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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젊은 날 (2 MB)
젊은 날
백기완 지음
출판사 - 화다
초판일 - 1984-02-15
ISBN -
조회수 : 2424

● 목 차

제1부
젊은 날 = 6
그 사내 = 12
어린 도둑에게 = 14
달 = 22
버려진 것들 = 26
먼저 간 사람아 = 31
그대여 = 35
얽은 손 = 37
밤 속을 가자 = 39
갯바람 = 43
거인 = 45
첫 눈 = 47
맹세 = 51
번개 = 53
생명의 밤 = 55
풀 냄 = 57
단세포 = 59
아내 = 61
망향 = 65
밤에 띄운 유무 = 68
사랑하는 자식들에게 = 73
파시 = 75
보금자리 = 78
백두산 천지 = 82
눈 오는 날 = 90
이 좀생이들아 = 93
가신 님 = 99
제2부
새 아침 = 102
어머니 = 105
전지요양 가는 길목에서 = 112
한바탕 크게 취해서 = 112
어릴 때 추억 = 119
동해바다 = 121
아해들 울음소리 = 124
바닷가 술집에서 = 126
태풍 = 129
최후 = 132
그 여자 = 135
우리들의 합창 = 138
고목 = 140
님 없는 고개 넘어 = 142
한평생 마셔 보니 = 144
봄비 = 149
벗 = 151
비석 없는 비문 = 154
임진강 처녀 = 164
산 = 165
귀향 = 167
백범선생의 무덤에 쭈구리고 = 170
또 늦었구나 생각하면 = 177
옹헤이야 = 181
말하라 임진강아 = 186
한국놈 = 191
통일의 노래 = 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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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나도 한때 젊은 날이 있었던 몸이다. 그것도 날고 기는 젊은 날이 있었던 사람, 그런 내가 이렇게 감옥 안에서 원통하게 죽을 순 없지 않는가"

1980년 5월 광주에서는 민중들이 전두환 앞잡이들이 들이민 총부리에 쓰러져 갔고 백기완, 문익환, 고은, 김대중 같은 이들은 `내란음모사건'이라 하여 붙잡혀 들어가 죽느니만 못하도록 고문을 받았지요.

백기완 씨는 이때 받은 고문 탓에 감옥에서 풀려난 뒤에도 밥 한 술을 떠넘기지 못하고 걷지도 못했습니다. 그나마 백기완 씨는 몸이 튼튼해서 이만큼 살아남았다고 보아야죠. 계훈제는 이미 돌아가시고 송건호 같은 분들은 죽음과 맞닿은 고통어린 나날을 보내고 있음을 보세요.

<젊은 날>이란 시모음은 1982년에 나왔습니다. 백기완 씨가 고문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을 때 전채린 교수, 전영숙, 황시백, 송재덕 씨가 치료비를 도리기(염출)한다며 검열에 걸릴 듯한 구절을 빼고 비매품으로 만들어 강매를 했답니다. 흰 빛깔 겉장에 `화다(禾多)'출판사 이름을 박은 책이 바로 이 녀석입니다.

...
아, 나는 얼마나
김이 짜르르 피어오르는
이밥 한 그릇이 그리 사무쳤던가

거기서 헛된 꿈의 배신과
무산자의 주먹을 배운 것 같았다

깨트리지 않으면
깨져야 하는 철학이다.

<나의 철학>에서


학교 문턱에도 가 보지 못했던 백기완 씨는 1987년 대통령 선거 후보로도 나왔지요. "깨트리지 않으면 깨져야 하는 게 민중임"을 알고 있었기에 커다란 수구 기득권을 깨트리고자 떨쳐 일어섰지요. 이 떨쳐 일어섬은 보잘 것 없는 득표수로 끝났습니다. 그러나,

<이제 조국강산은
화산지대로 들어섰다

청계천에서 폭발한 화산은
거대한 용암이 되어

인욕으로 찌든 가슴에
불을 지르고
주저와 한숨으로 지새던
팔뚝에도 불을 지르고

난공불락으로 보이던
저 썩어문드러진 세상이
한 줌 쓰레기처럼 불이 타고 있다

보라
노동자의 피땀으로 세워진
웅장한 대청의 대들보를
갉아먹던 쌩쥐 새끼들은
이제 자죽도 없이 널부라지는구나
...

하지만 이제 더 이상의 침묵은
아름다운 그 무엇도 아니다
승리의 방기, 패배다
패배는 이끼처럼 주름으로 남아도
노동자에게 그것은 죽음이나니...

