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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자본 읽기
미하엘 하인리히 지음 , 김강기명옮김
출판사 - 꾸리에
초판일 - 2016-01-25
ISBN - 9788994682198
조회수 : 608

● 목 차

한국어판 서문 _009
2004년 초판 서문 _012

1부 자본주의와 마르크스주의
1.1장 자본주의란 무엇인가_021
1.2장 노동운동이 시작되다 _027
1.3장 마르크스와 마르크스주의 _030

2부 정치경제학 비판에서 비판의 대상
2.1장 이론과 역사 _043
2.2장 이론과 비판_047
2.3장 변증법: 마르크스주의의 비밀병기? _052

3부 가치, 노동, 화폐
3.1장 사용가치, 교환가치, 가치 _059
3.2장 노동가치론의 증거? 개인의 행위와 사회구조 _066
3.3장 추상적 노동: 실재적 추상과사회적 타당성의 관계_070
3.4장 허깨비 같은 가치대상성: 생산이냐, 유통이냐? _078
3.5장 가치형태와 화폐: 경제적 형태결정들 _082
3.6장 화폐와 교환: 상품소유자의 행위 _091
3.7장 화폐의 기능, 화폐상품, 근대 화폐제도 _094
3.8장 상품물신과 화폐물신의 비밀 _103

4부 자본, 잉여가치, 착취
4.1장 시장경제와 자본: 화폐에서 자본으로의 전화 _117
4.2장 가치의 신비한 성질: GㅡWㅡG′ _124
4.3장 계급관계: 이중으로 자유로운 노동자 _129
4.4장 노동력 상품의 가치, 잉여가치와 착취 _133
4.5장 노동의 가치: 가상적 표현 _139

5부 자본주의적 생산과정
5.1장 불변자본과 가변자본, 잉여가치율, 노동일 _145
5.2장 절대적 잉여가치와 상대적 잉여가치,
경쟁의 강제법칙 _151
5.3장 상대적 잉여가치의 생산을 위한 방법들:
협업, 노동분업, 기계화 _157
5.4장 자본주의적 생산력 발전의 파괴적 잠재력 _165
5.5장 형식적 포섭과 실질적 포섭, 포드주의,
생산적 노동과 비생산적 노동 _170
5.6장 축적, 산업예비군, 빈곤화 _177

6부 자본의 유통
6.1장 자본의 순환: 유통비용, 산업자본과 상인자본 _189
6.2장 자본의 회전: 고정자본과 유동자본 _194
6.3장 사회적 총자본의 재생산 _196

7부 이윤, 평균이윤,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 법칙
7.1장 비용가격, 이윤, 이윤율ㅡ범주와 일상적 신비화 _205
7.2장 평균이윤과 생산가격 _209
7.3장 이윤율의 경향적저하 법칙과 그 비판 _214

8부 이자, 신용, 가공자본
8.1장 이자를 낳는 자본, 이자, 기업가수익ㅡ자본물신의 완성_225
8.2장 신용화폐, 은행, 가공자본 _231
8.3장 자본주의 경제의 관리자로서 신용제도 _238

9부 공황
9.1장 주기와 공황 _247
9.2장 과연 마르크스에게 붕괴론이 있는가? _254

10부 부르주아적 관계의 물신성
10.1장 삼위일체정식 _261
10.2장 반유대주의에 대한 보론 _269
10.3장 계급, 계급투쟁, 역사적 결정론 _277

11부 국가와 자본
11.1장 국가: 지배계급의 도구?_291
11.2장 부르주아 국가의 형태: 법치국가, 사회국가, 민주주의 _295
11.3장 세계시장과 제국주의 _309

12부 공산주의ㅡ상품, 화폐, 국가 너머의 사회

해제 『자본』 읽기의 즐거움과 재미를 위한 완벽 가이드북Ⅰ서동진 _326
참고문헌 _348
찾아보기 _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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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지금까지의 『자본』 읽기는 모두 비非『자본』적인 해석이었다
해마다 쇄를 다시 찍는 독일 대학생들의 필독 교양서

