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주의는 하나의 탐구방법 혹은 어떤 의미에서는 실재론과 유사하며 경험주의와 실증주의와는 대립하는 보다 일반적인 과학철학이다. 구조주의는 대체로 언어학에서 출발하여 문예비평, 문학사회학, 미학이론, 사회과학 (특히 인류학), 마르크스주의로 확산되어갔다. 구조주의적 방법의 주요특징은 체계 system, 다시 말하면 고립되어 있는 특정한 사실이 아니라 상호 연관되어 있는 한 묶음의 사실들간의 관계를 탐구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이다. 피아제 Piaget, J.는 구조주의적 방법의 기본개념으로서 총체성 totality, 자동제어 self regulation, 변형 transformation을 들고 있다. 마르크스 사상 일반에서의 구조주의적 흐름의 주요한 원천은 알뛰세 Althusser, L.에게서 찾을 수 있다. 알뛰세에 따르면 마르크스는 사회이론으로부터 인간 주체를 제거하고 사회적 총체성의 구조 속에 각인(刻印)되어 있는 인간 실천의 층위들instances (경제적,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과학적 층위)에 대한 ‘새로운 과학’을 세웠다는 것이다. 따라서 마르크스 이론의 요체는 인간 중심적인 것이거나 역사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 총체성(예컨대 생산양식, 사회구성체)의 구조적 분석에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구조적 분석의 목적은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사회생활의 현상들을 생성시키며 또 그 현상의 배후에 깔려 있는 ‘심층구조’deep structures를 밝혀내는 데 있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고딜리에 Godelier, M.는 마르크스와 같이 레비 스트로스 Strauss, Levi 에서도 구조란 직접 드러나거나 관찰할 수 있는 실재들 realities 이 아니라 사람들 간의 드러난 관계 너머에 존재하는 실재의 수준들 levels을 가리키는 것으로 규정되었으며 이 구조의 기능작용이 한 사회체계의 심층논리를 구성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드러난 것 배후에 실재하는 구조가 있다는 이러한 생각은 인류학은 물론 마르크스주의 정치경제학과 사회학에 상당한 영향을 끼쳐왔다. 예컨대 전자는 『자본론 Das Kapital』에서 행한 마르크스의 상품분석을 구조주의적 분석의 전형적인 예로 간주하고 있으며 후자의 경우 특히 사회계급과 국가 연구에서 이 분석방법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구조주의적 마르크스주의가 갖고 있는 비역사적 관점은 마르크스주의 역사가들의 비판의 표적이 되었으며(특히 톰프슨 Thompson, E. P.), 골드만 Goldmann, L. 의 ‘발생구조주의 genetic structuralism’ 같이 구조주의적 접근방법과 역사적 접근방법을 결합시키려는 노력을 낳기도 하였다. 마르크스주의 내부의 이론사적 흐름에서 본다면 구조주의적 마르크스주의는 마르크스주의의 양극적 전통인, 사회생활에서의 인간 의식과 행동의 역할을 강조한 ‘인간주의적’ 마르크스주의(예컨대 프랑크푸르트 학파)와 대립하고 있는 ‘과학적’ 마르크스주의의 대표적인 흐름이라 할 수 있다. 보다 넓은 사상사적 흐름에서 본다면 구조주의 일반은 현상학, 독일의 정신과학, 역사주의, 해석학의 전통, 실존주의 등 인간의 독자성, 개별성, 실존성을 강조하는 이론적 흐름들과 대조적으로 인간행위의 구조적 결정성을 강조하는 이론적 흐름의 대표적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