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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셔] (Fredrich Theoder Vischer)

피셔 (Fredrich Theoder Vischer, 1807~1887) 및 헤겔학파

이미 헤겔의 항목에서 개관하였듯이 독일 관념론의 미학은 헤겔에 의해서 종합되어 그 정점에 도달했다. 그러나 역사적 현실 자체는 아무리 위대한 체계라 할지라도 결코 포괄할 수 없는 발전의 동력이 내재하고 있다. 그리하여 미학의 영역에서도 헤겔의 성과를 전제로 하면서, 특히 그 변증법 정신을 계승하고, 남겨진 문제 혹은 발전하는 현실에 의해 명확하게 제기된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는 것이 소위 헤겔학파 미학의 과제로 남겨졌다.
우선 헤겔의 미학은 전적으로 그의 철학체계 전체의 한 부분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 자체가 하나의 전문적 학문으로 되기에는 상당히 불충분했다. 때문에 헤겔 미학의 철학적 전제는 근본적으로 계승하면서도 이것을 보다 더 특수한 ‘미학’의 체계로서 완성하려는 시도가 행해졌다.『미학』(Ästhetik, 1846~57)은 그 두드러진 예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1부인 「미의 형이상학」에서 그는 헤겔을 따라, 예술을 종교 ․ 철학과 함께 절대정신의 영역에 자리매기고(그러나 이 세 가지를 배열하는 순서에서는 헤겔과 달리, 이념을 부자유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종교를, 이념의 현상적 성격을 알고 그 위에서 자유로운 현상으로서의 이념을 포착하는 예술보다 앞에 놓는다), 또한 마찬가지로 헤겔의 규정을 답습하여 미를 “유한한 현상의 형식적 이념”이라고 정의한다. 이 미의 현상은 우선 이념과 형상(Bild)의 통일로서 설명되는데, 피셔에 의하면 이념은 시공간을 넘어선 절대자이고 형상은 우연성에 의해 이념으로부터 멀어지게 된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에, 양자가 완전히 일치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다. 피셔의 경우에도 이념의 아래에 일정한 이념들이, 형상 위에는 유(類)의 개념이 각각 고찰되어 양자가 연속선상에 놓여있기는 하지만, 형상 그 자체는 결코 우연성에서 완전히 자유롭게 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가 이념과 형상의 통일에서 실현된다고 하는 것은, 미가 사실은 일종의 가상(Schein)에서, 즉 유한적 형상이 절대적 이념으로 된다는 식의 가상에서 성립된다는 의미에 지나지 않는다. 이리하여 피셔가 말하는 이념과 형상의 통일은 헤겔이 말하는 이념과 형상의 통일과는 다른 성질을 갖는다. 그것은 이미 이념의 변증법적 운동이 필연적으로 실현되는 논리적 통일이 아니다. 그리하여 통일로 나아가는 동적인 원리가 이념에서 제거되고, 미에서의 통일은 가상이라는 개념에 의해 설명되는 것이다.
그 다음 이러한 통일에서 미가 성립할 때, 통일의 내부에서 이념이 우월한가에 따라 미는 숭고와 골계라는 두 가지 요소로 분열된다. 미는 이렇게 각기 일면적인 두 요소의 투쟁을 통하여 여러 가지 모습으로 전개되는데, 이러한 모든 투쟁은 그 여러 모습이 완화될 때 균형에 도달하게 되어 다시금 미로서의 자기 자신에 복귀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헤겔학파의 미학은 고전적 이상미가 헤겔 미학의 중심개념이었던 것과 대조적으로, ‘숭고 ․ 추 ․ 골계’ (Arnold Ruge, 1802~1880, Neue Vorschlue der Ästhetik, 1837), 샤슬러의 ‘숭고와 우미(MrxSchasler, 1819~1903, Ästhetik,1886), 로젠크란쯔의 추(KralRosen kranz, 1805~ 1879, Ästhetik des Häßlichen, 1853) 등이 그러한 예에 속한다. 이렇듯 미의 주변을 맴돌고 있는, 말하자면 미의 이단이라고도 할 수 있는 개념들에 관심을 기울이는 경향은 근대예술의 반고전주의적인 경향과 시대정신 일반의 현실주의적 풍조에서 생겨난 것이라고 할 수있다.
