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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성노동자 2
김소연 외 지음
출판사 - 그린비
초판일 - 2011-05-01
ISBN - 9788976827524
조회수 : 580

● 목 차

책을 내며

이경옥 : ‘착한 딸’ ‘현모양처’, 현장에서 일어서다
1. ‘착한 딸’의 성장과정
2. ‘현모양처’의 꿈과 현실
3. 새로운 삶의 시작, 취업과 노동조합 활동
4. 겁도 없이 시작한 투쟁
5. 기혼 여성노동자들의 반란?: 이랜드 510일 투쟁
6. 투쟁 경험을 발판으로, 새로운 활동을 시도하다

윤옥주·이매순 : 청소용역 여성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한 ‘알몸투쟁’
1. 살아온 이야기
2. 광주시청 용역노동자가 되다
3. 노동조합을 결성하다
4. 해고반대·고용안정 확보투쟁에 나서다
5. 투쟁을 돌아보며?: “질긴 사람이 승리하잖아요?”
6. 복직 이후, 다시 노동조합을 세우기 위한 노력들

김소연 : 비정규직 없는 세상은 가능하다
1. 내성적이지만 때론 용감했던 아이
2. 내 삶을 바꿔 놓은 1987년 사립학교 민주화투쟁
3. 구로공단의 노동자가 되다
4. 비정규직 노동자, 노동조합을 만들다
5. 기륭노동자들의 비정규직 철폐투쟁
6. 1,000일 전에 현장으로 돌아가자
7. ‘비정규직 없는 세상’, 희망을 만들자

석명옥 : 79일 밥투쟁으로 세운 경북대 간병인 노조
1. 대가족 속에서 자란 맏딸
2. 간병노동자가 되다
3. 간병인 노동조합의 결성과 ‘일자리 지키기’ 투쟁
4. 간병인분회 일상활동?: “우리도 파업 한번 해보는 게 소원”
5. 환자와 병원에도 도움되는 간병인의 노조활동

원문숙 : “현대차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다!”
1. ‘미운 오리새끼’
2. 사회로 나오다
3. ‘싱글맘’, 공장에 들어가다
4.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를 건설하다
5. 노동조합운동에서 노동운동으로 발을 넓히다
6. 다시 살아나는 투쟁전선

이화자 : 노동자의 자존심으로, 다단계 하청구조에 대항하다
1. 눈에 별로 안 띄게 자랐지예
2. 저, 깡다구 있어요
3. 동산의료원의 비정규직 조리원으로 취업하다
4. 2007년, 식당을 동산의료원에서 한화로 외주 주다
5. 다단계 하청구조에 맞선 ‘외주철회’ 투쟁
6. 7개월 만에 승리한 외주철회투쟁

심선혜 : 돌봄노동으로 다른 세계를 꿈꾸다
1. 만들어진 시간
2. 타인의 고통에 민감해지다
3. 걸어온 길보다 가야 할 길

최보희 : 노동해방 세상과 여성해방을 꿈꾸며
1. 기지개
2. 성장통
3. 사회인으로 첫 출발, 그리고 방황의 시절
4. 결혼생활과 경제 파탄, 그리고 의식의 전환
5.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로, 민주노동당 활동을 시작하다
6. 민주노동당 탈당과 학교비정규직 활동의 시작
7. 학교비정규직 투쟁에서 노동해방 세상으로!

엮은이 후기 _ 여성노동자들의 ‘목소리’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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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여성노동자 스스로가 말하고 써내려간 자기역사!
― 1970년대부터 2000년대 오늘까지,
누구도 대신하지 않은 그녀들 자신의 목소리를 듣는다!

