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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안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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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트랑 로테, 제라르 모르디야 지음 , 허보미옮김 |
출판사 - 함께읽는책 |
초판일 - 2013-07-08 |
ISBN - 9788990369970 |
조회수 : 5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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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 차
티나의 모험 = 6
1. 자유주의의 대안은 없다
티나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 15
매기와 로니 = 26
조 : 이야기 하나 = 38
갈리아 마을 = 41
프랑스는 어떻게 변절했는가 = 49
로제르 : 이야기 둘 = 67
굿바이 레닌! = 71
2. 국가의 대안은 없다
한 배를 탄 조와 로제르 : 이야기 셋 = 85
일은 어떻게 벌어졌는가 = 90
엄습하는 공포 = 100
희생양 = 112
모든 게 다 잘 될 거야! = 121
시스템 위기 = 128
3. 영원히 대안이 사라진다면?
눈속임 = 141
돼지들(PIGS)은 물러가라! = 150
고조되는 긴장 = 160
긴축, 조금 더! = 166
사기극 = 174
옮긴이의 글 = 183
주요 참고도서 =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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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티나의 탄생, 자본주의의 대안은 없다?
(……) 지원병을 모집했다고는 하나 자유주의 세력은 여전히 민주주의 국가들을 정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바로 그때 탄생한 것이 ‘티나(Tina)’였다. ‘티나’란 대처리즘의 결정체인 이른바 ‘대안은 없다(There Is No Alternative)’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였다. 그것은 소수에 불과한 신자유주의자들이 자신들의 이념을 설파하기 위해 만들어 낸 이데올로기 무기였다. 신흥 기득 세력은 ‘대안은 없다’라는 말을 수없이 되뇌며, 모든 정치 게임을 영원히 끝나지 않는 최후통첩으로 변질시켰다. 숙의 과정도, 민주적 의견 교류도 모두 무대에서 퇴장당했다. 자유주의 세력은 “우리에게 표를 던지지 않으면 죽음만이 기다릴 뿐”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독히 단선적이고 독단적인 유일사상이 아닐 수 없었다.
(……) 하이에크와 프리드먼, 그들의 제자와 후계자들에 따르면 분명 대안은 없었다. 시장이냐 공산주의냐 양자택일뿐이었다. 마침내 모두가 진실을 인정해야 할 순간이 찾아왔다. 그렇다.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은 없었다. 아니, 어쩌면 ‘자유주의’에 대한 대안은 없다고 말하는 편이 훨씬 바람직할지도 몰랐다. 그래야 이 새로운 깃발이 ‘자유’라는 아름다운 단어를 사방 천지에 널리 휘날리지 않겠는가.
나이스 골! 교묘한 언어적 주술에 힘입어 소수의 자유주의 세력이 결정골을 기록했다.
(……) 일테면 평등이란 단어는 ‘형평성’이란 단어로 대체됐다. 임금은 ‘노동 비용’으로 바뀌었다. 사회보장제도 납입금은 ‘사회 부담금’, 이윤은 ‘부의 창출’로 둔갑했다. 대량 해고는 처음에는 ‘사회 대책’이라는 다소 파렴치한 단어로 불리다가, 이내 ‘고용 구제책’이라는 훨씬 더 파렴치한 표현으로 바뀌었다. 조합원은 졸지에 손톱, 발톱 다 빠진 온순한 ‘노사 파트너’로 전락했다.
사회 · 경제 영역의 언어가 본연의 의미를 잃어 버렸다.
자유주의자와 그 추종자들은 스스로를 주주, 소유주, 예금자, 전문가 등으로 지칭했다. 자유주의자는 “진취적인 정신을 지닌”, “노력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들이었다. “명석하고”, “현실적”이며, “오랫동안 미뤄온 개혁”을 마침내 실행에 옮길 “용기를 지닌” 자들이었다. 한마디로 그들은 “승자”였다.
-<티나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중에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유럽의 경제 엘리트층은 나치 독일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세력이 약화되면서 한동안 근신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한편 미국 사회는 공산주의에 대한 공포로 마비됐다. 이러한 상황을 배경으로 양 대륙의 중산층은 전후 30년 동안 유례없는 번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영광의 30년’이 끝나고,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마침내 자유주의자들에게도 설욕의 기회가 찾아온다.
그들은 자유주의 이론을 널리 퍼트리기 위해 무시무시한 수사학적 무기를 꺼내들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티나(TINA)’였다.
대안은 없다.
-마거릿 대처
원자력의 대안은 없다.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통화의 경쟁적 평가절하, 즉 임금 동결 외에 대안은 없다.
-피에르 베레고부아
민영화 외에 대안은 없다.
-자크 시라크
걸프전 외에 대안은 없다.
-조지 부시
청년층에게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을 지불하는 것 외에 대안은 없다.
-에두아르 발라뒤르
스톡옵션에 대한 세금 감면 외에 대안은 없다.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부유세(ISF) 철폐 외에 대안은 없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안은 없다’에 대한 대안은 없다…….
그것은 별로 새로울 것도 없는 오래된 유행가일 뿐이었다. 결국 요지는 돈을 내라는 것이었다.
(……) “빚을 갚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 단 한 푼도 남기지 말고 모조리 갚아야 한다.” 경제 선전술의 노련한 대가들이 합창단에 합류했다. 선창을 맡은 것은 알랭 맹크였다. “앞으로 상황이 정상화되더라도 지금의 긴축 노선을 끝까지 밀어붙여 공공 적자를 제로 수준으로 끌어내려야 한다.” 프랑스 앵테르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도미니크 쇠도 “곳간은 텅텅 비었다”며 마르크 실베스트르를 멋들어지게 모창했다.
