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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과 현실성(可能性과 現實性)] (Possibility and Reality)

I 가능성과 현실성은 사물의 객관적, 합법칙적 발전과정을 표현하고 있는 유물론적 변증법의 범주에 속한다. 새로운 것은 낡은 것 내부에 숨어 있는 일정한 전제로부터만 발생할 수 있다. 새로운 것이 잠재적 상태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 가능성이며, 현실성이란 가능성이 현실 속에서 실현되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모든 유아는 성숙한 유기체로 발전하고 변형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유아로부터 발전한 성숙한 유기체는 현실성이다.

가능성과 현실성은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가능한 것과 현실적인 것은 상호 침투한다. 결국 가능성이란 넓은 의미에서 현실성의 한 형태, 즉 내적·잠재적인 현실성이다. 가능성과 현실성의 통일을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그것의 구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인간이 세계를 완전하게 인식할 가능성과 현실 안에서 이 가능의 실현은 본질적으로 구별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은 처음에는 단지 가능성을 가질 뿐, 단번에 현실성으로 자신을 실현하지는 못한다. 가능성은 본질적인 발전경향을 표현하고 일정한 조건이 현존할 때에만 실현된다. 가능성이 대상의 법칙적이고 본질적인 발전경향을 표현하고 그 실현의 필요조건이 현실성 속에 존재할 때, 그것을 실재적(구체적) 가능성이라고 한다. 계급투쟁 및 모든 식민지와 종속국이 대외의존으로부터 해방될 가능성은 실재적이다. 이 과정은 현재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반면 형식적(추상적) 가능성은 대상의 비본질적인 발전경향을 표현하며, 그 실현에 필요한 조건은 현실성 속에 결여되어 있다. 형식적 가능성은 다른 모든 가능성을 사상한 경우에만 성립되는 가능성으로 간주될 수 있다. 상당히 많은 가능성이 현실성으로 전화하지 않는다. 예컨대 태양계의 행성들과 다른 거대한 천체들이 충돌할 가능성은 형식적이고 추상적이다. 즉 이 사건이 일어날 확률은 무한소이다. 그러나 형식적 가능성은 그 자체로서 객관적 법칙과 모순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원리적으로 어떠한 조건에서도 실현될 수 없는 불가능성과는 구별된다.

가능성이 현실성으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그에 대응하는 객관적 조건뿐만 아니라 주관적 조건도 필요하다. 사회발전과정에서 새로운 것과 낡은 것, 진보적인 것과 반동적인 것이 대립하고 있는 경우, 전자의 승리를 위한 객관적 조건이 마련되었다고 해서 이것이 그 실현을 위한 충분조건이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사람들의 의지, 의식, 실천 등이 상당히 많은 것을 좌우하며, 이러한 의미에서 객관적 발전법칙에 기초한 합목적적 활동만이 가능성의 현실성으로의 완전한 실현을 이끌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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