여기, 여성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있다. 기존 노동운동사에서는 단편적으로 끼여 있었던 목소리이고, 지금-여기에서는 있으되 지워진, 감추어진 목소리다. 『나, 여성노동자』(전2권)는 겨우 열세 살, 열네 살에 가족의 생계를 위해, 남자형제의 학업을 위해, 공장으로 갔던 여성들이 ‘사회’를 알아 가며 ‘자기’를 찾아 갔던 ‘역사’이며, 근로자가 아니라 ‘노동자’라는 말만 써도 ‘빨갱이’인 줄 알았던 기혼여성들이 비정규직이 되어 ‘노동자’로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밖에 없는 오늘의 ‘시사’이다.
이 책 『나, 여성노동자』는 2009년 9월, 60대부터 30대 초반까지의 여성들이 ‘자기역사쓰기 모임’(약칭 ‘여자모’)을 가지면서 출발한다. 각자가 노조활동에 참여한 시기는 물론, 삶의 구체적 과정들도 달랐지만 그녀들은 조금씩 써온 자신들의 삶의 경험들을 서로 나누며 함께 울고 웃고 아파했다. 10개월간 함께 나눈 그 과정은 ‘자기역사’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었지만, 그 결과물은 우리의 현대사이며, 우리의 기억이며, 우리의 오늘이다.
1권 『나, 여성노동자 : 1970~80년대 민주노조와 함께한 삶을 말한다』에는 총 9명의 자기역사가 펼쳐져 있다. 이 시기 한국노동운동사를 대표했던 청계피복 노동조합에서 활동했던 이들과 1970년대 어렵게 건설한 민주노조가 신군부의 탄압으로 강제해산되어 버리는 경험을 했던 이들, 80년대 구로동맹파업에 참여했던 이와 구로공단의 나우정밀 노조 활동에 앞장 섰던 이들의 글이 실려 있다.
2권 『나, 여성노동자 : 2000년대 오늘 비정규직 삶을 말한다』에는 이랜드 510일 투쟁과 기륭전자 1,895일 투쟁처럼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불러왔던 비정규직 투쟁에 앞장섰던 이들과 50대ㆍ60대에 처음 ‘노동조합’을 알게 된 청소용역, 간병인, 병원 조리원, 학교비정규직 등의 기혼여성들, 그리고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노동조건과 갈등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 30대 여성의 자기 이야기가 총 8편의 글에 실려 있다.
그녀들의 ‘자기역사’에서 우리는 현대사의 일부를 볼 수도 있고, 노동운동사를 재구성할 수도 있고, 지금 비정규직들이 받는 위협과 고통이 어떤 것인지, 그들의 싸움이 얼마나 가슴 아프도록 치열한지 알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성’이기에, 게다가 ‘노동자’이기에, 항상 누군가가 대신해서 말해 주어 왔던 그녀들의 삶을, 신념을, 고민을, 그녀 자신이 기록했다는 데 있을 것이다. 자신이 선택할 수 없었던 시대와 사회와 가족 속에서 한 여성이 ‘나’로 살아가기 위해, 때로는 고난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고, 때로는 부딪힘을 적극적으로 맞으러 나갔던 이야기들은, 어느새 이 책을 읽는 ‘나’ 자신을 그녀들의 이야기 위로 겹쳐 놓으며, 지금의 내 삶, 내 생각, 내 고민을 돌아보게 할 것이다. 이 책이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바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 너무나 평범해서 기존 역사책에 이름 한 줄 기록될 리 없는 우리 자신이, “역사쓰기의 주체로 나서 보자”는 것이다. 그런 자기들의 역사가 소통되고 공유될 때, 여성과 남성, 20대ㆍ30대ㆍ40대ㆍ50대ㆍ60대…… 세대마다의 시대 경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목소리가 어우러질 때, 그 소통을 바탕으로 우리 삶도, 사회도, 어떻게 변화시켜 갈지 함께 배우고 함께 만들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쓸데없는 딸들” 공장으로 가다, 그리고 노동조합을 만나다

나는 어머니께 “입학금만 해주시면 내가 벌어서 다니겠다”고 했지만 어머니는 “나 혼자는 너희들을 먹이고 가르칠 수 없다. 네가 학교에 가면 네 동생들은 어떻게 하느냐?”고 진학을 포기하라고 하셨다. “아들 때문에 딸은 희생해야 한다”는 어머니가 야속했다. 그때에는 정말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 1권 ?유정숙: 어둠 속에서 빛으로? 27쪽