<이제 조국강산은 화산지대로 들어섰다(1980.1)>


바위에 구멍을 뚫는 힘은 물 한 방울입니다. 물 한 방울이 모이고 모여 끊임없이 바위에 제 몸을 던지면 바위에는 깊고 곧은 구멍이 뚫리죠. 제 아무리 힘이 센 장사도 바위에 구멍을 뚫지 못합니다. 그러나 물방울 하나가 모이고 모이면 바위를 뚫지요. 백기완 씨는 바로 물방울 하나로 제 몸을 여기에도 던지고 저기에도(농민운동, 빈민운동) 던져왔습니다. 백기완 씨 당신에게 `침묵'은 바로 `패배'였으니까요.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 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백기완 씨는 늘 "사랑도 명예도 남김없이 살자"고 말했습니다. 살아 있을 때 제 이웃과 제 자신에게 `사랑을 다하고 쓰자'고 했고 `자기 한 사람 이름이 아닌 우리 모두 `민중'이란 이름으로 온 생명을 다하자'고 했지요. 그이가 외친 비나리를 모은 <젊은 날>은 구석구석 이런 얘기들이 가득합니다. 이를 소설가 황석영 씨가 잘 다듬고 살을 붙여 <님을 위한 행진곡>이란 둘도 없는 명곡을 만들어냈습니다. 늘 민중들과 더불어 살았고 일해온 마음은 바로 <님을 위한 행진곡>이란 노래로 녹아들어가 우리들에게 언제까지나 함께 하고 있답니다.


...
누구일까
양심을 범죄라고 강요하는 저 엄청난 매질과
싸우는 저 몸부림의 주인공은 도대체 누구일까

부끄러웠다
불안 공포 몸서리 진저리의 내가
더 부끄러웠다

하지만 그것은
고문보다 더 지독한 환각을 부르는 특수음향
새파란 놈이 또 들어와
냄새가 난다고 속옷을 벗으란다
엉덩이를 내 힘으로 들 수가 없자
죽은 개새끼처럼 찟어서 벗기니

피와 똥이 한꺼번에 범벅처럼 얽힌 내 속옷
불현듯 사람에 대해
나 자신에 대해 황폐감이 왔다
무엇 때문에 사람으로 태어났는가
산다는 것이 부끄러워 대가릴 찟찧는 순간...

<우리에게 통일은>


백기완 씨는 부끄러움을 느끼고 차라리 죽을까 생각하면서도 다시 기운을 냈습니다. "빌 줄 알았지 / 죽을 지경이매 / 꿇어앉을 줄 알았지 /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소리 <뻔대>"라 말했습니다.

그리고 옥살이하며 함께 있던 어린 재소자가 "이제 전과자란 딱지 빼고 / 무엇이 남았단 말인가 / 또다시 도둑이냐 죽음이냐가 / 있을 뿐이라고 말했을 때 / 절로 나오던 내 한숨을 / 어떻게 비꼬아도 좋다 <어린 도둑에게>"고 말하면서 "거지 빨래하는 날처럼 / 세월에 찌든 때를 포근히 두들기되 / 이 세상 천지를 온통 배움으로 다스릴터라 // 한 번 실수는 눈감아 주고 / 두 번 실수는 못본체 하고 / 오직 사람으로 바꿀터라 <어린 도둑에게>" 하고 말합니다. 백기완 씨는 자신이 죽지 않아 살아서 일해야 하는 까닭은 어린 도둑에게 배웠지요. 어린 도둑이 다시 `도둑'이 되지 않는 누리를 이루도록 다시 자기 몸을 던져야 함을 깨달았지요.

나이는 고작 예순여덟이라지만 모진 고문후유증으로 훨씬 늙어 뵈는 백기완 씨입니다. 그러나 예순여덟과 모진 고문후유증을 가진 몸인데도 "나는 아직 `젊은 날'이다"고 말하는 백기완 씨입니다. 백기완 씨 당신은 그 몸으로도 "나도 뛰고 싸우고 일하고 있지 않은가. 나 같은 이도 이렇게 뛰고 싸우고 일하는데 함께 뛰고 싸우고 일하지 않겠는가?"하고 우리에게 묻고 채근하고 있습니다. 백기완 씨도 우리들도 모두 '물방울 하나'가 되어 질려버릴 듯한 두꺼운 바위에 구멍을 내자고 말하고 있지요.

출처: 오마이뉴스 2000.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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