가장 명확하고 간결한 방식으로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비판의 근본적인 측면들을 설명하는, 그 어떤 『자본』 해설서보다 명쾌하고 논쟁적인 책. 이 책에서 미하엘 하인리히는 몹시 조잡한 유물론과 부르주아적인 진보사관, 단순화된 헤겔 철학의 요소들, 단조로운 공식이나 세계관으로 변형된 카를 카우츠키와 마르크스-레닌주의자들로 대표되는 기존의 “마르크스주의 세계관”을 이론적으로 공박한다. 저자는 마르크스를 무엇보다도 “가치에 의해 매개되며, 더불어 ‘물신주의’가 지배하는 사회(화)에 대한 비판가”로 내세운다. 그는 물신주의가 분석과 비판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그것이 노동계급만이 특권적으로 가진 인식론적 입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본다든가, 자본이 물신주의를 의식적으로 도구화하여 노동자를 억압한다고 보는 입장들은 마르크스의 문제의식과 거리가 멀다고 주장한다. 개별 행위자들의 행동에 대한 도덕적인 비판은 마르크스의 관심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인리히는 단순히 마르크스의 주석가인 것만은 아니다. 그는 마르크스의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법칙을 명시적으로 비판한다. 또한 사회주의 노동운동의 역사 속에서 넓게 퍼져 있었던 자본주의 붕괴론 역시 강하게 비판하면서 『자본』 읽기의 새로운 흐름을 제시한다.

더 이상의 『자본』 입문서는 없다
『자본』 읽기의 즐거움과 재미를 위한 완벽 가이드북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종종 그러는 것처럼, 『자본』을 몇 개의 단순한 구절로 축소해버린다면, 이 책은 우리가 자본주의를 이해하는 데 있어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지난 10년간 매우 집중적으로 토론의 주제가 되었던 마르크스 이론 내부의 복잡성과 씨름해야만 한다. 때문에 이 책은 단지가치(론)만이 아니라 가치형태와 물신주의를 매우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이 주제들은 기존의 마르크스 개론서에서는 종종 무시되었던 것들이다. 또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자본』 세 권 모두를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여전히 우리는 종종 1권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치우친 마르크스 독해는 불완전할 뿐만 아니라 오독을 불러일으키는 법이다. 이 책에는 하인리히가 제기하는 비판적인 읽기의 요체를 보여주는 주장이 여럿 있다.

1. 상품에 대한 오해
우리는 “상품”이 교환되는 물질적 대상만을 뜻한다는 인상을 가진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교환행위이지 교환되고 있는 물질적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서비스 역시 교환될 수 있으며 그런 점에서 상품이 된다. 물질적 생산물과 “비물질적” 서비스의 차이는 생산과 소비 사이의 시간 관계가 서로 다르다는 점에 있다. 물적 대상과 서비스는 단지 소재에 따라 구분될 뿐이다. 즉 사물이나 서비스가 교환되고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달려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산업에서 서비스 경제로의 이행”이나 그것의 “좌파적” 변형이라 할 수 있는 하트와 네그리 등의 “물질적” 생산에서“비물질적” 생산으로의 이행 같은 주장이 마르크스의 가치이론을 넘어선 것이라는 최근의 논의를 우리는 기각할 것이다.

2. 화폐에 대한 오해
화폐는 결코 실용적 차원에서 교환을 용이하게 하는 수단에 머물거나, 이론적 차원에서 가치이론의 장신구 역할만 하지 않는다. 마르크스의 가치이론은 화폐적 가치이론이다! 가치형태 없이 상품들은 결코 가치로서 서로 관계 맺을 수 없으며, 화폐형태에 이르러서야 적절한 가치형태로 존재한다. 가치의 존재를 개별 대상에 귀속시키는 “실체론적” 해석들은 전화폐적 가치이론이다. 이들은 가치가 화폐 없이도 성립되는 것처럼 생각한다. 또한 고전파 정치경제학의노동가치론이나 신고전파의 한계효용이론 역시 전화폐적 가치이론이다. 속류 “마르크스주의”의 가치 이론 역시 가치가 “사회적 필요노동시간”을 통해 이미 전적으로 결정되어 있다고 본다는 점에서 전화폐적이긴 마찬가지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화”라는 초미의 관심사에서 ‘신용’이 맡는 결정적인 역할을 감안한다면, 그의 주장은 화폐론 및 가치이론 없이 금융자본의 폭력과 착취를 고발하기에 바쁜 흔한 견해들과 거리를 두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하인리히는 신용이 화폐의 파생물로서 부차적인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생산관계에서 처음부터 화폐가 자리하고 있고, 그 때문에 자기증식을 하는 화폐로서의 자본의 본성이 정확하게 이해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3. 경제학의 오해
경제학은 경제를 생산, 유통, 소비의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누고 있다. 이런 식의 영역 구분 속에선 소비영역은 오직 소비자의 욕구에 의존하고 있고, 생산영역은 순전히 기술적인 가능성들과 관계된 것이며, 그래서 오직 유통영역만이 본래적 의미에서 경제적인 영역이라는 인상이 생겨난다. 여기서 유통의 영역은 단순히 판매와 구매의 관계이며, 따라서ㅡ적어도 원칙적으로는ㅡ거래 시 사람들은 서로 자유롭고 동등한 관계로 마주하고 상품들이 같은 가치를 가지고 교환되는 한 아무도 남의 것을 탈취하거나 강탈하거나 착취하지 않는 공간이 된다. 만일 사람들이 사실은 평등하지 않다 해도, 그것이 유감스러운 상황일 수는 있겠지만 “시장경제”와 모순되는 것은 아니다. 소유의 격차는 시장경제를 상찬하는 많은 자유주의 이론들에서는 이론적 중요성을 갖지 않는다. 구매나 판매, 혹은 시장경제 전체에서 소유의 격차는 교환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신체적 결함과 비슷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이런 관점에서 “시장”은 재화를 분배하고 욕구를 만족시키는 중립적인 심급으로 나타나며, 누가 무엇을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중개해 주는 (관료주의를 완전히 극복한) 효과적인 제도라고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 따르면, “시장”이 어쩌다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는 매우 예외적인 상황이거나 외적인 방해에 의한 것이며, 국가가 필요할 때는 바로 이런 방해물을 제거해야 할 때다. 시장에 대한 이런 식의 열광은 (거의) 모든 경제학 교과서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거대 신문 일간지들의 경제면은 이것을 마치 반박할 수 없는 진리인 양 주장한다. 심지어 사회주의가 몰락한 1989년 이후 많은 좌파들 역시 시장에 대한 열광을 이런저런 모양새로 수용했다. 이들의 주장 속에서는 시장과 자본이 때로 심지어 정반대 편에 선 세력으로 나타나며, 이것은 시장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대기업의 권력을 제한해야 한다는 식의 결론이나, 자본주의적 기업이 “시장 위에서” 서로 즐겁게 경쟁하는 노동자 협동조합으로 대체되는 “시장사회주의”를 추구하자는 식의 결론을 낳는다.