내가 노동조합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돈이 없어서 초등학교에 못 갔는데, 어쨌든 노동조합이란 곳에서는 돈 안 받고 공부를 가르쳐 준다니까, 이건 내가 볼 땐 나라보다도 더 좋게 느껴진 거죠. 거기에 매일 가면 새로운 것들이 막 금을 캐듯이 나오잖아요? 근로기준법도 배우고, 영어도 배우고, 노래도 배우고. 또 하나는 뭐라고 그럴까. 그때 이소선 어머니가 따뜻하게 대해 주는 표정? 이런 게 굉장히 인간적으로 느껴졌어요. 현장에서는 나를 ‘7번 시다’ 이렇게 부르는데, 어느 날 노조에 가니까 ‘신순애’로 불러주고, ‘신순애 씨’ 하고 이러니까, 내가 어쨌든 인간으로 태어난 것 같고, 존중받는 것 같고. 집에서도 그래 보지 못했는데 나를 인정해 주니까 좋았어요. 그래서 내가 노조에 푹 빠지게 돼요. ― 1권 ?신순애: 평화시장 ‘7번 시다’, 노동조합에 뛰어들다? 77~78쪽

1950~60년대, 아들을 낳기 위해서라면 다른 여성과의 관계도 ‘당연히’ 용인되던 때에, 없는 집 ‘딸’로 태어난 여성들은 일찌감치 자기 삶을 포기하는 법부터 배워야 했다.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고등학교는 꿈도 꿀 수 없었으며 중학교 졸업도 꽤 높은 학력이었다. 초등학교 졸업을 못한 채 공장으로 향한 이들도 있었다. 청계피복 노조의 여성조직가로 활동했던 신순애 같은 경우는 겨우 열두 살에 집안에 보탬이 되고자, 평화시장에 ‘시다’로 취업을 한다.(『나, 여성노동자』 1권 71쪽)
이런 이들에게 노동조합은 ‘인간으로 사는 의미’를 가르쳐 준 곳이었다. 배움에 목말랐던 이들에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었고, ‘6번 시다’나 ‘7번 시다’ 혹은 “야!”가 아니라 자기의 이름으로 불리는 곳이었으며, 무엇보다 ‘공순이’로 주눅들어 저절로 숙여진 고개를 당당히 세우고 다닐 수 있는 ‘자존감’을 가르쳐 준 곳이었다. 물론 1970~80년대에 그 자존감을 얻은 대가로 치러야 했던 것은 회사 간부와 경찰의 언어적?물리적 폭력, 가족의 곤란이나 생계위협, 국가기관의 고문 등이었지만, 그녀들은 이제 더 이상 ‘자존감’을 굽히지 않았다.

▶반복되는 취업과 해고 속에서도 지키고 싶었던 것  
열일곱 살, 아직 내가 누구인지 세상이 어떤 것인지도 모른 채 뛰어든 노조운동은 내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인간답게 살고 싶은 욕구가 생겼고, 19세에 끌려가 인간으로는 견딜 수 없는 정신적?육체적 고문도 받았으며, 숱한 해고로 생계위협도 당했다. 뒤이은 여러 가지 정치활동 경험은 내가 노동자로서의 정치의식을 갖게 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이 사회구조와 정치에 조금은 눈을 떴다. 그러면서 학부모로 다시 학교라는 현장에서 뛰어 보면서 교육제도의 문제를 피부로 느끼기도 했다. 지금은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올바르지 못한 것을 하나씩 바꿔 가는 일을 하고 있다. 나이 오십 넘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나부터 그리고 내 주변에서부터 삶의 작은 진실을 지켜 가는 것이라고 본다. ― 1권 ?박육남: 삶의 형태는 달라도 같은 마음으로? 335쪽

