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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race)

인종, 그리고 인종관계의 개념은 필연적으로 마르크스주의 사회학자들 사이에 의문을 불러일으킨 것들이다. 한편으로 보면, 그것들은 생물학적 또는 적어도 문화주의적인 사회적·제도적 현상에 대한 설명을 제시하는 듯하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들은 계급형성으로부터 야기된 사회적 결합형태와 경합하여 정치적 맥락에서 사회적 결합형태에 대하여 언급하려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므로 정치학의 한 요소로서 인종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적 설명을 하려면 정상적인 제도적 관계와 그리고 계급형성이라고 생각될 수 있는 것들과 '인종관계'와 관련된다고 생각되는 상황의 여러 유형들과의 상호 관계를 다루어야만 한다.
사실 정치적 행위와 정치적 관계가 유전적 기원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관념은 생물학자나 사호과학자 간에 별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인류를 인종으로 광범위하게 분류하는 것은 정치적 차이를 설명함에 아무런 유용성이나 적합성이 없다고 생각되고 있고, 공통된 유전형질을 지닌 '개체군'이라는 생물학적인, 보다 제한된 관념도 그 자체가 실제의 자원을 놓고 경쟁하고 정치적으로 행동하는 경험적인 집단형성은 특히 어떤 집단이 생산수단에 대해 지니고 있는 차별적 관계를 포함하는, 명백히 다른 종류의 기원을 지니고 있다. 흔히 문화나 혹은 종교에서 유래된다고 여겨지는 민족적 유대가 사회적·정치적 구성체의 발달에서 독자적인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은 보다 설득력 있게 주장된다. 그러나 마르크스주의 사회학은 아마도 서로 다른 민족집단이 협력·공존, 또는 갈등관계에 놓이는 것은 각각의 집단이 가지는 경제적·정치적인 기능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할 것이다.
마르크스주의가 애초에 유럽 역사의 배경 속에서 발전하였고 자본주의적인 산업 사회에 있어서의 생산수단에 대한 관계와 계급형성의 분석에 적용되었기 때문에, 다른 사회, 특히 식민지적인 주변부에 적용될 때에는 계급, 그리고 계급투쟁의 개념들이 확장될 필요가 있다고 여겨져 왔다. 이러한 견해가 현재 대두하고 있으며 인종문제, 그리고 민족문제와 관련하여 효능을 지니는 것은 이러한 형태의 마르크스주의 계급분석의 확장이다. 계급투쟁이 제한된, 즉 국민적이며 또한 민족적인 동질단위 내에서 발생한다고 보는 마르크스주의는 지나치게 제한적이고 편협된 것이다. 자본주의는 항상 세계적 규모의 현상을 향하여 움직이고 있으며 자본주의 체제는 항상 세계적 경제체제로서 이해되어야만 한다. 그러한 구도 하에서 유용한 분석단위는 몇몇 유럽 열강의 16세기에서 19세기에 걸쳐 진행된 해외 팽창과 함께 야기된 세계적 규모의 제국들이다. 그러한 단위에 있어서는 전 집단의 단순한 부르조아와 프롤레타리아로의 양분은 있을 수 없고, 그보다는 모든 민족적·인종적 집단들-자신들이 구별되고 구분되는 이해가 있다고 생각하는-의 경제적·정치적 위계질서에 대한 다면적이고 차별적인 친족 관계의 발전이 있게 된다.
선진 자본주의 사회가 지녔던 것과 같은 특성이 없었던 사회체제를 '봉건적' 내지 '동양적'이라고 보는 관념은 최근 들어 많은 마르크스주의 학자들 사이에 16세기 이후 북서유럽에서 있었던 고전적인 자본주의의 발전, 그리고 계급투쟁과 더불어 두 주변부에서도 역시 발전되어 왔었다는 관념으로 대치되기에 이르렀다. 즉 한편으로는 옛 제도가 세계 자본주의 내에서 새로운 부차적 지위를 차지하는 '2차적 농노제'의 발전이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아메리카, 아시아 그리고 아프리카로의 새로운 형태의 식민지 이주가 있었다. 인종관계의 문제로-주로 비마르크스주의자들에 의해서이긴 하지만- 고려되는 정치적 상호작용의 주요 행태는 바로 후자의 상황에서였다.
