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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의식] (class consciousness)

마르크스는 초기 단계에서부터 한 계급의 객관적 상황과 그 상황에 대한 주관적 인식, 즉 계급 구성요건과 계급의식을 구분하였다. 엄격한 의미로 볼 때, 사회적 구분은 자본주의사회에서 ‘계급’의 형태를 취하는 데, 이것은 이러한 경우에 한해서만 오직 생산수단의 소유(또는 통제), 또는 생산수단으로부터의 배제에 의해서만 규정되는 사회집단의 구성요건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전(前) 시민계급의 신분 사회에서는 합법적으로 인정된 신분질서가 생산수단의 소유에 기인한 구분과 일치되어 있었다. 귀족은 항상 귀족으로 존재하면서 바로 그 위치에서, 처름부터 끝까지 명확하고 확실하게 경계를 이루는 특권의 소유자로 존재하였다. 소유관계의 체계는 신분구조의 배후에 숨겨져 있었다. 토지가 중요한 생산수단이며 또 그 대두분이 귀족과 교회의 재산으로 남아있는 한, 신분체계는 소유관계의 체계와 아주 순조롭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도시 시민계급의 발흥과 상업, 제조업, 산업 자본의 발전과 함께, 그리고 (부분적으로는 귀족화된)시민계급이 대규모로 농업적 이해관계의 영역에 침투함에 따라 그 조화는 점차 깨져갔다. 신분의식은 기본적으로 계급의식과 다르다. 한 신분의 구성 요건은 대체로 세습되며, 그것은 주어진 권리와 특권 또는 그것으로부터의 배제를 통해서 명확히 알수 있다. 그러나 계급 구성 요건은 생산과정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인식하는 데 달려있는 문제이다. 그래서 자주 이것은 특히 시민계급, 소시민계급, 그리고 ‘중농층’의 경우에는 구(舊)신분제도에 대한 회고적 경향 뒤에 은폐되어 버린다.
마르크스는 시민계급과 노동자계급 안에서 일어나는 계급의식의 발생을 구체제의 지배계급에 대한 평민의 증대된 정치투쟁의 결과라고 했다. 그는 계급의식 발전의 난점을, 유력한 계급으로서 혁명적 방법으로 자신들의 입지를 구축하지 않고 투표권을 통해서 군주(나폴레옹 3세)에게 순종했던 프랑스 소자작농들의 실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수백만의 가족들이 자신들의 생활 양식, 이해 관계 및 문화가 타계급의 그것과 유리된 경제적 생존 조건 아래서 살며, 동시에 그 타계급과 적대적 대립을 이루는 한 그들은 하나의 계급을 형성한다. 오직 소자작농 사이의 지역적 상호관계만이 존재하고 그들 사이의 이해관계의 동질성이 그들 사이에 공동체, 전국적 결속력, 그리고 정치적 조직을 가져오지 못하는 한 이들은 계급을 형성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의회를 통해서든 국민회의를 통해서든 자신들의 이름으로 스스로의 계급적 이익을 강화시킬 수 없다. 그들은 스스로를 대표하지 못하고 다만 타인에 의해서 대표되어야만 한다. 동시에 그들의 대표자는 그들의 주인으로서, 즉 그들에 대한 관리자로서 나타나게 마련이다…(≪브뤼메르의 18일≫, 제7절)