4. 착취에 대한 오해
마르크스는 개별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력을 통해 생산한 가치보다 자본가에게서 더 적은 가치를 받는 것을 “착취”라고 불렀다. 여러 면에서 오해받는 그 단어 말이다. 보통의 용례와는 달리 착취는 특히 낮은 임금이나 열악한 노동조건 같은 것을 시사하는 용어가 아니다. 착취는 오로지 생산자가 자신이 창출한 새롭게 생산된 가치의 일부만을 받는 사실관계를 일컬을 뿐이다. 임금이 높은지 낮은지 혹은 노동조건이 좋은지 나쁜지와는 상관이 없다. 착취는 또한ㅡ세간의 통념, 심지어 많은 “마르크스주의자”들이 말하는 것과도 달리ㅡ도덕적인 범주도 아니다. 착취는 “원래” 노동자들에게 속했던 것을 빼앗아간다는 이유로 비난받아야 할 행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불노동”과 “불불노동”에 대한 논의 역시 노동자들이 “전체” 노동시간만큼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과는 거리가 있다. 오히려 이와 완전히 반대다. 마르크스는ㅡ상품교환의 법칙에 따라ㅡ노동력 상품의 판매자는 정확히 자신의 상품의 가치만큼을 받게 된다고 강조한다. 구매자가 상품의 사용가치로부터 특별한 이득을 얻는 것은 판매자와는 아무 상관없는 문제다. “착취”와 “불불노동”의 존재는 상품교환의 법칙을 위반해서가 아니라 그것을 준수한 결과이다. 따라서 우리가 만약 착취를 없애고 싶다면 자본주의 내부의 교환관계를 개혁하는 것으로는 불가능하다.

5. 임금에 대한 오해
가치의 증식은 “불불노동시간”의 전유에 달려 있다. 자본가는 노동자들이 창출한 생산물의 가치에 대해서가 아니라 노동력의 가치에 대해 지불한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적 의식은 임금을 노동자들이 수행한 노동에 대한 대가로 간주한다. 이렇게 되면 자본주의적 생산의 일반적 상태인 착취를 들여다볼 길이 없게 된다. 왜냐하면 착취가 임금이 “너무 낮을” 때만 벌어지는 일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임금을 노동력의 가치가 아니라 노동의 가치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가 만일 “노동의 가치”를 논하며 여덟 시간 노동일의 가치가 얼마나 큰지를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다: 여덟 시간 노동일은 여덟 시간의 노동만큼의 가치를 갖는다. 마르크스가 적절하게 말한 것처럼 이표현은 “무의미한” 동어반복에 불과하다.