노동조합 활동 자체가 금지되었던 시대였다. 게다가 신군부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는 이른바 “노동계 정화조치”로 보안사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거나 삼청교육대로 보내지기도 하는 등 견디기 힘든 육체적 탄압까지 받았을 뿐 아니라, 먹고살기 위해 공장에 취업해도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어 아무 잘못 없이 해고당하고 마는 등 취업과 해고의 반복 속에서 고단한 삶을 살았음에도 그녀들은 ‘활동’을 멈출 수 없었다. 그 활동이 그녀들을 ‘사람’으로 살아 있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시절이 변했다는 지금, 그녀들은 더 이상 노동조합에서 활동하지는 않지만,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어떤 이는 청소년상담전화 활동으로(신순애), 어떤 이는 ‘아이들의 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생활협동 조합 활동으로(김한영), 또 다른 이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 안에서 작은 것이라도 우리가 더불어 살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찾아 바꾸어 나가는 활동으로…….
현재, 많게는 60대 초반부터 적게는 40대 중후반이 된 그녀들이 말하는 자신의 삶에는, 아팠던 성장과정과 치열하게 배우고 싸웠던 공장-노동조합 생활을 지나, “나 자신에 대한 배려”와 “여성으로서의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갈 수 있는 자리는 비정규직뿐, 일자리를 지키고 싶을 뿐

나는 신문의 구직란을 보며 이력서를 내보았으나 연락이 오는 곳은 없었다. 한번은 텔레마케터를 지원하려고 전화를 하였다. 상대방은 내 목소리를 듣고 나이까지 알아맞히며 “안 된다”고 하였다. 40대의 나이로 취업을 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란 사실을 그때서야 알게 되었다. ― 2권 ?이경옥: ‘착한 딸’ ‘현모양처’, 현장에서 일어서다?, 39쪽

남편의 사업은 여전히 어려웠고 내가 잠깐씩 리서치 회사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받는 돈은, 두 딸의 교육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러다가 아는 사람에게서 “학교에서 교무보조를 채용한다”는 정보를 듣고 이력서를 제출했다. 간단한 면접 후 365일 일용직 노동자로 고용되었다. 그 당시는 비정규직이라는 명칭이 널리 쓰이지 않던 시기였다. 학교가 제시한 근무 조건은 호봉, 수당, 복지가 아무것도 없는 일용직이었다. ― 2권 ?최보희: 노동해방 세상과 여성해방을 꿈꾸며?, 538쪽

2011년 새해 벽두부터 홍익대 청소용역 아주머니들의 농성을 시작으로 서울 시내 대학 청소용역 노동자들의 파업과 농성이 이어졌다. 청소용역업체에 소속된 노동자들은 대부분 50대 60대의 기혼여성들이다. “노동자라는 단어만 들어도 빨갱이들이 쓰는 단어라고 생각”했던(2권 47쪽) 나이 든 여성들이 생계를 위해 일을 찾을 때 취업할 수 있는 곳은 청소용역, 간병인, 서비스?유통업체 등비정규직 자리뿐이다. 1960~70년대 대한민국 경제 발전이 어린 여공들의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기대어 이루어진 것이라면, 2000년대의 대한민국 경제는 저임금에 언제든 해고가 가능한 비정규직 노동에 기대어 이루어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나, 여성노동자』 2권 “2000년대 오늘 비정규직 삶을 말한다”의 지은이들은 이렇게 생계를 위해 사회에 나섰으나, 자신들을 맞이하고 있는 불평등한 현실에 부딪히면서 상처 입고, 고민하며 서서히 변화해 간 모습들을 보여 준다. ‘최저임금’이라는 게 있는지조차 몰랐던 50대, 60대의 아주머니들이 “우리 딸, 아들 같은 젊은이들을 위해서라도 비정규직은 없어져야 한다”며 집회에서 마이크를 잡고 절절하게 외치는 모습과 그에 반해 거짓 약속과 강제 진압으로 이들의 요구를 누르려 하는 회사의 모습이 담긴 글들은 ‘자기역사’로 쓰여졌지만, ‘우리 시대의 역사’이며 ‘지금-여기 현장의 언론기사’로 읽히기에 부족함이 없다.

