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의 PDF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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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거운 살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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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네스트 만델 지음 , 이동연옮김 |
출판사 - 이후 |
초판일 - 2001-10-20 |
ISBN - |
조회수 : 21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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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 차
머리말 9
1 영웅에서 악당으로 13
2 악당에서 영웅으로 33
3 거리에서 응접실로 49
4 다시 거리로 63
5 추리소설의 이데올로기 79
6 조직 범죄에서 조직 수사로 99
7 조직 범죄에서 국가 범죄로 111
8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 121
9 외형상의 다양화 135
10 내용상의 다양화 149
11 폭력, 그 폭발적 팽창 163
12 범죄에서 사업으로 173
13 사업에서 범죄로 187
14 국가와 사업, 그리고 범죄 197
15 범죄소설의 통합 기능과 분리 기능 215
16 순환의 종결? 231
참고문헌 243
옮긴이 후기 249
부록
1 작가 비평가 찾아보기 225
2 작품 찾아보기 2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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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헤겔과 맑스가 개진했던 전통적인 변증법으로 풀어본 범죄소설 사회사. 범죄소설의 역사를 문학사보다는 사회사로 간주하고, 범죄소설 작가의 개인적인 심리를 고려해서 정리했다. 범죄소설에서 나타나는 합리적 사고의 해체, 국가적 비리, 금융 스캔들 등 자본주의 모순이 심화되는 과정을 그대로 추적했다. 동시에 범죄소설이 부르주아 사회의 역사를 반영하고 있는 이유를 분명하게 보여줬다.
자본주의 사회가 범죄에 몰두하고 있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만델은 개인 범죄가 조직 범죄를 거쳐 국가 범죄로 나아가는 자본주의 사회의 범죄의 역사를 추적하는 동시에, 범죄소설이 단순 범죄에서 익명화된 범죄를, 다시 살인 그 자체가 목적인 순수한 살인 --- '즐거운 살인' --- 을 그려 나아가는 과정을 차례차례 보여준다.
범죄소설의 여러 하위 장르 --- 추리소설, 미스터리 소설, 서스펜스 소설, 스릴러 소설, 스파이 소설 등 --- 에 대한 인문학적 지식을 날줄로,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메커니즘에 대한 사회과학적 지식을 씨줄로 해서 "범죄소설의 변화 과정은 마치 거울처럼 부르주아 이데올로기,
부르주아 사회의 사회적 관계,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 그 자체의 변화 과정까지도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증명해주고 있는 이 책은 역사유물론을 대중문화 분석에 적용한 가장 모범적인 사례이다. "도대체 왜 범죄소설이라는 특정한 문학 장르의 역사에 부르주아 사회의 역사가 반영되고 있는 것일까?" "결국에는, 아마도 부르주아 사회가 범죄 사회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 에르네스트 만델
당대를 풍미했던 걸출한 맑스주의자가 범죄소설을 분석한다? 우리는 이를 경박하다고 받아들여야 할까, 아니면 일시적인 외도라고 받아들여야 할까? 적어도 당사자인 만델은 이와 다르게 생각하는 것 같다. 스스로 범죄소설의 애독자라고 밝힌 바 있던 만델은 모든 대륙의 수십 개 나라에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범죄소설을 읽는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단순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만델은 그 질문을 끝까지 밀고 나아가 사회 이론의 가장 어렵고도 복잡한 수수께끼 --- 즉, 각 개인들의 심리를 지배하는 법칙들이 어떻게 사회 이데올로기와 사회적 진화 과정상의 엄청난 굴곡들을 가로질러 나아가는 것일까? --- 를 탐구해 들어간다.
저자가 보기에 자본주의 사회는 범죄에 몰두한 사회이다. 이 책의 부제가 범죄소설의 문학사가 아니라 사회사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실상, 오래 전부터 서구의 수많은 작가들은 거리의 밑바닥을, 인간의 심연을 비춰주는 사회의 거울과도 같은 범죄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여 왔다.