자크 아탈리 역시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사실상 전 세계는 파산했다. 미국, 스페인, 포르투갈에 이르기까지 모든 정부가 파산했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든 우리가 시장을 비난할 자격은 없다. 궁극적으로 시장은 우리가 돈을 빌렸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은행가는 우리가 돈을 요구할 때 비로소 존재한다. 우리가 그들에게 돈을 빌리지 않는다면 그들의 비난을 들을 이유도 없다. 하지만 일단 그들에게 거액을 빌렸다면, 그들이 우리에게 돈을 갚을 것인지 정중하게 묻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다.”
자크 아탈리는 기억력이 감퇴하기라도 한 것일까? 우리가 은행가들에게 거액을 빌리게 된 것은 바로 방만한 경영이 낳은 결과로부터 은행가들을 구제하기 위해서였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렸으니 말이다.
-<고조되는 긴장> 중에서
자유주의자들은 주야장천 티나를 외쳐댔다. 자크 아탈리, 알랭 맹크, 제2좌파 등 모든 지식인 기득 세력과 언론 매체들까지 티나를 외쳐대며 시장중심주의에 대한 대안 찾기를 거부했다. 어느새 티나는 자명한 진실로 둔갑해 버렸다. 자본주의, 시장, 세계화, 금융 탈규제, 임금 삭감, 해외 이전, 사회보장 축소…… 그 어느 것에도 대안은 없었다. 전 서구 사회가 티나 이데올로기에 감염됐다. 그로 인해 다수는 계급이 추락했지만, 소수는 막대한 이윤으로 배를 불렸다.
이렇게 형성된 과두지배세력이 권력을 탈취했다. 하지만 2000년대 말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과두세력의 재산과 부가 위험에 빠졌다. 돌연 국가의 온갖 미덕이 다시 칭송받기 시작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국가를 비난하던 이들이 국가를 되살려야 한다며 목소리를 드높였다. 다른 대안은 없었다. 은행을 살려야만 했다! 카지노 경제가 입은 막대한 손실을 메우기 위해, 이번에도 임금 노동자를 비롯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코 묻은 돈이 뜯겨 나갔다…….
‘티나’를 외치며 시장중심주의에 대한 대안 찾기를 거부해 온 지식인 기득 세력. 그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가?
《대안은 없다》 대안은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대중성이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논조나, 풍자, 비유가 풍부한 문체 등이 마치 쉽게 풀어 쓴 <르 몽드 디플로마티크>를 보는 것 같다. 엄청난 양의(물론 질적으로도 훌륭한) 경제지를 단숨에 스캔해버린 기분.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저자들의 필력이다.
이 책은 신자유주의 선전 30년 역사를 풀어가기 위한 단초로 ‘티나’, ‘로니’, ‘매기’, ‘조’, ‘로제르’ 등의 이름을 선택했다. 여기서 티나는 ‘대안은 없다’의 대처리즘을, 로니는 도널드 레이건을, 매기는 마거릿 대처, 조는 미국의 실직자, 로제르는 프랑스의 실직자를 의미한다. 이처럼 신자유주의가 확산되는 과정에서 최근 불거진 유럽국(PIGS)의 부채 위기 등 세계적 차원의 경제사와 조와 로제르라는 각 개인의 역사를 함께 버무려 낸 저자들의 필력으로 독자들은 더욱 쉽고 생생하게 경제사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자유주의 세력이 동시에 이 책의 동인이 되어 절치부심 복수의 칼날을 벼리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의 시발도 흥미롭다.
이 책이 비판하는 대상은 신자유주의 그 자체가 아니다. 그렇다고 대처와 레이건은 더더욱 아니다. 이 책이 칼끝을 겨누는 곳은 자크 아탈리, 알랭 맹크, 토니 블레어, 제2좌파, 피에르 로장발롱 등 이른바 ‘티나’를 외치며 시장중심주의에 대한 대안 찾기를 거부해 온 모든 지식인 기득 세력이다.
전 세계의 발등에 떨어진 불, 자본주의의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할 위기의 시대에 짚고 넘어가 볼 만한 책이다.
세상을 변화시키기 원한다면 대대적이고 본질적이고 전면적인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 자잘한 사회민주주의 개혁만으로는 절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다. 그것은 그저 ‘미봉책’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므로 진정 세상을 변혁하기 위해서는 인식의 혁명을, 부의 달콤한 열매를 그 부를 착취하는 사람이 아닌 그 부를 창출한 사람에게 되돌려주는 관습의 혁명을, 인민에게 권력을 되돌려주는 진정한 혁명을 일으켜야만 한다. 사실상 그것이야말로 실은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 정의에 부합하는 일이기도 하다. 1793년 ‘인간과 시민의 권리선언’을 제창한 자들은 이렇게 말했다.
“사회 구성원 한 명이 억압 받는 것은 사회 전체가 억압 받는 것과 같다. 사회가 억압 받는 것은 사회 구성원 각자가 억압 받는 것과 같다.”(제34조)
그리고 마지막 조항은 이렇게 말한다.
“정부가 민중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저항이야말로 일부 혹은 모든 민중이 누릴 수 있는 가장 신성한 권리이자 가장 중대한 의무이다.”(제35조)
대안이란 결코 멀리 있는 게 아니다.
-<사기극>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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