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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 (negation)

마르크스주의 입장에서 부정은 형식논리학자, 혹은 분석철학자들이 순환적으로 취급하는 것과 같이 단순히 '아니오 라고 말하는' 행위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사유과정의 객관적 근거를 가리키는 말이다. 따라서 이러한 근거가 없이 '아니오 라고 말하는' 것은 인식과 정의 살아있는 요소가 아니라 덧없고 임의적인 변덕스러움의 확인일 뿐이다. 그러므로 부정의 근본적인 의미는 부정에서 매개와 전환(transition)을 이루는 객관적 발전의 내재적인 변증법적 계기라는 특징으로 정의된다.
전개와 전환의 내적 법칙과 함께 객관적 과정의 필수적 계기인 부정은 긍정과 분리될 수 없으며, 따라서 모든 규정은 부정이라는 스피노자의 言明은 타당하다―모든 '폐기'는 '보존'과 분리될 수 없다. 헤겔은 이것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이러한 부정의 측면으로부터 직접적인 것은 곧 바로 타자에게 침투된다. 그러나 이때 타자는 본질적으로 공허한 부정이나 또는 일반적으로 변증법의 결과로서 취득되는 무(無)도 아니다. 그것은 첫 번째 것의 타자, 즉 직접적인 것의 부정이다. 따라서 그것은 매개된 것으로 규정되면서 이 속에는 첫 번째 것의 규정도 함께 포함된다. 결국 첫 번째 것은 본질적으로 타자 속에 포함되고 또 보존된다'(Hegel 1812, 2권, p.476). 이러한 관점을 충실히 따르면서 레닌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것은 변증법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변증법―의심할 바 없이 변증법은 부정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고, 실로 부정은 변증법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의 특징이자 본질로서의 부정은 공허한, 쓸모 없는, 회의적인 부정이나 동요·의심 등이 아니라, 바로 연관의 요소, 발전의 요소로서의 긍정을 포함하는 부정이다(1916, p.226).

포이에르바하―헤겔의 매개와 '부정의 부정'을 신랄하게 거부하면서, 일면적인 방법으로 긍정성, 즉 신비적으로 과장된 직접성만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는―에 반대하여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부정에 극히 중요한 역할을 부여했다. 엥겔스는 '부정의 부정'의 법칙이 '자연, 역사, 정신'의 일반적인 발전의 법칙이고 이러한 법칙은 동·식물학·지리학·수학·역사·철학 등에 유용하다 (《반 듀링론》1부 13장)고 생각하면서 그의《자연변증법》에서 매우 세밀하게 이러한 문제점들의 다양한 양상을 연구하였다. 마르크스 역시 자본주의의 사회·경제적 발전 과정에서 지니는 이 법칙의 결정적 중요성을 강조한다. '자본주의적 점유(占有) 방식, 즉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의 결과는 자본주의적인 사적 소유를 산출한다. 이것은 개인 경영의 노동에 기초하는 개인적 소유의 첫 번째 부정이다. 그러나 자본주의적 생산은, 냉혹한 자연법칙에 따라서 자기 자신의 부정을 잉태한다. 이것이 부정의 부정이다. 이것은 생산자를 자본주의 시대에서의 획득물, 즉 토지와 생산수단의 협동화와 공동소유를 기초로 하는 개별적 소유를 생산자에게 제공한다'(《자본론》Ⅰ권 24장 7절). 그러므로 부정의 부정을 통하여 최초의 계기가 지녔던 '긍정'이 단순히 재현되지는 않는다. 그것은 질적으로 다른, 사회·역사적으로 좀더 높은 수준으로 부정의 계기와 함께 보존되고 교체된다. 마르크스에 의하면 긍정은 결코 일직선적이거나 문제가 전혀 없는 것, 또는 매개되어 있지 않은 복합물일 수는 없다. 또한 주어진 부정의 단순한 부정이 자기 유지적인 긍정을 낳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잇따르는 형태는 이전의 형태에 종속적이기에, 그 어떤 특수한 부정도 필연적으로 자신이 부정한 대상에 의존하게 되어 있다(《경제학 및 철학 수고》). 따라서, 사회주의적 기업의 성과는 발전과 전환의 계기(繼起)적인 단계를 통해서 구성돼야만 하는 것이다(《고타강령 비판》).
싸르트르는 이 부정을 자유를 구성하는 '대자'(對自)의 '허무한 부정'(1943)에서 뿐만 아니라, 또한 '불완전한 총체화의 소용돌이는 그 자체를 총체적 운동의 부정으로 구성한다'(1943)고 한 그의 후기 사상에서 이것을 드러내주고 있다. 결국 이것은 긍정적으로 자기를 보존하는 구조의 궁극적 와해를 예견하는 것이다. 싸르트르와 유사하게 비판이론에서도 벤야민으로부터 호르크하이머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마르쿠제의《일차원적 인간과 부정》으로부터 아도르노의 '단정적인 특징으로부터 변증법을 해방시키려는'(1966, p. xix) 야심적인 시도에 이르기까지, 부정과 부정성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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