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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peasantry)

이 용어는 일반적으로 토지에서 노동하며 자신의 생산수단을 소유한, 즉 생산도구와 토지를 소유한 사람을 가리킨다. 이 용어가 흔히 토지에서 노동하는 모든 직접 노동자들을 가리키는 데도 사용되는 반면, 또 이 개념은 농민을 보다 엄밀하게 정의하고 농민을 임금노동에 종사하지 않는, 다른 농업 노동자들로부터 구분하는 데도 유용하다. 농민은 토지와 토지의 생산물을 적절하게 처분할 수도 있고, 토지에서 그들이 원하는 노동을 할 수도 있는 토지 소유자이거나 차지인(借地人)이다. 유럽의 봉건주의 생산양식에서 가장 본질적 계급의 하나인 농노는 경제 외적인 강제적 관계를 통하여 토지에 직접적으로 속박된 노동자들이다(→농노제도). 자본주의 이전의 사회적 생산단계가 붕괴됨에 따라 토지에 잔류했던 농노들은 농민으로 변형되었는 데, 그들의 토지에의 접근은 경제 외적인 수단, 즉 대지주에의 종속적 관계를 통해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인도와 중국에서와 같이 다른(비봉건주의적) 생산양식으로부터 출현한 농민들도 있다. 이러한 농민의 특징은 토지의 점유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지대나 세금을 지불해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그러한 지불형태는 노동지대(지주의 영토에서 일정한 기간 노동을 하는), 현물지대, 화폐지대의 형태를 취할 수도 있다. 농민의 토지 접근과 그 사회의 경제적-사회적 생활로의 편입을 결정하는 특수한 사회적 관계는 사회 구성체의 특징과 그 사회 구성체 안에서의 계급투쟁이 지닌 특징에 의존하고 있다.
자본주의사회의 발전에서 농민의 역할은 마르크스주의자와 비마르크스주의자들 사이에 공통적으로 진지하고 지속적 논쟁의 주체가 되고 있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저서에서 이 논쟁은 농민이 자본주의적 생산양식 안에서 하나의 계급인가, 농민이 독립적인 특유한 생산양식을 구성하는가, 또 농민이 전(前)자본주의적 양식의 흔적은 표출하지만, 자본주의적 양식의 여러 측면에 의해 특징되는 과도기적 계급인가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혁명 전 러시아에서 농촌 및 농민 문제는 정치적 중요성 때문에 중요한 쟁점 가운데 하나였다. 나로드니크와 인민주의자들은 농민은 자본주의에 적대적인 별개의 생산양식을 구성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농민적 양식’은 오직 하나의 계급만을 내포하는 소상품생산에 근거하며, 따라서 농민들 내부에서는 착취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특징되는 양식이다. 농민적 생산의 조직은 가족 단위에 근거하고 있으며, 그 주장에는 그것이 농민들 사이의 내부적 분화나 생산양식의 해체를 가져오는 어떠한 모순도 내포하고 있지 않은 안정된 생산양식을 표현하고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Chayanov, 1966). 이러한 관점을 고수하는 사람들은 농민의 생활을 낭만화시키는 경향이 있으며, 자본주의가 농민 공동체를 붕괴시키거나 농민 공동체 안에서 자본주의사회가 발전하는 경향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입장을 취하는 인민주의자들은 농민의 투쟁을 러시아 노동자계급의 혁명적 투쟁과 결합시키려는 시도에 대항하여 농민의 고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레닌(1897)은 농민생산이 특수한 유형의 경제를 표현한다는 견해를 단호히 거부함으로써 이러한 주장을 반박하였다. 오히려 그는 농민 경제는 봉건주의적 양식의 잔재와, 팽창하는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여러가지 측면들을 결합하고 있는 과도기적 경제 유형이라고 주장하였다. 농민의 사회적 생산관계는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정확히 말해 전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진행되고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발전한 구체적인 역사적 상황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레닌(1899)은 또 농민생산을 자본주의 발전의 토대로 보았다. 레닌은 자본주의적 생산관계가 농민의 내적인 분화과정을 통해 농민 공동체로부터 끊임없이 발생한다고 주장하였다. 레닌은 19세기 말엽에 러시아 농민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통하여 경쟁은 대다수 농민들의 궁핍화를 초래하였으며 그와 동시에 극소수의 농민들은 토지를 확대시켰음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생존을 위해서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야 하는 빈농이 출현하였으며, 그들은 농촌 자본가가 된 신흥 부농의 토지에서 노동하는 농촌 노동자계급이 되었다. 이 두 적대계급 사이의 중간에는 중농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나 중농 계층에 속하는 농민들도 점차적으로 빈농의 대열에 흡수되어 결국은 농촌 노동자계급이 되었다.