노동자계급 속에서 계급의식의 형성은 소자작농 사이의 정치적 계급의식의 필연적 유산(流産)에 대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처음의 한정된 투쟁(예를 들면 특수한 기업이나 공장에서의 노동조합 투쟁)은 전체 계급의 공통된 관심사가 될 때까지 이해관계의 동질성이라는 토대 위에서 확대되어 간다. 또 이해관계의 동질성은 정당의 형태라는 적절한 기구를 창출시킨다. 대규모 공장과 산업체에서의 집단 노동과 산업자본주의에 필요한 통신수단의 개선은 이러한 통일을 쉽게 한다. 계급의식의 형성과정은 광범위한 계급적 조직의 발전과 그 궤(軌)를 같이 하는 데 이 두요소는 상호 의존적이다.
마르크스는 전체 계급의 공통된 이익의 적극적 추구가 노동자 개인이나 개별적 노동자 집단의 특수한 이해와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것은 최소한 사회적으로 우월한 위치에 있는 개별적 숙련 노동자들의 근시안적이고 단편적 이해와 계급 전체의 이해 사이의 갈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단결에 특히 중요한 의미가 부여되었다. 임금구조의 차별화와 풍요의 증대에 대한 유혹은 일반적으로 계급적 단결을 약화시켜 왔으며, 따라서 고도의 산업사회에서는 계급의식이 약화되어 왔다. 이 과정에서 최소한 일부의 노동자계급에까지 미치게 되었던 사치성 소비상품에 대판 개별적 경쟁을 통한 ‘고립화 효과’는 1851년의 프랑스 소자작농의 ‘자연적 고립’과 유사한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카우츠키와 레닌에 따르면 충분한, 즉 정치적 계급의식은 ‘외부로부터’ 노동자계급에 주어짐으로써만 가능하다. 더 나아가 레닌은 오직 ‘노동조합적 의식’-예를 들면 자본가의 이익에 대항하는 노동조합적 이익 표출의 필요성과 유용성에 대한 의식-만이 노동자계급 안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적 계급의식은 잘 교육받고 견문이 넓으며, 직접적 생산과정으로부터 일정하게 떨어져 있음으로써 시민계급 사회와 그 사회의 총체적 계급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지식인에 의해서만 발전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마르크스주의에서 주장되는 지식인에 의해 발전된 계급의식은 오직 노동자계급에 의해서만 채택될 수 있을 뿐, 시민계급과 소시민계급에 의해서는 받아들여질 수 없다. 레닌은 계급의식을 경험주의적 노동자계급에로 전달하는 조직적 도구로서 ‘새로운 유형의 정당’, 즉 직업적 혁명가들의 정예정당을 상정한다 .이러한 레닌주의적 개념과는 달리 룩셈부르크는 계급의식의 형성에 사회적 경험, 즉 계급투쟁의 경험이 안겨주는 역할을 중요시한다. 계급투쟁의 진행 과정에서 야기되는 오류조차도 성공을 보장하는 그 계급의 계급의식에 기여하며, 반면에 지적 엘리트의 노동자계급에 대한 지원은 행동 능력의 약화와 수동성만을 가져올 뿐이라고 한다.
루카치(1923-1971))는, 레닌주의자와 사회민주적 마르크스주의자 모두에 의해서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비난받은, 일종의 계급의식의 형이상학을 전개시켰다. 그러나 루카치의 주장은 그의 정당의 역할에 대한 개념에서 보여지듯 실질적으로는 레닌주의 이론과 완벽하게 일치한다. 계급의식에 대한 루카치의 정의는 레닌의 정의와 마찬가지로 ‘충분한’, 또는 정치적 계급의식은 그 내용으로서 갖추어야 할 명제에서 출발한다.

구체적인 총체로서의 사회, 즉 역사의 주어진 시점에서의 생산체계와 그 결과로서의 사회의 계급 분화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명제에서 시작된다. …의식을 사회 전체에 관련시킴으로써, 인간이 직접적 행위와 사회의 전체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서 특수한 상황과 그로부터 발생한 이해관계를 올바르게 평가할 수 있다면 특수한 상황에서 인간이 가지게 될 사고와 감정을 추론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말하자면 그들의 객관적 상황에 부응하는 사고와 감정을 추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계급의식은 사실 생산과정에서의 특수한 전형적 위치에 ‘이입된’적합하고도 합리적 반응으로써 구성된다. 그러므로 계급의식은 계급을 이루는 한 개인에 의해서 사고되거나 느껴진 것의 총합이나 평균치가 아니다. 전체로서 계급에 의한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행위는 마지막 수단으로서 이러한 의식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지 개인의 사고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즉 그러한 행위는 이 의식과 관련해서만 이해될 수 있을 뿐이다.

의식이 이렇게 규정된 계급은 다름 아닌 ‘역사적으로 이입된 주체’이다. 경험적으로 존재하는 계급은 이러한 정의로 규정된 방법을 통해서 스스로를 인식하거나 또는 -헤겔적 용어를 쓰면-‘본래부터의 즉자적 계급’에서 ‘스스로 형성한 대자적 계급’으로 자신을 변형시킬때만 (성공적으로)행동할 수 있다. 소시민계급과 같은 특수한 계급이 자신을 의식하지 못하거나(1918년 독일의 노동자계급처럼), 자신을 충분히 변형시키지 못하게 되면 그들의 정치적 행위는 반드시 실패하게 될 것이다. 루카치의 정의에 따르는 문제점은 이입 이론의 ‘소유’를 주장하면서 실재하는 노동자계급을 보호, 또는 사실상 타락시키는 정치적 엘레트들에 의해서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계급;계급투쟁;이데올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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