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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스토텔레스의 예술론] ()

1) 아리스토텔레스의 입장

플라톤*은 주로 수학적인 본질직관과 논리적 사변을 가지고, 종교적 ․ 윤리적 혹은 정치적인 가치판단과의 연관 속에서 미와 예술의 ‘본질’을 규명했다. 이에 비해 아리스토텔레스(384~322 B.C)는 존재하는 모든 것을 형상과 질료의 목적론적 ․ 역동적 상관관계 속에서 바라봄으로써 플라톤이 열거했던 모든 대상들을 문제 삼으면서도, 미 ․ 예술 일반의 개념규정보다는 오히려 그것이 현실에 작용하는 경험적 ․ 심리적 과정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리고 이것에 자연학적 분석과 개개의 사실에 대한 합목적적 위치 부여, 그리고 그 존재론적 계층상의 의미 해명 등을 행하였다. 따라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중심과제는 추상적인 미의 개념보다는 구체적인 예술 전반에 있으며, 그것도 개개의 예술형식에 특유한 제작상의 기술과 작품이 미치는 심리적 ․ 미적 효과, 그리고 형식과 내용의 측면에서 예술형식을 분류하는 일에 있다.

2) 미의 원리

미 일반에 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사고방식은 일반 그리스인과 그리 다르지 않다. 즉, 미는 선과 함께 목적인(目的因)으로서 ‘인식과 운동의 원리’이고, 그 주된 형식이 질서와 균제*와 한정(限定)이므로, 수학적 학문의 대상으로 될 수 있는 것이다.(『형이상학). 그러나 이러한 미 일반은 결국 아리스토텔레스의 관심사가 아니다. 오히려 각 예술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구체적이고 특수한 미의 양태를 명확하게 인식했다는 점에서 플라톤과 비교했을 때 그 독자성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예술이 자연과 다른 점은 예술가의 내면적인 원리에 따라 통일되어 있다는 것이다. 단순한 개개의 사상(事象)으로서의 존재로 보면 가장 아름다운 것은 자연 속에 있다. 그러나 예술가가 이것을 대상으로서 하나의 통일원리에 기초하여 그 미를 ‘종합함으로써’〔『정치학』〕전형화하고 이상화할 때, 비로소 자연의 미를 보완 ․ 완성하는 예술의 독자적인 미가 성립하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시학』에서 “미는 크기와 질서에 있다”고 말한 것은, 이러한 예술미(藝術美) 성립의 통일 원리를 가리키는 것이다. 질서는 그 객관적 ․ 형식적 측면을 대표한다. 음악과 시에서의 리듬 ․ 하모니 ․ 선율 ․ 운율 등은 바로 거기에 속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예술의 형식적 미 중에서 뛰어난 것으로 내적 형식을 들고 있다. 르네상스 이래의 고전주의 연극론에 의해 ‘3 통일의 원칙’으로 편협하게 외적 ․ 형식적으로 이해되었던 비극의 구성에 대한 그의 주장은,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는 오히려 줄거리가 내적 필연성에 의한 통일을 유지하면서 하나의 완성된 전체로서 구성될 것을 요구하고, 작품의 각 부분을 상호간의, 또한 내용과 전체의 길이 간의 내적인 비례관계에서 균제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크기의 개념은 미의 주관적 상대성의 자각에 기초를 둔 것으로서, 아리스토텔레스의 미에 대한 사상에 두드러진 특징을 부여하고 있다. 크기는 사물 본래의 성질과 주체의 관조라는 양자에 들어맞아야 하는데, 그러한 점에서는 보다 커다란 것이 보다 아름다운 것이다. 이러한 규준이 자연적 사물로부터 예술로 이전되면, “전체적으로 명료하게 이해되는 하는 한, 보다 긴 것이 그 길이만큼 보다 아름다운 것으로 된다.”(『시학』)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예술작품의 크기 혹은 길이가 묘사되는 대상의 내면적 크기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단지 외형적 크기만을 드러내는 것에 지나지 않게 된다.
또한 아리스토텔레스는 예술이 표현하는 미를 엄숙하고 숭고*한 것에 한정하지 않고, 골계*(滑稽) ․ 우미(優美) 등등 비속한 것의 아름다움도 인정했다. 그러나 ‘크기’를 미의 가장 중요한 원리로 한 아리스토텔레스는 전자를 후자보다 탁월한 미로 간주한다. 이것은 그가 선량한 성격을 표현할 것을 주장하고, 신과 영웅의 위대한 행위를 엄숙하게 묘사한 호메로스를 칭찬하고 있는 데서도 분명하게 나타난다.

