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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미학] ()

1) 플라톤의 입장
플라톤은 (427/8~347/8 B.C,)은 이오니아 학파의 자연철학과 피타고라스학파의 자연철학, 소피스트의 경험적 감각주의 등이 제기했던 모든 문제를 ‘이데아’의 변증법 속에 종합하여, 이성적 세계와 감각적 세계간의 일체의 모순을 극복하려고 했다. 이데아의 변증법은 절대적 존재인 이데아를 인식하려고 하는 정신의 적극적 ․ 능동적인 노력이다. 따라서 플라톤에 있어서 미와 예술의 문제는 형이상학적 ․ 인식론적 ․ 윤리학적인 모든 문제와 근본적으로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미의 이데아 ․ 모방 ․ 쾌락 ․ 조화 등과 같은 그의 미학적 개념은 동시에 이데아적 변증법의 중요한 매개개념이기도 하다. 즉, 선을 미라고 느끼고 악을 추(醜)라고 여기는 일반적인 그리스적 감각에서부터 정치적 ․ 윤리적 이상으로서의 칼로카가티아*의 관념과 미의 이데아에 대한 신비적 관조까지, 또한 직공의 저급한 ‘기술’에서부터 최고의 기술인 철학적 ‘인식’에 이르기까지, 플라톤의 미학과 예술론의 모든 문제영역은 그의 철학의 모든 영역과 겹쳐져 있다.

2) 미(美)