또한 피셔는 이상과 같은 근본사상에 입각하여 자연미에서 예술미로 발전을 상론한다. 그는 우선 자연미를 일면적으로 객관적인 존재를 갖는 경우의 미라고 규정하려, 빛 · 색 · 공기로부터 동식물 · 인간에 이르는 자연의 존재 모두에 대하여 그 미적 내용을 추적한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의 미는 아직 우연의 제약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며, 각각의 현상형식에 내적 근거를 결여하고 있는 것이라고 간주된다. 그 다음, 주관 쪽의 어떤 능력, 예술가의 상상(想像,Phantasie)에서는 미가 일반적으로 주관적인 존재를 갖는다고 설명되는데, 이 능력에 의하여 실재적인 자연미가 직관됨과 동시에 주관 속에 잠재하고 있는 원상이 되살아나고, 이 내적인 규범에 의해서 미의 자연적 대상이 비미적(非美的)인 우연성으로부터 정화되며 이념에 완전히 적합한 것으로 변화한다.
그러자 자연의 미와 예술가의 상상은 모두 미의 일면적인 존재형식에 지나지 않는다. 미는 예술에서 비로소 주관적 · 객관적으로 현실화되는 것이다. 상상의 작용이 자연존재와 자유로운 내적 활동 양자에 관계하고, 전자의 부자유성으로부터 후자의 자유성으로 점차 나아감에 따라, 예술의 체계도 조형예술에서 음악을 거쳐 시에 이르는 점진적인 계열을 형성한다. 피셔는 이러한 예술 체계의 전반에 걸쳐 본질 규정 · 분류 · 발전의 역사 등의 문제를 세밀하게 서술하고 있다.
그런데 19세기 후반에 들어 실증적 · 현실주의적 정신이 지배하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되자, 헤겔의 관념론 철학도 그것이 완결된 체계성을 과시하면 할수록 오히려 폐쇄적 세계관으로서 고립되지 않을 수 없었다. 벌써 우리는 헤겔의 추종자로서 출발한 피셔 자신에게서 새로운 시대의 각인을 명확하게 볼 수 있다. 피셔의 미학에서 근저를 이루는 이념에 대한 파악이 이미 헤겔과는 다르게 전개되었다는 사실은 앞에서 말했던 바 대로이다. 이러한 차이는 그가 나중에「미학의 자기비판」을 1886 년과 1873 년 두 번에 걸쳐 발표함으로써 한층 명확하게 되었다. 이 이후의 피셔는 미학에서의 미의 형이상학과 자연미론의 의의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는 미가 대상이 아니라 행위이고, 주관이 거기에 합일하는 바의 직관의 한 방식이라고 말한다. 때문에 미학은 예술가의 상상작용에서 최초의 미를 실재로 인정하며 거기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리하여 피셔가 행한 말년의 강의에서는 변증법적 논리성이 배제되고, 미적 직관의 내용을 표현하는 데에 ‘생명내용’(Lebensgehalt)이라고 하는 한층 구상적인 개념이 사용된다. 또한 이 내용은 형식과 대립하는, 형식과 별개의 것이 아니다. 피셔는 짐머만 등의 형식주의 미학과의 대결을 통하여 ‘가득 채워진 형식’의 개념에 도달하고, 어떠한 형식도 미적 직관에서는 정신에 의한 상징화를 겪는다는 것, 혹은 무의식적으로 감정이입이 행해진다는 것을 지적하였다. 이리하여 우리는 관념론 철학의 말기에 나타난 한 미학자에게서 심리학적 미학에의 모색이 이미 시작되고 있음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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