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책 처음으로 | 사전 | 자유게시판 | 회원자료 | 로그인

 

       ■ 의견바로가기

[비장] ((獨 Das Tragische, 英 The tragic, 佛 Le tragique))

비장(비극미)은 통상 골계(희극미)의 대립개념으로 되며, 예부터 서양에서는 비극이 매우 중요한 예술 형태였기 때문에 미학에서도 활발하게 연구되었다. 그것은 처음부터 희곡 또는 연극의 비극에서 두드러지게 형태화 되었으나 그 밖의 예술에서도, 보다 넓게는 현실 세계에서도 풍부하게 나타난다. 대체로 비장은 적극적 가치가 침해되고 멸망하는 과정과 그 결과에서 격심한 고뇌가 생기면서 이루어진 것인데, 이 부정적 계기에 의하여 가치감정이 한층 더 강해지고 높아질 때 일종의 특수한 미가 성립하게 된다. 이러한 가치 감정은 비극적 주체가 이것을 침해하여 파괴로 이끌어갈 때의 계기들보다도 높은 가치 담당자이며, 또한 그 몰락은 인간 존재나 세계의 본질적 구조 연관 속에서 필연적으로 생기는 것으로서, 어떠한 힘을 가지고서도 피하기 어려울 만큼 더욱 더 강고한 것으로 된다.[막스 셀러(Max Scheler, 1874~1928)]. 비장의 내용인 적극적 가치에 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는데, 대체로 ‘인간적 위대성’(die menschliche Größe)[폴켈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비장에서 이 인간적이란 것은 원래 인간의 의지와 행위에 의해 성립한 것이므로 비장한 대상이 그 자체로서는 윤리적인 것이라는 점은 부인하지 못한다. 이 점에서 비장은 미적 범주라기보다 오히려 윤리적 범주라는 견해[셸러]나, 또 예술학파 입장에서 비장은 순수한 미적 양태가 아니라 예술의 한 범주라는 견해[우티츠, 포이홀츠Gerhard Vorholz)]가 생긴다. 그러나 현실에서 윤리적인 것으로서의 비장이 예술에서는 미적 규범 하에서 그 내용이 미적 형식과 불가분하게 통일적으로 형성되고 직관됨으로써 비로소 그 본질을 완전하게 전개할 수 있으므로 비장은 역시 하나의 미적 범주로 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비장에서 인간적 위대함은 초윤리적이며, 반드시 도덕적 가치이어야 할 필요도 없고 넓게는 인간적 가치를 의미한다. 따라서 흉악한 인물도 어떤 측면에서는 평범한 사람보다 아주 뛰어나다면 비장한 것으로 표현될 수 있다. 악의 비극(Tragik des Bösen)에 관해서는 폴켈트와 같이, 악인의 파멸에서 기인하는 쾌감은 도덕적 만족이어서 아직은 충분히 미적 의미를 가질 수 없다고 하는 소극적 견해도 있지만, 이것에 대하여 이러한 악인 마음 속에서도 선(善)의 내면적 위력이 생김으로써 야기된 그의 고뇌는 악을 극복하려는 적극적인 의미를 담고 있으며, 우리가 이러한 고뇌를 통하여 점차 증대되는 도덕적 가치를 공동으로 체험하는 데서 비장한 감정이 성립한다는 립스설이나, 주체에 다양한 인간적 가치의 자기 파괴를 통해서도 역시 그 위에 군림하는 도덕적 질서의 존엄을 두드러지게 나타내는 데서 악의 비극적 특징을 보는 클레스(Hubert Klees)설 같은 것이 있다. 이들 처지에서 보자면 악의 비극에서 고뇌와 몰락은 그 죄에 대한 일종의 대가로 보이는데, 나아가 화(禍)의 비극(Tragik des Übles)을 포함하여, 비극적인 것 일반의 바탕에서 인간적 실존의 죄과를 추구하는 것도 있다. 야스퍼스에 따르면 현존재는 죄이고, 넓은 의미에서의 죄는 현존재 그 자체이다. 이리하여 죄 없는 파멸의 죄, 죄 없는 비운도 또한 존재할 수 있으며, 그것은 바로 현존재의 죄과에 대한 공동책임인 것이다. 비장한 대상이 인간 존재의 바탕과 불가분한 것으로서 논해지므로, 비장론에서는 다른 여러 미적 범주 이론에 비하여 특히 세계관적 태도가 선명하게 나타나기 쉽다. 이것은 대개 낙천적인 것과 염세적인 것으로 나누어진다. 전자는 립스와 같이 주체의 고뇌나 파멸에 의해 더욱더 적극적인 가치를 실현하는 경우에 비장의 원래 의미를 보는 것이며, 이념이나 도덕적 질서 같은 가치의 종국적인 선양에 의해 초래된 일종의 유화(Versöhnung)나 승리를 시인하는 입장이다. 쉴러ㆍ헤겔ㆍ카리에(Morritz Cassiere, 1817 ~95)들의 비장론이 여기에 속한다. 이것에 반하여 비장의 부정적 계기를 절대시하고 모든 유화는 허위라고 하며, 비극적인 것을 일종의 세계법칙으로 간주하고 범비극론적 태도를 취하는 반젠(Julius Bahnsen, 1830~81)과 쇼펜하우어, 니체들의 설이 후자에 속한다.
비장과 숭고의 관계에 관해서는 양자 모두 대상의 위대성이나 적극적 가치를 기본적 계기로 삼아 주관적으로는 쾌ㆍ불쾌의 혼합 감정인 경우에서 비장을 숭고의 일종 또는 파생적 형태로 보고, 고차의 우주적 숭고[피셔], 최고도의 숭고[쇼펜하우어], 숭고의 몰락[키르히만(Julius Heinrich von Kirchmann, 1802~84)]이라 하는 등, 가끔 양자를 연관지어 생각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비애’(das Traurige)도 또한 비장과 인접영역(Nachbargebiet )이라고 간주되며, 통상 비장한 체험의 바탕을 이루는 기본 감정이라 하고 있다. 폴켈트에 따르면 비장은 억압적인 것(불쾌)과 앙양적인 것(쾌)이 상반하는 두 감정의 긴장관계에서 성립하는 대조감정인 점에 특색이 있지만, 비애는 단순한 고뇌에 의해 초래된 대조성이 없는 감정 체험으로서 서정시적 소설 등에서 많이 보인다.[「비극」의 항 참조].

■ 인접어

미학
미학사상의 태동
미학의 최근 연구 동향
바움가르텐과 그 후계자의 미학
분석적 미학과 예술기호론
비장
상상
상징
셸링
소비에트 미학연구동향
소비에트시대의 미학과 예술론

뒤로
■ 의견

 



HOME - 후원방법 안내 - CMS후원신청 - 취지문 - 사용 도움말 - 회원탈퇴하기

2002 노동자 전자도서관 "노동자의 책" 만들기 모임
120-702 서울시 중구 정동 22-2 경향신문 별관 202호 44
laborsbook@gmail.com
모바일버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