도스토예프스키가 프랑스의 유명한 연쇄 살인범 라스네르를 모델로 삼아 {죄와 벌}을 썼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이야기이며, 빅토르 위고({레 미제라블})나 오노레 발자크({고리오 영감}), 찰스 디킨즈({올리버 트위스트}) 등이 일련의 범죄를 모티브로 삼은 소설을 썼다는 사실도 유명하다.
보다 최근에만 해도, 조르쥬 바타이유는 쥘 드 르와를, 자크 라깡은 파팽 자매를, 미셸 푸코는 몰리에르를, 롤랑 바르트는 사드를 다룬 바 있다. 이들 같은 위대한 고전 작가들은 범죄자들이 저지른 범죄를 즉자적으로 다루기보다는 부르주아 사회의 도덕을 부정하는 도덕을 재정립하려는 성찰적인 사유에 사용하였다. 하지만, 부르주아 계급이 범죄에 몰두하는 이유는 다른 데에 있다는 것이 만델의 지적이다.
그에 따르면, 부르주아 계급은 인간의 생물학적인 운명, 폭력에 대한 열정, 범죄의 불가피성에 대한 통찰을 기존 사회 질서의 옹호와 변명에 이용하고자 범죄에 몰두했다는 것이다. 당연하게도, 여기에는 1830∼1840년 동안에 빈번히 발생했던 노동자 계급의 봉기, 양차 세계대전, 자본주의 국가기구의 성격 변화 같은 역사적인 사실이 놓여 있다.
만델에 따르면, 부르주아 계급은 자본주의 사회가 가져온 일련의 재앙 --- 양차 세계대전, 사유 재산으로 인한 빈부 격차, 주기적인 대공황 같은 부르주아적 합리성의 기원을 둘러싼 미스터리, 그 운동 법칙, 그 궁극적인 운명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범죄로 환원한다.
간단히 말해서, 자본주의의 모순을 드러내고 자본주의에 저항하는 모든 행위는 범죄 행위로 환원되며, 그 결과 이 저항 행위는 개인화된다는 것이다. 로빈 후드, 프라 디아볼로, 리날도 리날디니 같은 옛날의 고귀한 악당이 사회적인 의미를 잃은 채 단순한 도둑이나 살인자가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범죄소설이 겪어온 내용상의 변화를 추적하다보면 부르주아 계급의 이런 의도를 뚜렷이 볼 수 있다는 것이 만델의 주장이다. 만델이 보기에 부르주아지들은 사회 질서에 맞서는 반역을 범죄적 행동이라 부르고, 반역적인 프롤레타리아트를 '범죄 계급'과 동일시하는 식으로 예전부터 자신들이 저지른 원죄 ---- 대륙의 원주민들을 대량으로 학살한 것 ---- 는 물론이고, 자신들이 저지른 현재의 죄마저 합리화하고 정당화해 왔다.
그 결과로 "국가, 사유 재산, 법, 정의의 계급적 본성은 완전히 감춰진 채 존속"하게 되며, "식민지인들에 대한 폭력, 가난한 자들에 대한 폭력, 외국인에 대한 폭력, 비순응자에 대한 폭력, 여성에 대한 폭력, 그리고 봉기하는 프롤레타리아트 자체에 대한 폭력"이 은폐되어 왔다는 것이다.
이렇듯, 자본주의 사회가 범죄에 몰두하고 있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만델은 개인 범죄가 조직 범죄를 거쳐 국가 범죄로 나아가는 자본주의 사회의 범죄의 역사를 추적하는 동시에, 범죄소설이 단순 범죄에서 익명화된 범죄를, 다시 살인 그 자체가 목적인 순수한 살인 --- '즐거운 살인' --- 을 그려 나아가는 과정을 차례차례 보여준다.