▶비정규직 없는 삶은 가능하다  
비정규직이든 우리 같은[환자 간병인] 특수고용 노동자든 하는 일이 하찮은 게 아니잖아요? 사회에 도움되는 일을 하고 있는 건데, 똑같이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데, 사회적으로 국가에서 대접이나 보수에 너무나 많이 차별받고 있는 게, 완전히 옛날 신분사회하고 똑같이 느껴져요. 현대판 신분사회 같아요. 결국 비정규직들을 저임금으로 희생시키고 자본가들은 누리고 사는데, 이건 큰 모순이고 소득분배가 많이 잘못되어 가고 있는 거죠. 이런 걸로 인해서 사회적 양극화 현상이 더 깊어지는 거고. ― 2권 ?석명옥: 79일 밥투쟁으로 세운 경북대 간병인 노조?, 333쪽

입사 1년 미만 사람들을 모두 해고하는 날로 고지된 2005년 8월 24일, 기륭전자 비정규직 조합원들은 파업에 들어갔다. “해고중단을 약속하면 바로 업무에 복귀하겠다”며 시작된 이 파업, 3일이면 끝날 줄 알았던 파업이 10일, 30일, 100일, 500일, 1000일을 넘어갔고, 결국 1,895일 만에 타결이 되었다. 1,895일. 만 5년이 넘는 시간이다. 이 시간 동안 30일이 넘는 단식이 몇 차례, 1천여 명의 사람들의 동조단식, 철탑 고공농성 등 안 써본 방법이 없을 정도로 처절하게 싸운 이들의 바람은 단 하나. 고용보장이었다. 일상적 해고의 두려움 없이 마음 편하게 일에 몰두하고 싶다는 것.
전남 광주시청 청소용역 여성노동자들이 해를 넘겨 가며 알몸투쟁까지 불사하며 싸웠던 이유도, 경북대 간병인들이 79일간 밥투쟁을 벌인 이유도, 학교에서 교무보조로 일을 하던 기혼여성이 난생처음 1인시위에 나섰던 이유도, 이것이다. 고용을 보장받고 싶다는 것.
비정규직이 1천만에 달한다는 건, 우리 자신의 생계가 언제든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의미에 다름아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비정규직을 없애는 일에 함께 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물론 우리 다음 세대의 미래도 보장받을 수 없음을, 그녀들은 자기의 삶을 통해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갑남을녀의 자기역사쓰기로 구성되는 역사, 그리고 오늘!

수천 수만의 사람들이 다양한 자기역사를 써서 그것이 소통되고 공유되는 역사가 만들어진다면 어떨까. 그래서 다양한 역사를 통해 ‘같은 시대, 다른 이들의 삶의 목소리’가 씨줄과 날줄로 엮여 한데 어우러질 수 있다면, 그 역사를 바탕으로 이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켜 가야 할지 함께 배우며 새겨 갈 수 있지 않을까. ― 2권 ?엮은이 후기: 여성노동자들의 ‘목소리’ 찾기?, 582~583쪽

『나, 여성노동자』는 자기가 살아온 시대상황 속에서 자신의 삶을 다시 마주하는 작업이었다. 따라서 시대상황은 전면에 드러나 있지 않더라도 늘 배경으로 존재하며, 그것은 우리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청년 실업자 시대에 20대가 쓰는 자기역사에 비정규직 문제(그에 대한 공포든 비판이든 순응이든)가 빠질 수 없을 것이며, 30대가 쓰는 자기역사에 IMF 때의 사회풍경이 어떤 식으로든 드러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이 웹의 시대에, 각종 ‘글쓰기’ 책과 글쓰기 교실이 성황을 이루고, 자기 느낌과 감상을 140자 안에 쏟아 내는 이 시대에, ‘소통’의 욕구에 시달리는 우리들이 정말 써봐야 할 것은 ‘자기역사’가 아닐까. 자신의 삶의 이야기가 다른 이의 삶의 이야기에 겹쳐지고, 그 겹쳐짐들이 모여 결국 우리는 우리의 글들로 우리 시대를 읽을 수 있지 않을까. 『나, 여성노동자』에서 우리가 읽어낼 수 있는 최선은, 그런 점에서 바로, 나의 삶, 그 자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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