6. 완전고용에 대한 오해
자본주의에서 산업예비군은 결코 사라질 수 없다. 자본주의에서 완전고용이란 언제나 예외다. 완전고용은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임금을 실현해 주지만, 많은 임금은 다시금 축적과정을 둔화시키거나 그래서 노동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기계를 도입하도록 이끈다. 결국 산업예비군이 다시금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개별 자본가에게 산업예비군의 존재는 두 가지 의미에서 이득이 된다. 우선 “비고용된” 노동력은 “고용된” 노동력의 임금을 낮추라는 압력을 가한다. 다른 한편 산업예비군은 실제로 자본축적을 비약적으로 팽창시켜주는 “예비군” 역할을 한다. 완전고용 상황에서는 예를 들어 외국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경우 등에서 생산을 빠르게 증대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우리가 기업들에게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호소하는 것은 언제나 틀린 것이다. 또한 자본주의가 실업을 양산한다고 비난함으로써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것 역시 잘못된 것이다. 자본의 유일한 목적은 증식이지 완전고용을 창출하거나 인구 대다수에게 좋은 삶을 제공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7.이자에 대한 오해
자본관계 자체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이자의 존재만을 문제 삼는, 즉 자본관계와 이자 사이의 관련성에는 눈을 감는 부실한 자본비판 논의들은 이 자본관계의 “가장 물신적인 형태”와 역사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이자를 수취하는 행위는 한편으로는 “생산적”인 자본과 적대적인 것이며, 불로소득이라는 이유로 도덕적인 비난을 받는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자의 존재를 사회의 모든 악의 근원으로 선언한다. 직접적으로건 간접적으로건 전체 사회가 궁극적으로 화폐소유주들에게 이자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노예화 된다는 것이다.

8.마르크스의 공황이론에 대한 오해
고전파와 신고전파 경제학자들에게 있어 공황은 “외적인” 영향(국가의 경제정책)에 의해 야기되는 것이며, 자본주의 시장경제 “그 자체는” 공황과 상관이 없다고 한다. 단지 케인스 정도가 반복되는 대량실업을 자본주의 자체의 내적 원인에 의한 것이라 보았다. 이와 달리 마르크스는 공황이 자본주의적 생산양식 자체에서 생겨나며 공황 없는 자본주의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려 했다. 하지만 마르크스의 저작 속에서 우리는 포괄적인 공황이론을 찾을 수 없다. 추상적인 여러 분산된 언급들이 있을 뿐이다. 이것은 후에 마르크스주의자들에 의해 매우 다른 공황이론들을 발전시켜왔다. 하지만 어떻게 단지 공황의 가능성에서 실제의 공황이 되는지, 왜 재생산의 연쇄가 중단되는지는 여전히 설명되지 않고 있다. 전통적인 마르크스주의에서는 이 질문에 대한 마르크스의 다양한 응답들을 무엇보다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 법칙”과 관련하여 고찰했다. 이윤율 하락의 결과 이윤의 규모 역시 결국 하락할 것이며, 이것은 축적을 점점 둔화시켜 마침내 공황으로 이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황이론과 관련된 마르크스의 결정적인 논증은 이 “법칙”과 완전히 별개로 이뤄지고 있다.

9.민주주의에 대한 오해
자본주의적 규범에 준하는 합의뿐 아니라 정당성 수립을 위한 근본적인 절차가 비밀투표에 의한 보편적인 자유선거이다. 선거를 통해 다수 인민은 지지하지 않는 정치인들이나 정당을 실각시키고 새로운 이들로 대체할 수 있다. 새 정부의 정책이 이전 정부의 정책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해도, 이들이 “선출되었고” 따라서 인민 다수가 “원했다”는 이유로 비판을 잠재울 수 있다. 이 “절차적 정당성”은 정치학에서 민주주의를 다룰 때 가장 전면에 등장한다ㅡ하지만 여기서 자본주의라는 맥락은 완전히 무시된다. 정기적인 선거에 대한 기대는 시의적절한 분출구를 제공함으로써 정치에 실망한 인민의 불만을 잠재울 뿐만 아니라, 그러한 불만을 개별 정치인들이나 정당들로 돌림으로써 정책의 배후에 있는 정치경제 시스템 자체로 향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그에 상응하여, 부르주아적 공공영역에서는 효율적인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제공하는 정치체제가 민주주의라고 간주한다.
민주주의를 이상화하는 태도는 좌파들 사이에서도 종종 발견된다. 이들은 현존하는 민주적 제도들에서는 가능한 한 많은 사안들을 투표로 결정해야 한다는 시민의 이상이 실현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역시 앞서 살펴본 주류 정치학과 다를 바 없이 민주주의의 사회적?경제적 맥락을 묵살하고 있다. 여러 형태의 민주주의 체제(대통령제, 내각제 등)와 별도로 우리가 최종적으로 도입해야 할 “진짜” 민주주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자본주의적 관계에서는 현존하는 민주주의 체제가 이미 “진짜” 민주주의다.