범죄소설의 여러 하위 장르 --- 추리소설, 미스터리 소설, 서스펜스 소설, 스릴러 소설, 스파이 소설 등 --- 에 대한 인문학적 지식을 날줄로,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메카니즘에 대한 사회과학적 지식을 씨줄로 해서 "범죄소설의 변화 과정은 마치 거울처럼 부르주아 이데올로기, 부르주아 사회의 사회적 관계,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 그 자체의 변화 과정까지도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증명해주고 있는 이 책은 역사유물론을 대중문화 분석에 적용한 가장 모범적인 사례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범죄소설이라는 특정한 문학 장르의 역사에 부르주아 사회의 역사가 반영되고 있는 것일까? 만델은 우리에게 이렇게 대답한다. "부르주아 사회의 역사는 사유 재산의 역사이기도 하며 사유 재산의 부정, 즉 간단히 말해서 범죄의 역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부르주아 사회의 역사는 개인들의 욕구나 정서, 그리고 기계적으로 부과된 사회 개량주의의 형태 사이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모순의 역사이기도 하거니와, 범죄 속에서 태어난 부르주아 사회 안에서, 부르주아 사회 자체가 범죄를 조성하고, 범죄를 가져오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국에는, 아마도 부르주아 사회가 범죄 사회이기 때문이지 않을까?"라고 말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깨진 거울, 범죄소설
지난 9월 11일, 뉴욕의 세계무역센터가 비행기 테러로 폭파된 바로 직후에 CNN이 제일 먼저 찾아간 사람은 미국의 대통령이나 테러문제 전문가가 아니라, 스릴러 소설 작가인 톰 클랜시였다. "선생님이 소설에 썼던 내용이 오늘 일어난 비극을 가져왔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라는 리포터의 다소 공격적인 질문에 클랜시는
"아니요, 그동안 꾸준히 CIA를 비판해 왔던 뉴스 매체 때문이요"라고 응수했다고 한다. 이에 화가 난 리포터는 클랜시에게 욕지거리를 퍼부었고 CNN 뉴스 편성국은 서둘러 화면을 돌렸다고. 이 에피소드는 범죄소설에 미국인들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반응을 여실히 보여준다.
만델에 의하면, "폭력에 관하여 읽는다는 것은 아무런 해가 없는 형식으로 폭력을 목격하고 즐긴다는 것"이고, 이는 "개인의 안전은 말 그대로 좋은 것이며, 그 안전을 위협하는 공격은 말 그대로 나쁜 것이다"라는 이분법적인 양극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한다. 범죄소설이 나쁜 자(범죄자)와 선한 자(탐정, 혹은 경찰)라는 대립을 선호하는 이유, 범죄소설이 범인들은 항상 체포되고, 정의는 항상 실현되며, 범죄가 반드시 처벌받는 '행복한 결말의 장소'가 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범죄소설의 독자들인 현대인은 자신들이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일상적인 삶의 엄청난 모험적 성격, 실존의 엄청난 불확실성, 좀더 분명하게 말하자면 이러한 불확실성을 저지할 수 있는 개인적인 수단이 아무 것도 없다는 불안감을 범죄소설을 통해서 이겨낸다. 범죄소설의 세계에서는 "부르주아의 합법성, 부르주아적 가치, 부르주아 사회가 궁극적으로 항상 승리한다.
" 그래서 만델은 범죄소설이 범죄나 폭력 그리고 살인을 다루지만, 근본적으로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사회적으로 통합"해주는 문학이라고 얘기한다. 범죄소설 속에서 현대인들은 자본주의의 모든 혼란을 깔끔하게, 그러나 현실적이 아니라 상상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것이다. CNN을 필두로 미국의 여러 대중매체들이 세계무역센터 테러 사건 직후에 테러라는 범죄를 다룬 범죄소설(그리고 할리우드 영화)을 끊임없이 인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클랜시가 몇 편의 베스트셀러 소설 ---- 특히, 1991년작 {공포의 총합 The Sum of All Fears}, 1994년작 {명예의 대가 Debt of Honor}, 1996년작 {당국의 지시 Executive Orders}(앞의 두 작품은 각각 {베카의 전사들}, {적과 동지}로 국내에 번역된 적이 있으며, 마지막 작품은 {당국의 결정 Executive Decision}이라는 제목으로 TV 영화화됐다) ---- 을 통해 비행기 테러를 예견했다는 문제는 부차적인 것이다.
