게 하면서도, 친숙하고 유쾌한 것으로 느끼게 히는 기술이 낭만적 시작법의 특징이다. 이러한 입장에서 노발리스는 모든 시가 메르헨(Merchen)의 환상적 성격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자신의 대표작『하인리히 폰 오프텔딩엔』(Heinrich von Oferdingen, 푸른 꽃)은 그것을 실천한 것에 다름 아니다.
메르헨은 단어의 의미 연관보다도 단어 자체가 갖는 마술적인 아름다움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시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은 생생한 상징으로서의 단어이며 그 마술적인 힘이 단어의 음악성에 있음을 중시하였다. 일반적으로 노발리스는, 음악이란 순수하게 수학적인 질서에만 의거하면서도, 영적인 단어의 가장 미묘한 음영까지도 말할 수 있는 가장 마술적인 예술이라고 말한다. 때문에 음악은모든 예술 속에서 ‘시’의 개념과 같은 자리에 놓였다. 이렇게 높은 보편적 의미를 음악에 부여하는 경향은 낭만적 예술관의 일반적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5) 노발리스와 마찬가지로 쟝 폴(Jean Paul, 본명은 Friedrich Richter, 1763 ~ 1825)도 그의 창작(소설) 속에서 두드러진 환상성과 음악성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그의『미학서설』(Vorschule der Ästhetik, 1804)을 살펴본다면, 그를 노발리스나 쉴레겔 형제와 동일한 의미에서 낭만주의자라고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일반적으로 온건하면서도 균형 잡힌 성격과 취미를 가진 그는 낭만주의의 급진적인 일면성에는 동조하지 않았고, 고전예술에서도 찬미를 아끼진 않았다. 그의 미학 이론 중 문예이론에서도, 미적 창조의 본질이 일종의 모방설과 유사한 관점에서 설명되고, 자연의 보편성과 개체성 간의 대립된 모순이 창조적 상상력에 의해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 강조되며, 보편적 인간성의 대표자로서 천재의 의의가 찬양되는 등 일종의 고전주의적 경향이 발견된다. 그러나 그는 무엇보다도 자연의 피상적 모습에 만족하지 않고 그 깊은 곳에 숨겨진 참된 현실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며, 시인의 본능에 의해서 이 무한한 비밀이 직관될 수 있다는 것을 주장한 점에서는 본질적으로 낭만주의자와 동일한 입장에 선다. 따라서 그의 예술은 한편으로는 현실을 어떻게든 생생하게 유한적 존재로서 묘사하려고 하는 동시에, 반드시 그 배후에 무한한 깊이를 느끼게 해 주는 것이다. 이러한 예술관의 중심을 이루는 것이 바로 유머의 개념이다. 무한자의 위대한 힘이 유한자에게서 나타나고 동시에 이 유한자를 압도할 때 숭고가 나타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유머(혹은 낭만적 골계)에서는 어디까지나 유한자 자체가 묘사되더라도 자연히 무한이 배경으로 표현됨으로써 유한과 무한이 말하자면 동일한 무대 위에 놓이게 된다. 유머는, 이 무대를 응시하는 눈이 유한의 천박함을 통하여 무한의 위대함을 미루어 알게 되고, 모든 유한자가 똑같이 무(無)로 변한다는 것을 발견할 때, 거기서 생겨나는 비애를 동반하는 웃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눈으로 현상을 조망하는 것이 낭만적문예의 특성이었다.