식민지 사회의 계급분석은 매우 복잡한 문제이다.(→식민지 사회와 후기 식민지 사회) 거기에는 항상 경제적 착취의 기본형태로부터 도출되는 핵심체가 있다. 그 착취 형태는 수입 노예 또는 계약 노동자를 사용하는 재식농업, 농민층의 강제적 종속, 그리고 다양한 조세농경 형태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집단들의 증가가 새로이 형성된, 또는 재편성된 식민지 사회에서 발생하여 해방된 노예, 착취집단이나 피착취 집단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유색인종과 가난한 백인들, 제3국으로부터의 2차 이민자들, 자유농민, 자본가적 경영자 또는 자유수공업자, 그밖에 선교사, 행정관료로서 이주한 백인들이 포함되게 된다. 이들 집단 간의 상호작용에는 착취의 기본구조들 내의 한, 또는 또 다른 형태의 계급투쟁과 그들의 특정 이해를 방어하려는 식민적 계급들 간의 투쟁이라는 두 가지가 존재한다. 관련된 제 집단들은 대체로 여러 다양한 민족적·인종적 그리고 국민적인 배경을 가진 이들로 충원되기 때문에, 집단 간의 투쟁은 자주 인종, 또는 민족분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그러한 식민지적 사회구성체들에 대전제되고 있는 것은 그것들의 보다 최근의 발전으로부터 야기되는 여타의 경향들이다. 막스 베버에 의해 '전리품 자본주의'로 불린 것에 의해 특징지워지는 순수한 식민형태는, 보다 고전적인 자유방임, 즉 노예해방과 농지개혁을 수반하는 형태로 교체되는 경향이 있다. 다양한 집단들이 식민지 독립을 지향하는 움직임 속에 정치적 지위 상승을 획득하였다. 식민지적 경제체제는, 빌고 불완전하지만, 다소간 발전하는 세계 자본주의체제에 결합된다. 그리고 변화와 혁명의 세력이 혁명의 민족적 모델과 계급모델 간에 분열된다. 변화하는 계급의 위계질서 내에 인종적 차별의 언어는 자주 사람들을 각기 다른 사회적·경제적 지위에 배치하는 수단이 된다. 때때로 이러한 배치과정은 모든 개인을 집단에 귀속시키는 단순한 분류형태를 띠게 되어 미국이나 동인도에서 백인이냐, 흑인이냐 하는 것은 기본적인 구조형성이 원칙을 제공한다.
'즉자적 계급'에서 '대자적 계급'으로의 전화라는 마르크스주의의 문제 내에서는, 민족이나 인종에 근거한 집단 형성의 지속은 때때로 언젠가는 진정한 계급의식에 의해 대체될 허위의식의 과도적 형태로 간주되기도 한다. 그러나 인종적·민족적 의식은 전화에 완강히 대항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완강성은 허위의식에 근거한다기보다는, 한 집단의 경제적 내지 정치적 질서에 대한 관계가 명확한 것이며, 그 집단이 지켜야 할 독특한 이해가 있다는 실제적인 이해에 기초한 것일 수도 있다. 현대 세계에 있어 고전적인 인종관계의 상황은 미국, 남아공, 그리고 식민시대를 거친 다민족 사회에서 발견된다. 미국의 경우, 노예의 후손은 새로이 형성된 자본주의적 대도시에서 자유로운 이민노동자와 경쟁해야만 하며, 그리고 그러한 자유 이민노동자에 기초한 정치적 질서 내에서 공간 마련을 위해 싸워와야만 했다. 남아공의 경우, 그 내부에 나름의 계급투쟁이 존재하는 백인경제는 노동자 거주지역, 도시 내의 배치 그리고 농촌의 잠재 노동인구 등의 제도화를 통해 원주민 노동자를 착취한다. 말레이시아나 기아나와 같은 식민 이후의 사회들에서는 다양한 민족적 기원을 가진 노동자들의 자손들이 자원과 정치적 권력, 그리고 영향력의 획득을 위하여 경쟁한다.
그러나 대공업도시의 계급투쟁 자체가 이러한 과정으로부터 분리되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곳에서 제공되는 기회를 좇아 경영자와 노동자가 이민하면 빈곤국, 특히 식민지 주변부로부터의 노동자로 채워진 거대도시 사회에는 간격이 생기게 된다. 식민지로부터의 이민노동은 대체로 정상적인 노동자로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식민지적 사회질서와의 연관과 경험 때문이다. 거대도시의 노동계급이 시민권이나 복지보장권 등의 형태로 현존하는 질서에 흡수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하는 경우, 식민지 출신의 노동자는 자신이 하위계급에 속하게 됨을 발견한다. 이것은 미국에서 주장되어 온 것처럼 가난과 질병에 사로잡힌 절망적 집단의 탄생이라기보다는, 민족적·인종적 이데올로기를 둘러싸고 정형화되는 독자적 계급투쟁의 출현을 의미할 수도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복지국가라는 합의가 붕괴되면, 그것은 거대도시 노동자들로 하여금 초과 착취당하는 식민지 출신의 노동자와 연합할 필요성을 느끼게 하거나, 또는 경제공황시 그들이 겪게 되는 권리의 상실에 대한 속죄양으로 식민지 출신의 노동자가 비난받는 상황으로 이끌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인종과 인종 관계라는 개념의 사용은, 독립적인 요소로 자본주의적 발전과 계급투쟁의 과정을 방해한다는 2차적 가설에 국한-비록 그 가설이 지니는 유용성이 있다 할지라도-되어서는 안 된다. 여기서 사용된 분석방식이 제시하는 것은, 명백히 구분되는 집단들에 대한 다양한 방식의 착취는 자본주의에 통합되어 있는 것이며, 만족집단은 그들이 독자적이고 차별화된 착취유형에 속해 있기 때문에, 뭉쳐서 함께 행동한다는 것이다. 인종관계와 인종분쟁은 필연적으로 보다 일반적인 종류의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요인들에 의해 구조화되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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