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자우네』] ()
당초 신학자였던 B. 바우어는 정통 헤겔학파의 젊은 지도자였는데, 그의 『포자우네(헤겔에 대한 최후 심판의 나팔)』와 더불어 헤겔학파는 해체된다. 헤겔에 의하면 "종교의 대상도 철학의 대상도 영원한 진리 그 자체 · 신이며, ······ 철학은 이미 신에 대한 예배 · 종교"인 것이지만, 종교가 "표상 · 대상성의 형식"에 머무르는 데 반해 "철학은 신앙에 사유의 형식을 부여하고, ······ 신앙이라는 형식 위에 선다." 따라서 '즉자태‒외화‒타자존재에서의 자기존재'라는 헤겔 변증법의 틀은 (헤겔 자신이 『종교철학』뿐만 아니라 『정신현상학』 등에서 강조하고 있듯이) 삼위일체의 신에 의한 창조에서 완성에 이르는 과정을 '개념화'한 것이었다.
따라서 헤겔 『종교철학』의 기본 테제를 "보편자가 유한한 의식에서 자신을 아는 것도, 유한한 정신이 보편자 속에서 자기의 본질을 직시하는 것도 실체의 동일한 자기의식이다"라고 바우어가 부연했을 때 거기에는 헤겔 철학으로부터의 일탈은 없다. 그러나 『포자우네』의 핵심은 이러한 부연에서 더 나아가 다음과 같이 계속한 데 놓여 있다. 요컨대 이 실체라는 것은 결국에는 "유한한 의식이 자신의 유한성을 방기해가는 운동의 한 계기임에 지나지 않으며", 모든 것은 "인간의 자기의식"이다. 이것이 헤겔의 주장이며, 헤겔 철학은 신을 인간의 자기의식으로 해소하는 "무신론의 체계"이다, 운운. 여기서부터 헤겔 변증법의 유물론적 전도까지는 불과 한 걸음의 거리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 한 걸음은 베를린 대학에서 바우어의 가르침을 받은 맑스에 의해 내딛어졌던 것이다. -오바 다케시(大庭 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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