6) 초기 낭만주의 소설의 대표적 작가인 티크(Ludwig Tieck, 1773~1853)는 낭만파 그룹과는 시종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던 쟝폴과는 달리 점차 낭만주의 이론가에게 접근해가면서 그들의 지대한 영향 아래서 다분히 절충적인 예술관을 지녔다. 그는 긴 생애를 통하여 동시대의 낭만주의자들과 깊은 교류를 맺고 그들의 사상을 잘 이해하여 그것을 세상에 퍼뜨리는 역할을 하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공적은 바켄로더의 사상을 가장 먼저 세상에 알린 데에 있으며, 그 외에도 노발리스와 클라이스트(Heinrich von Kleist,1777~1811)의 유고를 출판하였다. 그 자신의 예술관은 친구인 바켄로더가 요절한 다음 해에 공저로서 발표한『예술에 대한 판타지『(Phantasien über die Kunst,1799)와, 만년에 출판한 비평 문집 제 4권에서 찾아 볼 수 있는데, 대체로 예술론으로서는 비교적 독창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오히려 그의 진면목은 창작면에서 ‘낭만적 아이러니’와 ‘메르헨’ 등의 낭만주의적 개념에 예술적 구체성을 부여한 데 있다. 또한 그는 노발리스에 의해 발견된 시적 언어의 음악성을 보다 철저히 추구하여 시를 단어에 의한 음악으로 변화시키려 하였고, 또한 음과 색채와의 밀접한 연관성에도 눈을 떠 문예 · 음악 · 회화의 3분야를 불가분하게 융합시킨 독특한 시를 지으려고 노력하였다.

7) 낭만주의 예술관의 중요한 사상은 이상과 같은 초기 낭만파의 사상에 의해 거의 완성되어 후기 낭만파에서는 새로운 체계적 발전은 별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 시기의 예술관의 특색으로는 민족성의 각성을 들 수 있다. 1860년 프러시아군의 나폴레옹에 대한 패배는 낭만주의자들의 애국심을 자극하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자기 민족의 가요와 신화 · 전설 등 거의 모든 예술유산을 재해석하고, 나아가 그 예술적 가치를 찬양하는 운동을 벌이게 된다. 괴레스(Josph Göres,1776~1848)가 행한 정열에 찬 평론활동도 이러한 운동의 하나로 커다란 힘을 발휘하였지만, 예술론으로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그림동화를 세상에 알린 그림형제 중에서 형인 야콥 그림(Jakob Grimm,1785~1863) 의 사상이다. 그는 헤르더의 문예관을 계승하여 민족 전체의 심정에서 직접 유출된 자연시(Naturpoesie)를 개개인의 기지와 지식에 의해 만들어진 예술시로부터 본질적으로 구별해 내고, 쉴레겔적 예술사관과는 완전히 다른 대담한 이분주의(二分主義)를 제창하여 예술시는 시적 순수함에 있어서 자연시에 훨씬 못 미친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후기 낭만파의 예술관에는 예술의 무의식적 순수성을 존중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클라이스트는 인간의 인식이 현상세계에 한해서만 타당하다고 주장하는 칸트의 비판철학에 접하면서 강한 충격을 받았다. 무한의 절대자를 파악하려는 낭만주의적 요구에 특히 충실했던 그는, 그 후 인간의 사고의 불확실성에 절망한 나머지 의식 자체를 불신하여, 완전한 행복은 단지 무의식의 목가적인 상태에서만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그는 모든 무의식적인 움직임은 아름답지만, 그것이 그 자체로 의식되자마자 조야하게 되어버림을 탄식하였다. 더욱이 그는 시에 있어서 언어의 의미와 리듬, 그리고 발음 등 모든 형식적 요소조차 장애물로 간주하기에 으른다. 또한 낭만주의 후기에는 정신과 자연이 섞이게 되는 경계에 의식과 무의식이 혼연일체를 이루는 영역이 이 있고, 인간의 의식은 여기서 본래의 자리를 갖는다고 하는 사고방식이 일반적이었다. 호프만(E.T.A.Hoffmann,1776~1822)도 클라이스트와 마찬가지로 이 의식 속에 있는 세계를 중시하고 거기에 그의 환상적인 예술의 원천을 두고 있다. 이러한 비합리주의적 경향은 체계적인 예술관의 형성을 저해하는 하나의 장애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 와중에서 문학과 극예술에 관한 여러 가지 강의와『미의 이념 에 대하여』(Uber die Idee des Schönen,1809)등 저작을 통해 제법 완성된 낭만적 미학사상을 서술한 뮐러(Adam Müller, 1779~1829)는 쉴레겔 형제의 역사주의적 입장을 계승한 유일한 예외적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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