이러한 분석을 일반화시켜 보면, 전자본주의적인 사회적 생산관계의 잔재가 제거되는 속도와 자본주의가 발전하는 정도는 일차적으로 기존의 생산양식 안에서 계급투쟁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레닌(1907)은 농업에서 자본주의사회 발전의 두 가지 길을 제시하였다. ‘융커’(Junker)적 길이라고 불리는 첫번 째 길은 이행과정을 선도했던 대토지 소유자들에 의해 특징된다. 이 경우에 전자본주의적 대토지는 자본주의적 기업으로 점차 변형되면서 대토지 소유 뿐만 아니라 노동자에 대한 통제 체제도 그대로 잔류한다. 레닌은 발전과정이 이러한 모델을 취할 때는 자본주의는 매우 완만하게 성숙하며 전자본주의적 생산관계의 여러 측면이 상당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존재한다고 보았다. 그는 이것을 대토지 소유를 분쇄하고 노예적 관계를 폐지시킨 농민혁명에 의해 특징되는 ‘농민’의 가는 길과 대조하였다. 여기서 소규모의 토지를 소유한 대규모의 농민 혹혹은 농민계급이 출현한다. 농민의 분화과정은 급속히 전 개되고, 자본주의의 발전은 전자본주의적 생산양식에 의해 제약되지 않으며, 생산력의 급속한 발전을 가져온다.
전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파괴와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발전의 필요조건이 전자본주의적 생산양식 내에서의 계급투쟁인 반면에 역사적 사례들을 통해 볼 때, 융커 및 농민적 길이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농민들이 토지로부터 추방되고 대토지 소유가 유지되었던 영국에서 토지소유자들은 토지를 경작하기 위해서 임금노동자를 고용하였던 자본주의적 농민에게 토지를 임대해 주었다. 이렇게 하여 자본주의적 농민들은 용이하게 토지를 집적할 수 있었으며 자본주의사회는 급속히 발전하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프랑스의 농민들은 토지의 자유로운 소유를 위한 투쟁에서 승리를 거두었으며, 그로 인해 소규모의 자영지를 가진 광범위한 소시민계층이 형성되었다. 대규모의 봉건적 토지소유에 대한 이러한 형태의 파괴는 영국의 경우에서와 같이 자본주의의 발전에 기여하지 못한 것으로 입증되었다(Brenner, 1976).
농민의 본질과 정치적 역할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중요한 문제로 남아 있다. 이 논쟁은 20세기 초반에 러시아에서 제기되었던 것과 동일한 형태로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다. 많은 마르크스주의자들이, 특히 저개발국에 광범위하게 잔존하고 있는 비자본주의적 생산양식에 대한 이론적인 분석과 경험적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Archetti, 1981;Bartra, 1974). 이러한 연구는 특수한 사회구성체에서 농민들의 구체적인 역사적 상황을 분석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많은 국가에서 농민의 분화과정이나 노동자계급화 과정이 매우 완만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것은 부분적으로는 전자본주의적인 사회적 생산관계의 잔재의 유지가 어떤 순간에서는 자본의 확대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농민의 지속성은 근본적으로 전자본주의적 생산관계의 힘과 전자본주의적 생산관계 내에서의 계급투쟁에 의해서 결정된다.
농민에 의한 생산은 자본주의적 생산관계 밖에서 일어난다. 따라서 그것은 어떠한 잉여가치도 산출되지 않음을 의미하며 반드시 이윤을 발생시키는 것도 결코 아니다(Weeks, 1981a). 덧붙여 말하면 상황에 따라 농민들은 임금노동자보다 낮은 수준의 생활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앞의 두 요소는, 예를 들면, 농민이 자본주의적 생산관계를 이용하여 생산되는 것보다 더욱 값싸게 식료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은 일정한 역사적 순간에만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경우가 있다면 자본에 의해 지배되는 어떤 국가는 농민의 비자본주의적 생산관계를 보존할 것을 고려할 수도 있을 것이다(Dore and Weeks, 1979). 농민을 노동자계급화하여 소멸시키려는 자본주의적 경향과 기존의 비자본주의적 생산관계를 활용하고 강화시키려는 일정한 역사적 순간에서의 상쇄적 경향 사이의 모순, 또는 농민의 계급투쟁의 강력함으로 인하여 농민이 사멸할 직접적 가능성은 전혀 없다.
[관련자료]
Archetti, Eduardo 1981 : Campessino y Estructuras Agarias en América Latina.
Bartra, Roger 1974 : Estructura Agraria y Classes Sociales en Mexico.
Brenner, Robert 1976 : 'Agrarian Class Structure and Economic Development in Preindustrial Europe'.
Chayanov, A. V. 1966 : 'On the Theory of Non-Capitalist Economic System'. In D. Thorner et al. eds. The Theory of the Peasant Economy.
Dore, Elizabeth and Weeks, John 1979 : 'International Exchange and the Causes of Backwardness'.
Hussain Athar and Tribe, Keith 1981 : Marxism and the Agrarian Question.
Kautsky, Karl 1899(1970) : Die Agrafrage.
Lenin, V. I. 1907(1962) : 'The Agrarian Programme of Social Democracy in the First Russian Revolution'.
-1897(1960) : 'A Characterization of Economic Romanticism'.
-1899(1960) : The Development of Capitalism in Russia.
Weeks, John 1981 : Capital and Exploi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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