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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獨 Genie, 英 Genius, 佛 Génie))


라틴어에 제니우스(genius)라는 천재의 어원은 본디 남성의 생식력에서 보이는 창조적 생명력을 상징하고, 곧 바로 전환하여 모든 인간이 출생하는 순간부터 항상 따라다니면서, 그 운명을 인도하는 수호신을 의미한다. 현재 의미하는 천재란 인간의 천부적인 재능, 특히 그 창조적 능력이 보이는 초인적인 탁월함을 그 수호신의 재주에 비교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것은 인간의 능력을 신과 똑 같은 높은 곳에 두고 찬미하는 근대적ㆍ인간주의적인 이상개념이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 궁극적인 높은 가치를 초인간적 존재의 힘으로 돌려버리는 점에서 본래 신비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우선 천재는 높은 능력 위에 성립한다는 점에서 일반 재능과 아주 다른 것은 아니다. 천재는 대체로 강한 의지가 넘치며 감상ㆍ표상력ㆍ기억력 등 능력 일반이 뛰어나며, 특히 상상력이 풍부하다. 그러나 천재는 이들 모든 능력을 종합하여 하나의 뛰어난 작품을 만들어내는 점에서 단순한 재능과는 매우 다른 질적인 차이를 나타낸다. 자연이 지니는 모든 가능성에는 여러 가지 꽃을 피우는 단순한 재능의 집적을 초월한 무의식의 유기적 전체성이 부여된 것이며, 천재는 의식적인 능력의 기량이 지닌 멀리 미칠 수 없는 자연적 성격을 그 창조 행위에서 보여주는 것이다. 칸트는 천재를 “자연이 스스로 예술에 규칙을 부여하는 심적 소질”이라고 규정한다. 스스로 규칙을 산출하는 독창성이 제1의 특성이지만, 그것은 자연의 바탕에 깔려 있는 ‘목적 없는 합목적성’에 의해 유지되는 것임에 틀림없다. 결국 천재란 '주관에서의 자연’ 혹은 ‘자연의 총아’이다. 또한 칸트는 이러한 천재를 예술의 경우에 한정하고 있지만, 천재가 정신의 독창적 능력을 특성으로 하는 이상 예술을 가장 주요한 활동영역으로 삼는 것은 인정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정신적인 가치가 독창적 능력에 의하여 실현되는 경우 과학ㆍ종교ㆍ정치들의 영역에서도 천재가 가능하다. 또한 괴테는 천재의 바탕에 깔려있는 자연성을 초자연적인 힘으로써 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스스로 체험에 따라 이 강렬한 창조충동을 설명하려 한다. 그것은 운명적인 힘으로 천재를 이어받고, 영감을 주어 무의식적 창조로 몰아세우는, 오로지 긍정적인 삶의 힘이다. 이리하여 천재는 자연의 힘에 의하여 떠맡겨진 창작 행위에서 그 비밀을 체험하는 기적적인 사실로 간주된다. 또 그 초월적 성격이 강조될 때는 셸링과 쇼펜하우어에서처럼 형이상학 전체의 절대적 근거로 조정되기도 한다. 대체로 예술론에서 화려한 역할을 연출했을 무렵의 천재개념은 예술창조의 궁극적인 비밀을 탁월한 창조적 인격의 비밀로 환원시키고, 이러한 인물을 그 신비성에서 찬미하는 최종적 가치개념이며, 예술의 비밀 속으로 들어가서 이것에 대한 해명을 시도한 개념은 아니었다.
그러나 현대에 천재에 대한 연구는 천재를 과학적ㆍ사회적 사상(事象)으로서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고, 문제를 새로운 관점에서 재조명하려 한다. 이미 19세기 말에 쇼펜하우어나 롬브로조(Cesare Lombroso,1836~1909)등에 의해 천재와 광기의 유사성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부터, 많은 심리학적ㆍ의학적 연구에서 이 문제를 다루어 왔다. 천재는 반드시 얼마간 적극적인 가치를 실현한다는 점에서 어디까지나 단순한 광기와는 구별되지만, 하나의 통일된 인격으로서 본다면 현대의 정신의학적 입장에서 보아도 예부터 천재라고 불렀던 인물의 대부분이 다소라도 정상에서 일탈한 정신병적 경향을 보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또 특히 천재적인 능력이라고 생각되는 상상력과 영감의 신비적인 작용에는 현대과학이 계속하여 구명하고 있다. 그러나 천재의 궁극적인 비밀은 과학적 해명이 미칠 수 없는 곳에 있으며, 하물며 어떤 능력이 천재인가 아닌가는 과학적 분석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천재는 능력의 탁월성이 일종의 이상한 신비성을 띠며 독자적인 가치를 만들어내고 사회의 명성과 경탄이 이를 승인할 때, 이 여러 가지 요소들의 함수개념으로서 비로소 성립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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