중요한 점은 이 소설들에서는 테러가 응징되고, 이슬람 근본주의자로 묘사된 악의 세력이 패배한다는 사실이다. CNN이 클랜시에게 듣고 싶었던 얘기는 바로 이 소설들의 결론과 같은 대답, 즉 세계무역센터 비행기 테러라는 도저히 이해 불가능할 것 같은 또 다른 미스터리에 대한 또 한 번의 허구적인 해결책이 아니었을까?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이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들을 찾아가 테러 대비책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는 {데일리 버라이어티}(10월 9일자)의 보도는 이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만델은 범죄소설이 자본주의 사회를 반영하는 거울인 것은 사실이지만, "독자들이 지녔을 것이라고 추정된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한에서만 사회를 반영"하기 때문에 '깨진 유리'나 마찬가지라고 한다. 작가의 주관성이 존재하느냐 부재하느냐가 범죄를 다뤘던 고전 소설들과 범죄소설을 구별해준다고 만델이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 클랜시의 소설들은 이번 사태를 '예견' ---- 워싱턴에 있는 <미국 전략정보센터>의 소장이기도 한 로이 갓슨은 "오늘날, 클랜시는 클라우제비츠보다 더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라고 말했다 ---- 해주었다기보다는, 사실상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서 웬만한 폭력 묘사에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게 된 독자들에게 좀더 자극적인 폭력 묘사를 제공하려 했던 것이 우연하게도 현실과 딱 맞아떨어진 것에 가깝다.
실제로, 클랜시는 아프카니스탄인들을 '나쁜 놈들 The bad guys'이라고 부르며, 부시 대통령이 테러리스트들에게 강경하게 대응하지 않을 시에는 "부시 내각이 부시를 쏴 죽일 것"이라는 둥, "테러리스트들이 저항하거나 좀더 악랄한 반격을 가할 경우라면, 핵폭탄을 사용해야 한다"라는 둥, "핵폭탄을 사용한다면 세계에서 가장 큰 주차장을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도 알 수 있다"라는 둥의 발언들을 내뱉어 큰 물의를 빚기도 했다(마이클 셀덴, {텔레그래프}, 9월 13일자).
그렇다고, 만델이 범죄소설 모두를 '쁘띠부르주아지의 아편'이라고 일축하는 것은 아니다. 범죄소설 매니아이기도 한 만델은 "최근 국면에 들어와 범죄소설이 기존의 우세한 사회적 가치들을 거부하고 있다는 점은, 부르주아 사회에게 안정적인 요소라기보다 불안정한 요소라는 것이 사실이다"라는 점을 인정한다. 그렇지만 "이와 동시에 개인적인 복수,
범죄자에 대한 개인적인 폭력을 이상적으로 그린다는 것은 극도로 불길한 징조이기도 하다"라고 언급하면서, 자신이 근래에 보기 드문 범죄소설이라고 높이 평가한 바 있는 잭 런던의 {암살 주식회사}, 마누엘 바즈케즈 몬탈반의 {중앙위원회의 살인}, 샘 그린리의 {문 옆에 앉아 있는 비밀탐정} 같이 좀더 사회비판적인 작품들이 많이 나오기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범죄자는 부르주아적 삶의 단조로움과 일상의 안전을 깬다. 이런 방식으로 그는 그 사회가 정체하는 것을 막으며 불안정한 긴장과 민첩함을 야기하는데, 만일 이런 것이 없다면 경쟁심의 자극조차도 무뎌질 것이다.
