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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건주의敬虔主義] (Pietismus , Pietism)

루터의 종교개혁은 국민국가의 성립을 촉진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봉건적인 독일에서는 다수의 영방교회(Landeskirche)를 탄생시키고, 그것이 고정되어 영방절대주의의 뜻대로 위로부터의 근대화를 이루고 있었다. 경건주의는 넓은 의미에서는 "교회들의 내부에서 발생하는 교파(Sekte)의 이상에 대한 그치기 어려운 충동"(트뢸치)이라고 말해지고 영국의 퓨리터니즘의 각 파들과 메소디스트를 포함하지만, 슈페너의 『경건한 소망』(1675)에서 시작되는 독일 경건주의는 좁은 영방국가에 갇혀 있는 루터 정통파(영방교회)의 교조주의 · 관료화 · 교의의 스콜라화에 대한 반발로서 태어났다. 

슈페너 자신은 '교회 내 교회'에 머물면서, 기독교는 지식이 아니라 실천으로서 함께 모여 성서를 읽고 사상의 수련을 행하며 신의 뜻에 따른 삶을 살아감으로써 루터의 초심으로 되돌아가 내적 인간을 건설하는 일에 힘을 기울였다. 그는 베를린으로 가서 프로이센 교회 행정에도 관여했다. 실천적 지도자인 프랑케는 할레 대학 교수가 되어 고아원을 운영하기도 했다. 당초에 그것은 독립파(크롬웰)와 정신적 친근성을 지니며, 서남독일에서는 영국형 발전의 가능성을 지니면서 프로이센 절대주의에 의한 위로부터의 근대화 노선에 적합한 양분을 주고, 결국 거기에 흡수되어 그 첨병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 가장 좋은 부분은 '아름다운 영혼'(괴테)으로서, '계몽된 경건주의'라 불리는 사람들에 의해 독일 이상주의(칸트)에서부터 낭만주의(슐라이어마허, 『종교론』, 1799)에 이르는 사상의 저류를 물들이고 있었다. 북미 유학 중이던 우치무라 간조()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도 알려진 애머스트 대학의 J. H. 실리 학장은 19세기 신경건주의의 대표자 톨룩으로부터 1852년 할레 대학에서 공부한 인물이었다.

슈타인‒하르덴베르크 개혁에 의해서도 교회의 자립과 아래로부터의 의사형성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오히려 권위주의적 영방교회의 성격이 강화되었다. 따라서 19세기의 각성운동인 신경건주의가 나설 차례였으나 귀족 · 관료를 담지자로 하여 다시금 영방교회에 편입되어간다. 수공업자 · 상인을 포함한 민중적인 서 · 남부 경건주의도 사회적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사회문제에 등을 돌렸으며, 인간관계에서 이 운동과 가까운 지점에 있었던 청년 엥겔스도 반발하며 떠나갔다. 신경건주의는 국내의 전도와 구제 사업에 힘썼지만, 자기형성보다 원조와 가족의 역할을 중시했기 때문에 기독교적 부조사상을 거부한 노동조합을 이해할 수 없었다.

19세기 독일 프로테스탄티즘의 주류는 신학상의 합리주의와 자유주의 신학이었다. 종교를 이성종교(=도덕)로 환원한 칸트를 일면적으로 해석하여 그의 경건주의적 측면(모친과 학교를 통해 경건주의의 영향이 크다)을 무시하고 단조로운 계몽신학이 19세기의 40년대에도 침투함으로써 사람들이 교회에서 떠나는 사태가 벌어진다. 그 담지자는 교수 · 변호사 · 관료 등 독일 특유의 교양시민층인데, 독일 이상주의의 세례를 받은 고답적인 시민은 신학적 합리주의에 만족하지 못하고 급진화하여 자유주의 신학을 일으켰다. 

기독교를 근대문화에 적합한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교양층이 그 중심을 이루었기 때문에 민중에 대한 멸시는 피할 수 없었으며, 당시 목사의 양성 · 임명 · 인사권도 프로이센 정부가 장악하고 있었다. 여전히 국가에 의존하고 있는 영방교회는 자발적인 종교운동을 민중들 속에서 발전시킬 수 없었으며, 새롭게 등장한 사회문제 · 노동자문제라는 절호의 기회에 또다시 응답할 수 없었다. 

합리주의든 이에 반발하는 경건주의든 간에 그 속물성을 절실히 느낀 맑스와 엥겔스 등이 그것들을 현실의 개혁을 무산시키는 '아편'으로 보았던 것은, 후년의 맑스주의에 의한 내면적인 것의 거부는 차치하더라도 그 자체는 오히려 이해할 만하다. 교양시민층의 지도에 의해 태어난 노동자교육협회는 노동자를 종속적으로 보고 있었다. 그에 반발하는 자유종교가 · 빛의 벗의 흐름, 그리고 무신론자들로부터 노동자운동이 시작되고 사회민주당에 이르는 과정에서, 사회생활의 격변에 이리저리 떠밀리기 시작한 민중의 내면생활을 지탱하고 그들을 사회개혁으로 향하게 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영방교회에서 한 발짝만 밖으로 나가면 암흑의 진공상태였고 거기서는 자유로운 시민사회는 발견될 수 없었다.

-호리 다카히코( )

[네이버 지식백과] 경건주의 [敬虔主義, Pietismus, Pietism] (맑스사전, 2011. 10. 28., 마토바 아키히로, 우치다 히로시, 이시즈카 마사히데, 시바타 다카유키, 오석철, 이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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