(1)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개개의 사물과 육체의 미는 우리에게는 대단히 자연스럽게 느껴지지만, 플라톤은 이것을 미의 가장 저급한 형태로 보았다. 즉, 사물과 육체 등의 미는, 주관과의 관계에서 비로소 성립하는 감각적 가상으로 존재할 뿐이다. 플라톤에 있어서 참으로 순수한 최고의 미는 이미 감각적 세계를 초월해 있는 궁극적, 객관적 실재이고, 존재의 존재인 이데아 자체인데, 그것은 순전히 지적 직관에 의해서만 포착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감각적 ․ 현상적 세계에 있는 것은 미의 이데아의 불완전한 반영일 때 비로소 아름다운 것이지 그 자체로서는 아름다울 것일 수 없다.
미의 이데아가 현상적 세계에 현현할 때는 이상적 형식 ․ 전형으로 되고, 일체의 구체적인 미에 정합 ․ 균제* ․ 조화* 등의 객관적 규준을 부여하게 된다. 말하자면 기하학적 도형 속의 직선 ․ 원 ․ 구(球)는 이러한 규준에 걸맞는 전형적인 미(美)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규준은 감각적인 미의 형식적 원리일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제도나 지식이 갖는 내용적 ․ 정신적인 미에 대한 내적 형식 원리이기도 하다. 모든 미는 이러한 규준에 적합하고 일치하는 정도에 따라, 각각의 단계를 이루면서 미의 이상적 형식에 접근해간다. 그것은 미가 그 순수함을 증대시켜가는 것이기도 하다. 플라톤은 이러한 미의 단계에 따른 사상을 그의 존재론적 체계에서 이끌어내고 있다. 즉, 그는 자연적 사물 → 인간의 모습 → 행위 → 인식(정신의 내적 활동)→이데아 —이와 같이 감각적 요소를 점차 사상하면서 로고스적으로 순화 ․ 상승해 나가는 존재의 층에 미의 단계를 대응시키고 있다.
플라톤에 의하면 미는 모두 명석한 것 ․ 명백한 것이지만, 그 중에도 최고의 존재이자 이데아의 이데아인 ‘선의 이데아’는 미를 관조하는 정신보다는 미의 빛나는 극치로서 현현하는 것이다. 즉, 인식의 궁극에 가서야 비로소 미의 체험도 극에 도달하게 되고, 그리하여 미의 문제는 이데아의 변증법과 깊은 연관을 맺으면서 전개된다. 이러한 입장에서 미에 대해 가장 통일적으로 서술한 것은 대화편의『향연』(symposium)과 『파이드로스』이다. 사랑은 미를 향유하려고 하는 정신의 강렬한 파토스적 충동이며, 일종의 광기라고도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정신은 이 에로스에 이끌려 감각적 형태의 미로부터 출발하여 보다 고차적인 미를 추구하면서 점차 존재의 단계를 밟고 올라가, 마침내 이데아 자체의 미를 바라봄과 동시에 참된 실재를 직관적으로 인식하기에 이르는 것이다.
이와 같이 플라톤이 지니고 있는 미의 본질 또는 가치는 정신으로 하여금 감각적 찌꺼기의 오염으로부터 스스로를 정화시키고, 현상적 세계의 속박을 탈피하여 영원한 존재와의 완전한 조화, 근본적 통일을 달성하도록 하는 작용에 있다.
(2) 이상의 형이상학적인 미의 사상 외에도 이에 대한 윤리적 ․ 심리적인 고찰도 있다. 초기에 플라톤은 역할을 갖는 것은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즉, 사물이 스스로의 본질을 기능으로써 충분히 드러내고 있는 것, 사물이 목적에 맞는 적절한 곳에 놓여있는 것이 아름다운 것이다. 미에 대한 이러한 규정은 선의 개념과 결합된 실천적 성격을 가지는 것임과 동시에, 균제 ․ 조화 등의 내적 ․ 외적 형식의 감각에 의해서도 뒷받침되어 있다. 그러나 플라톤의 선은 단지 윤리적인 선만이 아니고, 균제와 조화가 단지 감각적 형식에만 머무르지 않듯이, 미의 유용성에 대한 개념도 나중에는 형이상학적 합목적성으로 발전하게 된다.
미는 또한 그것을 바라보는 자에게 쾌락을 준다. 그런데 플라톤에 따르면 쾌락은 단지 감각과 감정뿐 아니라, 의지와 이성의 활동에도 수반되는 가장 일반적인 심리작용이다. 자기의 본성(존재성)에 적합한 것을 추구하고 또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쾌락이고, 반대로 부적합한 것을 받아들이면 고통이 된다. 쾌락 역시 균제와 조화의 원리에 따르는 것이다. 플라톤은 쾌락을 미의 척도라고 생각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순수한 쾌락이 색(色)과 형(形)과 음(音) 등의 미로부터 생겨나는 것이므로 여타의 쾌락은 가령 정신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어느 정도는 고통이 섞여 있는 불순한 것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그러한 미적 쾌락이 순수한 것이라고는 해도 감각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한 불안정한 것이기 때문에, 정신이 보다 안정되고 참으로 순수한 쾌락을 얻기 위해서는 미의 이데아를 관조해야만 한다. 이때 정신은 절대적 존재와의 적합 ․ 조화를 통해서 스스로를 정화하고 최고의 쾌락 —엑스타시스(脫我)에 이른다. 이러한 궁극적인 미적 쾌락의 체험은 창조적 계기로 전화되기 마련이다. 플라톤은 이것이 신적 광기 ․ 영감*으로서 예술의 근본적인 동기라고 생각했다.