--- 칼 맑스
범죄소설을 옹호하려면 범죄소설을 옹호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다. 범죄소설이 무질서 시대에서 질서를 구해내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범죄소설을 감사하게 여겨야 하는 증거이며, 미스터리이다.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범죄소설의 어떻게 하여 그처럼 널리 확산되는가 하는 문제는 보다 일반적인 문제의 특수한 한 측면을 드러내준다. 중요한 문제는 모험의 쇠퇴가 아니라 일상적인 삶의 엄청난 모험적 성격, 실존의 엄청난 불확실성, 좀더 분명하게 말하자면 이러한 불확실성을 저지할 수 있는 개인적인 수단은 아무 것도 없다는 확신의 문제인 것이다.
--- 안토니오 그람시
어쨌든 전체적으로 부르주아 사회는 거대한 미스터리처럼 돌아가는 것이 아니던가? 부르주아 사회에서 당신은 부지런히 일을 한다. 그런데 갑자기 무언가 잘못을 저지른 것도 없는데 불가사의한 이유(가격이 떨어진다던가, 이자율이 상승한다던가, 아니면 시장이 수축한다던가)로 그 일이 모조리 망해버린다.
부르주아 사회에서 당신은 노예처럼 뼈빠지게 일을 하고, 기계나 십장이 강요하는 규율을 모두 준수하면서 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스스로를 다그친다. 그런데도 당신은 늘 해고당한다. 더 심한 경우, 당신은 예기치 않게 경기 후퇴나 장기적 불황, 심지어는 전쟁으로 타격을 입기도 한다. 이 모든 것들은 누구의 책임인가?
--- 에른스트 블로흐
역사는 비극이 벌어진 이후에 씌어지는 것이다. 지식인들이 스스로를 역사의 주체가 아니라 대상이라고 느끼는 이런 근본적인 상황 때문에, 범죄소설 속에서 즐겁게 표현할 수 있는 생각이 형성된다. "무슨 일이 일어났음에 틀림없어" "무언가 꾸며지고 있어" "어떤 상황이 일어났어."
--- 베르톨트 브레히트
매일같이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범죄를 다룬 기사나 범죄 이야기에 빠져든다. 이러한 흥미와 유혹들은……인간 삶의 궁극적인 것, 말하자면 삶과 죽음, 죄와 벌, 인간과 자연 사이의 투쟁을 극화하려는 깊은 열망에 따른 것이다.
--- 에리히 프롬
철학의 기본적인 문제는 범죄소설의 기본적인 문제와 같다. 즉, 누구에게 죄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것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모든 사건은 논리적인 구조 안에 있다는 추리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
--- 움베르토 에코
추리소설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소설 형식이 될 것이다.
--- 줄리아 크리스테바
에르네스트 만델 Ernest Mandel
이 책의 지은이인 에르네스트 만델(벨기에, 1923∼1995)은 트로츠키주의자 혹은 맑스주의 경제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만델은 브뤼셀의 자유대학과 파리의 소르본느에서 수학한 뒤,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제4차 인터내셔널의 주요 지도자였던 그는 브뤼셀에서 오랫동안 살면서 벨기에 노동운동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만델은 정치경제학 분야에서 폭넓은 저술 활동을 펼쳤으며, 주요 저작으로는 {후기 자본주의}, {맑스주의 경제 이론}, {자본론 ⅠⅡⅢ 해설}, {제2의 침체} 등이 있다. 만델은 각종 범죄소설을 무척 즐겨 읽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자칫 외도인 것만 같은 이 작업은 역사유물론을 문학비평에 적용한 가장 최근의 모범적인 사례로서, 수많은 문학 관련자들과 사회학자들의 필독서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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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도서에 대한 의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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