3) 예술론

아리스토텔레스는 제작으로서의 예술의 본질을 모방*의 개념으로 포괄하고, 여기에 대응하여 예술을 향수하는 측면에 대해서는 미적 효과로서의 카타르시스*를 들고 있다. 그리고 이 두 개의 개념을 오로지 심리적으로만 고찰함으로써 예술의 독자적인 의의를 적극적으로 인정했다. 예술의 모방은 고도의 기술적 제작이며, 단지 관습에 따른 직공의 제작과는 구별된다. 왜냐하면 예술의 모방은 그 합목적성의 측면에서 볼 때 자연의 생성 원리에 비교되지만, 그 합목적성은 예술가의 자각적 의도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1) 시(詩)는 ‘행위’의 모방을 통해서 ‘성격’을 표현하는 것이지만, 무용도 신체의 리듬에 의해서 성격 ․ 정서 ․ 행위를 모방하며, 또한 음악도 성격의 직접적 표출인 리듬과 선율을 표현형식의 기초로 삼기 때문에, 시와 동일한 예술의 계열에 놓여진다. 그런데 아리스토텔레스에 있어서 성격표현의 방식은, 모든 예술을 단지 형식적으로가 아니라 내면적으로 평가하는 하나의 규준으로 된다. 예컨대 조형예술(특히 회화)을 사물의 감각적 형태의 모방이라고 해서 한 단계 저급한 예술로 간주하는 것은, 성격을 모방하는 직접성의 정도에 따른 평가이다. 또한 시는 로고스를 매개로 인간의 행위를 전형화 ․ 이상화함으로써, 전형적 ․ 이상적 성격을 여타의 예술보다 한층 잘 표현할 수 있으며, 감각적 대상을 넘어섬으로써 예술의 최고 단계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시는 역사보다도 한층 더 철학적이며 한층 더 뛰어난 것이다.”〔『시학』〕라고 말한 것도 이러한 의미에서이다.
나아가 예술적 모방은 매체(媒體) ․ 대상 ․ 방법의 세 가지 관점에서 형식적으로 분류된다 ; ① 매체 : 색깔과 형태에 의한 정지적 모방이 회화이고, 소리에 의한 율동적 모방이 음악과 시이다. 무용은 형상성과 율동성을 모두 가지고 있으므로 양자의 중간에 위치한다. 시가 음악 ․ 무용과 결합하여 복합적 형태를 취할 때, 그 철저한 형식인 비극*과 희극* 은 언어와 리듬과 ‘하모니’를 구비한 가장 훌륭한 예술형식이 된다. ② 대상 : 보다 선한 성격을 모방하느냐, 보다 악한 성격을 모방하느냐에 따라, 찬가*(讚歌)와 풍자가, 비극과 희극 등과 같이 동일한 예술형식 내에 상호 대립하는 장르*의 구별이 성립한다. 이것은 비장미(悲壯美)와 골계미를 발생시키는 원리상의 대립이기도 하다.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대상의 파악 방식은 예술가 자신의 성격에 근거하는 것이고, 나아가서는 예술형식의 품격을 결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상의 문제는 오히려 내적 ․ 정신적인 예술 평가의 가능성을 잠재적으로 지니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③ 방법 : 모방의 완전성 정도에 따라 좁은 의미의 시와 극(劇)으로 구분된다. 불완전한 모방이라고 할 수 있는 서술에 의해 성립되는 ‘시’는 객관적 서술인 서사시*와 주관적 서술인 서정시로 나누어진다. 이에 비해 모든 대상을 실제로 행동하고 있는 것으로서 배우의 육체를 통해 현실적으로 형상화하는 연극은 완전한 모방이며, 따라서 한 단계 우월한 예술 형식으로 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와 같은 원리적인 예술형식의 분류를 다시금 목적론적인 발전과정에 따라 조망하며, 각 형식의 융성과 쇠퇴를 역사 속에서 구체적으로 제시하려고 했다.
(2) 예술은 또한 미적 효과라는 측면에서도 고찰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여기서 카타르시스(배설 ․ 정화)의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예술의 독자적인 본질에 대해 매우 주목할 만한 설명을 할 수 있었다. 즉, 비극은 “연민과 공포를 불러일으킴으로써 이 정서의 카타르시스를 완수한다.”〔『시학』〕는 것이다. 이 말은, 렛싱*이 문제로 삼은 이래, 그 윤리적, 혹은 심리적 해석을 둘러싸고 수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켜 왔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치학』에서 음악의 교육적 효과와 나란히 카타르시스적 효과를 들고 있는 것을 보아도 분명하듯이, 카타르시스는 비극이나 어떤 종류의 음악 등과 같은 예술에 항상 수반되는 미적 효과이며, 울적한 감정을 쏟아버림으로써 정신을 정서의 압박으로부터 해방시키고 그리하여 일종의 쾌락을 주는 것이다. 그는 비극의 구성요소로서 줄거리 ․ 성격 ․ 사상 ․ 대사 ․ 선율 ․ 장면을 들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줄거리’, 즉 모방의 대상이 되는 ‘행위’의 전개이며, 그 중요한 부분을 이루는 페리페테이아(急轉)와 아나그노리시스*(發見)에 의해서 정서가 격렬하게 유발되어 그 정서의 카타르시스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또한 음악에서는 윤리적 ․ 행동적 ․ 열광적인 세 가지 기본 양식*으로 구별되며, 그 중에서도 열광적 음악이 특히 카타르시스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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