3) 예술

(1) 예술은 넓은 의미에서 볼 때 일종의 기술이다. 인간의 행위가 어떤 대상과 목적을 갖는 경우에 그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이론적 지식 ․ 방법이 기술인 바, 플라톤은 『소피스트』에서 여러 가지 기술을 열거하여 그 분류와 평가를 행하고 있다 거기에 따르면 기술은 우선 획득적인 것과 제작적인 것으로 양분되고, 여기서 또 전자는 협의의 실천적 기술(수렵술 ․ 상업술 ․ 전술 등)과 인식적 기술로 나뉘며, 후자는 신적인 자연의 생성과 인간에 의한 그 모방의 기술, 즉 예술로 나누어진다. 그리고 플라톤은 이중에서 예술과 인식적 기술을 모두 모방적 기술*이라고 부른다. 인식은 덕(德, 사물의 본질)을 획득적으로 모방하고, 예술은 자연을 제작적으로 모방한다는 것이다.
예술을 이렇게 규정하면, 예술의 합목적성과 진리성이 당연히 문제가 된다. 플라톤에 의하면 기술은 단순한 육감과 경험적 숙달로부터 순수한 학적 인식에 이르는 모든 이론적 지식과 방법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그리하여 제작적 ․ 모방적 기술로서의 예술이 진리성의 측면에서 기술의 어떠한 단계에 놓여야만 하는가는 똑같은 모방적 기술인 이론적 인식과의 대비 속에서 결정되는 바, 플라톤은 이것을 예술의 평가 그 자체로 간주했다.『폴리테이아』에서, 이데아의 모방인 침대를 또다시 모방하여 묘사한 화가가 진리로부터 세 번째에, 즉 침대를 만든 직공보다도 낮은 위치에 놓인 것은, 예술의 대상과 내용이 예술가의 대상인식의 정도와 직접 연결된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입장에서 여러 예술 형식들 간의 서열도 생겨난다. 회화는 거짓된 것, 외관을 표현하는 것으로 모든 예술 중에서 가장 부정적으로 평가되며, 연극 ․ 조각 ․ 건축 등은 대상을 전형으로서 파악하고 조화와 균제에 보다 부합하는 것이므로 회화보다 높이 평가된다. 그리하여 계율(階律)과 조화 자체를 표현하는 음악과 시는 가장 창작적인 예술로서 특별히 포이에시스라고 불린다.
(1) 그러나 예술을 기술의 일종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플라톤은 예술의 참된 독자성을 포착할 수 없었다. 그런데 플라톤의 예술론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예술이 거기에 관계하는(창작적으로든 향수적으로든)인간 주체에 미치는 영향 문제이다.『폴리테이아』에서 정신의 비(非)로고스적인 저급한 부분에 호소하는 예술을 배척하고, 한편『노모이』에서 숭고한 구상과 결부된 예술을 용인하고 있는 것은, 그가 다분히 정치적 ․ 윤리적 측면에서이기는 하지만 예술의 독자성을 인정했음을 말해준다.
예술은 어떤 대상을 모방하는 행위를 통하여 성립한다. 그리고 플라톤이 모방*이라고 하는 것에서 찾았던 참된 의미는, 모방하는 사람이 그의 모방행위를 통하여 스스로가 바라보고 있는 대상과 유사한 것으로 된다는 데에 있다. 즉, 예술가는 어떤 대상에 공감을 느껴서 표현 활동(모방)을 행함으로써, 또 향수자는 거기에 표현된 것을 받아들임(모방)으로써, 어떻게든 모방의 대상에 스스로 접근해간다. 플라톤에 의하면, 예술의 이러한 존재방식이 예술의 독자적 의의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입장에 서게 되면, 참된 예술은 이상적 형식 ․ 전형으로서의 미를 표현함으로써 이것을 향수하는 자의 정신에 훌륭한 조화를 가져다주고, 그리하여 선으로 향하는 습성을 만들어 내게 한다.
또한 예술은 그것을 향수하는 사람에게 쾌락을 준다. 플라톤은 그 쾌락의 질이 예술적 표현의 질과 깊이 관련되는 것이라고 생각하여,『폴리데이아』에서는 저급한 감정을 자극하는 예술을 배척한다. 정신의 고귀한 부분이 예술로부터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참된 예술적 쾌락이다. 그것은 미적 쾌락과 마찬가지로 자기자신을 보다 고차적 존재와의 부합 ․ 조화로 이끄는 정신적 감동이라고 할 수 있으며, 또한 그것은 플라톤이 이데아를 관조할 때 체험하는 순수한 정신적 신비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말한 것이다. 뛰어난 예술에 관계하는 사람은 이러한 정신적 감동에 의해서 참된 존재를 모방하도록 촉발되는 것이다. ― 즉, 예술가는 미의 이데아로부터 오는 영가 . 신적 광기에 의해서, 향수자는 예술로부터의 쾌락에 의해서 그렇게 된다.
플라톤에 있어서 이성적 기술로서의 예술은 진리에 대한 자각적 파악의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철학보다는 한단 낮게 평가되지만, 이데아에 대한 관조의 직관적 순수함으로부터 출발하여 미의 전형을 표현하는 이상적인 예술은 철학과 똑같은 놓은 위차를 부여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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