저자 미하엘 하인리히는 1957년 하이델베르크에서 태어났다. 베를린 자유대학교 정치학과에서 엘마 알트파터를 사사하며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베를린의 FHTW(기술경제대학)에서 교수로 있다. 『마르크스-엥겔스 신 전집(MEGA)』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면서 1857/58년의 경제위기에 대한 마르크스의 비출간 원고 편집에 관여했다. 2014년 10월까지 독일의 비판적 사회과학 잡지인 『PROKLA』의 책임편집자로 활동했다. 주요 연구분야는 마르크스의 이론과 경제학설사다. 2004년에 처음 출간된 이 책은 해마다 쇄를 새로 찍을 정도로 독일의 대학들에서 널리 읽혀지며 공전의 히트를 쳤다. 이후 영어, 스페인어, 일본어 등 여러 언어로 번역되며 대중적인 명성을 얻었다.
2008년에 시작된 경제위기는 적어도 하나의 예기치 않은 결과를 가지고 왔다. 마르크스의 『자본』 판매량이 급증한 것이다. 주류 경제학자들은 『자본』이 시대에 뒤떨어진 결함투성이라고 기각했지만, 일부는 자본주의를 본질적으로 불안정한 것으로 보는 마르크스의 분석을 마지못해 인정하고 있다. 물론, 마르크스의 가치를 죽 지켜보며 그 사유의 복잡성을 설명하는 미하엘 하인리히 같은 독보적 위치에 서 있는 사람도 있다.
저자는 체계적으로 『자본』 세 권을 다루며, 명확하고 간결한 방식으로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비판의 근본적인 측면들을 설명한다. 그가 이론적으로 공박하는 주된 대상은 몹시 조잡한 유물론과 부르주아적인 진보사관, 단순화된 헤겔 철학의 요소들, 단조로운 공식이나 세계관으로 변형된 카를 카우츠키와 마르크스-레닌주의자들로 대표되는 기존의 “마르크스주의 세계관”이다. 저자는 마르크스를 무엇보다도 “가치에 의해 매개되며, 더불어 ‘물신주의’가 지배하는 사회(화)에 대한 비판가”로 내세운다. 그는 물신주의가 분석과 비판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그것이 노동계급만이 특권적으로 가진 인식론적 입장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본다든가, 자본이 물신주의를 의식적으로 도구화하여 노동자를 억압한다고 보는 입장들은 마르크스의 문제의식과 거리가 멀다고 주장한다. 개별 행위자들의 행동에 대한 도덕적인 비판은 마르크스의 관심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인리히가 단순히 마르크스의 주석가인 것만은 아니다. 그는 마르크스의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법칙을 명시적으로 비판한다. 또한 사회주의 노동운동의 역사 속에서 넓게 퍼져 있었던 자본주의 붕괴론 역시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그는 마르크스가 살았던 당시의 지적·정치적 환경에 대한 배경을 제공하고 『자본』의 범위를 넘어선 결정적인 이슈들을 살피고 있다. 가령 계급투쟁, 자본과 국가 사이의 관계, 역사적 결정론에 대한 문제제기, 그리고 마르크스의 공산주의에 대한 이해 등이 그것이다. 독특하게도 하인리히는 전통적인 노동가치론뿐 아니라 『자본』에 나타난 통화의 특성을 강조함으로써 금융의 폭발·내파 시대에 『자본』의 관련성을 강조하고 있다.

역자 김강기명은 목사가 되려고 들어갔던 총신대 신학과에서 근본주의 신학을, 목사가 되지 않기 위해 들어갔던 성공회대 신학대학원에서 민중신학을 배웠다. 하지만 학교에서보다는 「좌변기」, 「연구공간 수유+너머」, 「카이로스」 같은 학교 바깥 연구공동체들을 거치면서 삶과 학문, 글쓰기를 익혔다. 2011년 베를린으로 이주했다. 베를린 자유대학 철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며 로자 룩셈부르크 재단의 지원을 받아 스피노자의 정치이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쓴 논문으로는 「신적 폭력과 역사의 구원-발터 벤야민의 메시아 정치신학」, 「유럽의회 선거와 좌파의 대응」 등이 있고, 그 외다수 서평과 칼럼 및 번역문을 기고하고 있다. 『잉여의 시선으로 본 공공성의 인문학-위기의 지구화 시대 청(소)년이 사는 법』을 공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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